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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보라, 열정을 배우다
송경원 2023-04-18

“누군가의 간절함으로부터 배운다.” 김보라는 아역부터 시작해 오랜 시간 내공을 다져온 베테랑 배우다. 크고 작은 역할을 마다하지 않고 스펙트럼을 넓혀온 그는 2018년 드라마 <SKY 캐슬>의 김혜나 역으로 일약 스타덤에 오른 이후에도 독립·단편 영역에서 활동을 꾸준히 이어나가는 중이다. “기준을 정해놓고 작품을 고르는 건 아니지만 되돌아보니 내가 끌린 역할들에 공통점이 있긴 하더라. 낯선 것, 해보지 않았던 것에 더 호기심을 느끼는 편이다.” 그런 김보라에게 배우로서 영화, 드라마, 독립, 상업, 장편, 단편 가리지 않고 분야를 넘나들며 왕성한 활동을 이어갈 수 있는 원동력에 대해 묻자 의외의 고백을 털어놓았다. “타의로 시작한 배우 생활이었기 때문에 뚜렷한 목표를 가지기 힘들었다. 늘 해왔고, 해야 하는 일이었기에 관성처럼 달려왔던 것도 있다. 생각이 바뀌기 시작한 건 함께 연기 공부하는 친구들의 열정을 마주하면서다.” 그저 직업으로 해오던 당연한 것들이 누군가에는 간절한 꿈일 수 있다는 걸 깨달은 뒤 김보라는 동료들에게 기회를 줄 수 있는 좋은 선배가 되어야겠다고 결심했다.

“독립, 단편영화에 참여하면서 정말 끼가 넘치는 사람들을 많이 만났다. 그런 분들을 주변에 추천할 수 있는, 부끄럽지 않은 동료가 되고자 한다. 열정이 있는 사람들과 함께 활동할 수 있는 좋은 무대를 만들어주고 싶다.” 직업으로서의 연기에 대한 소신, 오랜 시간 깊게 고민한 마음의 소리에서 절로 고개를 끄덕이게 만드는 묵직한 힘이 있다. 김보라에게 독립영화는 “좋은 사람들과 만나는 좋은 무대”이자 “어디로 튈지 모르는 살아 있는 이야기가 주는 공감”의 시간이다. 올해 전주영화제에서의 시간이 더 기다려지는 이유도 다르지 않다. “영화제는 늘 멀리서 일정을 소화하고 돌아와 참여하는, 거리가 있는 곳이었는데 올해는 눈컴퍼니와 함께하는 행사들이 있으니 한층 특별할 것 같다. 눈컴퍼니에 합류한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주변에서 좋은 이야기를 많이 듣고 추천을 받았다. 첫 미팅부터 편안했다. 그래서 동료들과 함께하는 밤이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편안한 사람들과 함께하는 좋은 시간. 어쩌면 우리가 영화를 보는, 영화제를 가는 궁극적인 이유일 것이다.

전주와의 추억

“21살 때 영화제에 처음 와보았다. 그땐 왠지 낯설고 익숙해지지 않을 것 같은 경험이었다. 동시에 여전히 기분 좋은 설렘 같은 게 있다. 대학 초년생이 된 것 같은 기분이다. 늘 일정만 소화하고 뒤풀이 자리에 못 갔는데 올해는 전주의 밤을 꼭 즐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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