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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역사책이 아니다?
2002-06-24

인도의 독립투사 바가트 싱(1907∼31)의 생애를 다룬 인도영화 두편이, 싱 유족과의 송사에 휘말려 발리우드를 떠들썩하게 하고 있다. 바가트 싱은 펀자브 지방의 시크교 집안에서 태어나 일찍 독립운동에 뛰어든 뒤 영국 경찰관을 살해한 혐의로 체포돼 1931년 사형당했다. 싱은 이 경찰관을, 라호르 지역의 민족주의 지도자를 살해한 인물로 잘못 알고 죽였지만 싱의 처형 뒤 그의 이름은 민족주의 투사의 한 상징이 됐다. 문제가 된 두 영화는 <바가트 싱의 전설>과 로, 최근 개봉해 흥행에 큰 성공을 거뒀다. 인도 영화산업의 중심지인 뭄바이에서 지난 7일까지 <바가트 싱의 전설>은 18만5천달러, 은 14만9천달러의 수입을 올렸다.이런 성공에도 불구하고 싱의 유족들은 이 두 영화가 싱의 삶을 왜곡하고 있다는 청원서를 펀자브고등법원에 냈다. 이에 따라 법원은 두 영화의 제작자에게 답변서를 6월 말까지 제출하도록 요구한 상태다. 싱의 조카인 자그모한 싱은 <바가트…>가 독립투사인 자신의 삼촌을 호전적인 젊은이로 묘사했고, 은 순교자 아닌 테러리스트로 그렸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바가트 싱이 부인이 될 여자와 만나는 대목을 지나치게 낭만적으로 가공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바가트 싱이 공동체주의와 사회주의의 입장을 가지고 있었음을 간과하고서, 시크 근본주의자로만 묘사한 것은 영화의 상업적 성공을 위한 지나친 왜곡이라고 주장했다.이에 대해 <바가트…>의 제작진은 촬영 전 충분한 자료조사를 거쳤으며 문제가 될 만한 왜곡은 없다고 항변했고, 이 두 영화의 심의를 통과시킨 국립영화심의위원회의 비제이 아난드 의장도 “영화는 역사가 아니다, 역사적 주제를 영화로 만들 때 이야기를 드라마화하는 건 불가피하다”고 옹호했다. 바가트 싱에 관한 영화는 인도에서 이전에도 세편이 만들어졌으며, 올해 세편이 추가로 개봉될 예정이어서 이번 논란의 결과가 주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