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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스키블의 대반란
2002-07-18

나 괴롭히던 놈들, 다 죽었어

Max Keeble’s Big Move 2001년 , 감독 팀 힐 출연 알렉스 D. 린즈, 래리 밀러, 제이미 케네디, 노라 던, 제나 그레이 장르 코미디 (브에나비스타)

10대가 현실에서 원하는 것이란, 아주 단순할 수도 있다. 무시당하지 않는 것. 괴롭힘당하지 않는 것. 친구로서 인정받는 것. 그런 정도만 충족되어도 나름대로 즐겁게 살아갈 수 있다. 성적이나 미래의 꿈이나 뭐 그런 것들로 고민하지 않고. 중학교에 입학한 맥스 키블의 소망도 별게 아니었다. 아이들에게 얕잡아 보이지 않고, 단지 ‘쿨’한 인상을 남기는 것 정도. 그런데 친구들은 좀 문제다. 플루트를 부는 메건까지는 넘어가도, 늘 잠옷을 입고 땅에 떨어진 것을 태연하게 먹는 잠탱이 로브는 처치곤란이다.

맥스 키블의 소박한 꿈은 첫날부터 처참하게 박살난다. 어린 시절 친구였던 트로이. 언젠가부터 무섭게 성장하여 엄청난 키와 완력을 과시하는 트로이는 하루에 한명을 지목하여 신나게 괴롭힌다. 트로이는 첫날의 상대로 하필이면 맥스를 지목하여, 흙탕물에 빠뜨리고 쓰레기통에 집어넣는다. 그 꼴로 전교생이 모인 강당에 나타난 바람에 맥스는 사이코 교장에게도 찍힌다. 그것도 모자라 점심시간에는 답스에게 돈을 뜯긴다.

한심한 중학 생활에 괴로워하던 맥스에게 희소식이 들어온다. 아버지가 시카고로 전근을 가야 한다는 것이다. 친구들과 떨어질 생각에 슬퍼하던 맥스는, 발상의 전환을 한다. 금요일에 전학을 간다면, 그 전에 저질러놓은 어떤 일에도 책임을 질 필요가 없는 것이다. 맥스는 트로이와 답스, 그리고 교장에게 처절한 복수를 계획한다. 자신이 했다는 것이 알려져도 아무 상관이 없다. 금요일이면 시카고에 있으니까. 모두가 우습게 보던 맥스는, 사고를 치겠다고 작정한 뒤 앞에 나서 온갖 소동을 벌인다. 그러자 아이들의 시선이 모두 맥스에게 집중된다. 상급생의 멋진 ‘여자’까지도 관심을 보인다. 그 ‘성공’에 취해, 맥스는 친구까지 잊어버린다.

물론, 누구나 예상할 수 있듯이 전근은 취소된다. 온갖 상황에서 당연히 면책될 것으로 믿고 있던 맥스는 끔찍한 상황에 닥친다. <맥스 키블의 대반란>은 익히 짐작할 수 있는 이야기다. 결론이나 교훈도 능히 점칠 수 있다. 자신의 행동에 대해, 자신이 책임져야 한다는 것. 자신의 문제는 자신이 해결해야만 한다는 것. 지독하게 평이하고 고루한 이야기지만, <맥스 키블의 대반란>은 경쾌하다. 맥스의 곤경도, 복수도, 가볍고 빠르게 진행된다. 맥스의 최대 적수라 할 교장의 캐릭터도 흥미롭다. <맥스 키블의 대반란>은 10대가 일상에서 원하는 것들을, 아주 단순하게 희화시킨 킬링타임용 오락영화다. 주로 아이들을 위한. 김봉석/ 영화평론가 lotusid@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