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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준비된 액션 배우, ‘귀공자’ 고아라
이자연 2023-06-21

배우 고아라를 연상할 때 떠오르는 역할은 보통 명랑함을 무기 삼은 밝은 인물이다. 반면 <귀공자>의 윤주는 냉담한 말투와 상대방을 압도하는 눈빛, 원하는 것을 포획해내는 질주 본능까지 지금껏 보지 못한 고아라의 얼굴을 이끌어낸다. 윤주를 처음 보았을 때 고아라는 자신과 설핏 겹쳐 보이는 모습들을 발견했다. “유일한 여성 캐릭터인 윤주는 많은 남성 인물 사이에서 유려하게 액션을 선보인다. 워커홀릭이라 자신의 임무를 가장 중요하게 여기고, 일을 할 때 집중도가 높다는 점에서 나와 비슷했다.” 얼떨결에 사건에 휘말린 마르코(강태주)의 아군인 듯 아닌 듯, 귀공자(김선호)와 아는 듯 모르는 듯 영화 중반까지 정체성이 드러나지 않는 윤주의 비밀을 지키기 위해, 영화가 일일이 설명하지 않는 윤주의 태도와 미묘한 뉘앙스를 자연스레 녹여내기 위해 고아라는 면담을 앞둔 학생처럼 긴 대화를 자처했다. “하루는 박훈정 감독님에게 액션 훈련을 언제 시작하면 좋겠느냐고 질문했다. 그러자 감독님이 훈련받지 말라고 하시더라. 오히려 총이나 싸움과 거리가 먼 보통 사람처럼 보였으면 좋겠다고.”

<귀공자>를 작업하며 고아라가 알게 된 의외의 사실은 생각보다 자신이 액션 장르에 특화돼 있다는 거였다. “사람들은 내가 서울 태생에다 도시적일 거라고 생각하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그래서 더더욱 강인한 역할을 맡은 게 좋았다. 워낙에 겁이 없다. 카 체이싱을 할 때에는 무술감독님이 ‘아라야, 핸들 그만 돌려도 될 것 같아’ 하시더라. (웃음) 내가 너무 신났던 거다. 총격전에서도 감독님이 눈 한번 깜빡이지 않고 총 쏘는 사람은 처음 봤다고 말씀하셨다.” 해사하게 웃으며 고아라는 최근에도 저녁마다 러닝을 하면서 몸을 풀고 있다고, 준비된 액션 배우라는 말을 꼭 덧붙이고 싶다고 여러 번 강조했다.

이런 변화에 맞춰 그는 목소리 조절에도 공을 들였다. “캐릭터에 맞게 톤을 맞춰야 해서 나름 엄청 신경 썼다. 그래서 초반과 중후반의 목소리가 다르다. 낯설었지만 안 해본 것들을 다양하게 시도하면서 변화를 주고 싶었다.” 진취적, 개척, 전문성. 고아라가 꼽은 윤주에 대한 키워드다. 실제 어딘가에 살고 있을 것만 같은 윤주를 상상하는 그에게선 생기 넘치는 애정이 보였다. “윤주는 일은 무조건 자기 손을 거쳐야 하고 협의도 잘한다. 우선순위도 스스로 판별하고. 윤주가 총만 안 들었으면 유명 패션 잡지의 편집장을 하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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