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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 '태양과 콘크리트', 소년들의 일탈, 우정, 고민

이주민 밀집 지역 소년들의 성장기 그려 호평

이주민 밀집 지역인 베를린 노이쾰른 소년들의 성장기를 그린 <태양과 콘크리트>가 지난 3월 초 개봉했다. 이 영화는 올해 베를린국제영화제 스페셜 갈라에 선보였는데, 현지 언론으로부터 경쟁작으로 손색없다는 호평을 받았다. 유독 뜨거웠던 2003년 여름, 15살 루카스가 다니는 학교 정문 앞엔 안전 요원들이 학생증을 검사하고 있다. 책가방을 뒤져도 학생증을 찾을 수가 없어 학교를 땡땡이치게 된 루카스는 친구들을 불러 시간을 때우려 한다. 이때 아랍계 불량 청소년들에게 얻어맞고 이는 급기야 청소년 갱스터간 싸움으로 번진다. 카메라는 루카스와 친구 세명의 상황을 언뜻언뜻 비춘다. 한 부모 가정, 알코올중독 아버지의 폭력, 마약중독, 실업, 범죄 세계 등 소년들이 겪고 있는 일상은 충격적이다.

상황을 모르는 관객은 물을 것이다. 도대체 학교 정문 앞에 안전 요원은 왜 있으며 등교할 때 학생증은 왜 필요한가? 당시 베를린 노이쾰른은 이주민 통합 문제로 논란의 중심지였다. 특히 이 지역 학교에선 학교 폭력으로 교사의 신변까지 위협받는 상황이 어서 안전 요원이 항시 상주하고 있었다. 영화의 바탕이 되는 동명 소설은 2018년 출판돼 베스트셀러가 됐다. 스탠드업 코미디언이자 작가인 펠릭스 로브레흐트는 자전적 이야기를 소설로 썼고, 감독과 함께 이 영화의 시나리오도 썼다. 영화를 만든 다비드 베넨트 감독은 이미 <컴뱃 걸스> <습지대> <그가 돌아왔다>로 상업적 성공을 거둔 중견감독이다. 현재 노이쾰른은 어떻게 변했을까? 20년 전 범죄 지역으로 악명을 떨치며 일반인은 피해가야만 했던 이 지역은 이제 ‘베를린에서 가장 잘나가는’ 지역으로 통한다. 하지만 2022년 마지막 날, 불특정 다수인 수천명의 젊은이들이 폭죽을 터뜨리며 길거리에 주차한 차량을 불태우고 공공 기물을 파손하는 폭력과 범죄가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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