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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링 잇 온
2002-06-20

치어리더, 그들을 알려주마

Bring It On 2001년, 감독 페이튼 리드 화면포맷 아나모픽 1.85:1 자막 영어, 한국어 오디오 돌비 디지털 5.1, DTS 지역코드 3 출시사 엔터원

<브링 잇 온>의 DVD 타이틀이 출시된다는 소식에 ‘꼭 챙겨봐야지’라는 마음으로 흥얼흥얼 좋아하고 있으려니까, 주변에서 상당히 의아해했다.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그런 스타일의 영화를 좋아했냐?”라고 물어보는 사람이 있었을 정도. 하지만 그 영화의 스타일보다는, 시종일관 유쾌발랄한 내용 자체가 좋았던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게다가 흔히 ‘치어리더’ 하면, 머리는 교활할 만큼 좋은데 성격은 진짜 더럽거나, 머리도 나쁜데다 떼로 몰려다니면서 한심한 수다나 늘어놓는 금발의 (미인, 그리고 백인) 여자가 공식처럼 그려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런데 이 영화 속에 등장하는 몇몇 치어리더들은 그런 공식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캐릭터들이어서, 좌충우돌하긴 하지만 자신들의 힘으로 치어리딩대회에 출전하는 이야기가 나름대로 타당하고 즐거웠던 것.

<브링 잇 온> DVD에 담겨진 서플먼트 중 일부도 바로 영화의 이런 면들을 강조하는 것들이다. 제작 전의 제반상황과 영화의 주제를 알아볼 수 있는 ‘Production notes’에서는, 시나리오 작가가 가볍게만 보일 수 있는 고등학생 치어리더들의 모습을 진지한 관점에서 접근한 이야기가 담겨 있어 인상적이다. 또한 제작과정을 보여주는 ‘Spot Light On Location’ 코너에서는 안무가들의 지도에 따라 배우들이 엄청난 양의 연습을 감당해내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치어리딩’이 단순한 눈요기로 생각하기에는 대단히 고된 직업이라는 점을 일깨워준다.

물론 그렇다고 눈요깃감으로서의 몸매만 강조하는 치어리더의 모습이 등장하지 않는 것은 결코 아니다. ‘삭제장면’, ‘Extended Scenes’(추가장면), ‘Never-Before-Seen home movie of the wash scene’(삭제된 자동차 세차장면) 코너의 대부분이 바로 전형적인 볼거리용 ‘치어리더’들의 모습으로 채워져 있는 것. 특히 코너의 제목에서도 충분히 연상할 수 있을 만큼 시종일관 여배우들의 몸매를 보여주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세차장면 코너는, ‘뭐야, 저거… 의도가 너무 불순하잖아’라는 생각을 안 할 수 없을 정도다. 물론 마케팅적인 측면에서 어쩔 수 없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감독이 직접 등장해 코멘트를 달 정도의 정성이라면 좀더 건전한(?) 쪽으로 영화의 매력을 살린 서플먼트들을 골랐으면 훨씬 더 좋았을 것 같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여하튼 그 약간의 아쉬움에도 불구하고, 내용은 물론 음악까지 경쾌한 <브링 잇 온> DVD는 날씨도 더워지고 스포츠 열기도 달아오른 요즘 상황에 그야말로 ‘딱’인 타이틀이라고 할 만하다. 김소연/ DVD 칼럼니스트 soyoun@hipop.com▶ <브링 잇 온> 자세히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