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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 베를린국제영화제 구조조정과 위기, 섹션 및 상영작 축소… 비용 상승으로 인한 여파 거세

베를린국제영화제(이하 베를린영화제)가 구조조정에 들어간다. 지난 7월11일 베를린영화제 공식 누리집을 통해 베를린영화제 공동집행위원장 카를로 카트리안과 마리에테 리센벡이 밝혔다. 예산은 줄지 않았지만 물가 상승으로 행동반경이 좁아졌다. 영화제 측은 지속 가능한 영화제를 위해 구조조정은 피할 수 없다고 전했다.

우선 섹션 두개를 줄였다. 독일 신인 영화인을 발굴하는 섹션 ‘독일영화의 전망’과 양질의 TV드라마를 대중에게 선보였던 ‘베를리날레 시리즈’를 폐지한다. 상영영화 수도 3분의 1로 줄인다. 올해 상영영화는 287편이지만 내년엔 200편으로 축소된다.

베를린이 칸영화제와 베니스국제영화제에 비해 내세울 만했던 것은 수많은 대중을 끌어들이는 영화제라는 것이었다. 디터 코슬리크 집행위원장 시절, 400여편으로 늘어난 상영영화 덕분에 50만명이 넘는 최다 관객수를 자랑했다. 2023년만 해도 32만장의 티켓을 판매하며 거의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수준의 티켓 판매량을 기록했다. 이번 구조조정의 근본적 원인은 어디에 있을까? 첫째, 영화계의 일반적 비용 상승을 꼽을 수 있다. 둘째, 독일 문화부 장관은 “앞으로는 지난해와 같은 베를린영화제에 대한 재정적 지원은 어렵다”는 간접적인 언질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근본 프로필을 유지하되 비용 상승과 스폰서 축소 현상에 적절하게 대응하는 게 영화제로선 중요하다. 한편 현 베를린영화제 공동집행위원장의 계약이 2024년에 끝나는데 마리에테 리센벡은 계약을 더이상 연장하지 않겠다고 지난 3월 밝힌 바 있다. 이 공석이 앞으로 채워질지, 후임이 있을지 여부는 불투명하다.

베를린영화제 구조조정에 대해 독일언론계에서는 우려의 시선이 대부분이지만 위기를 기회로 보는 시각도 있다. 독일 유력 일간지 <타게스차이퉁>은 베를린영화제 관련자의 입을 빌려 공동집행위원장의 계획과 전망이 전무하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반면 유력 일간지 <프랑크푸르터 알게마이네 차이퉁>은 영화제의 프로필을 뚜렷하게 할 기회로 보았다. 디터 코슬리크 집행위원장 말년 시절 400편이 넘는 영화를 상영한 것은 오히려 영화제 전체의 질을 떨어뜨려 득보다 실이 많았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