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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든 래즈베리상의 역사
2001-03-29

불명예의 전당 내가 지킨다

식에서는 맥아더 장군의 인천상륙작전을

영화화한 대작 <오! 인천>이 5개부문 후보에 올라 최악의 작품, 최악의 각본, 최악의 남우주연, 최악의 감독상 등 4개부문을 수상했다.

보 데릭이 시종일관 관능미를 뽐낸 영화 <볼레로>도 5회 시상식의 스포트라이트를 한몸에 받았다. 이 영화는 9개부문 후보에 올라 작품상과

여우주연상을 비롯해 6개부문의 상을 휩쓸었다. 보 데릭과 감독 존 데릭 부부는 91년 11회 때 <유령은 할 수 없어>로 또다시 나란히

상을 받는 진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15회 시상식에서는 <컬러 오브 나이트>가 10개부문의 후보로 오르고도 작품상 하나만 수상하는 아쉬운(?) 기록도 세워졌다.

이해부터 신설된 최악의 리메이크 또는 속편상은 로렌스 캐스단 감독, 케빈 코스트너의 <와이어트 어프>가, 최악의 커플상은 <뱀파이어와의

인터뷰>의 톰 크루즈와 브래드 피트, <스페셜리스트>의 샤론 스톤과 실베스터 스탤론이 나란히 받았다.

96년의 16회 시상식은 래지상의 역사에 남는 순간이었다. 폴 버호벤 감독의 <쇼걸>이 10개부문에서 총 13개 후보가

중복 지명됐고, 이중 7개부문에서 수상하는 신기록을 수립했던 것. 97년의 <스트립티즈>와 98년의 <포스트맨>도 각각 6개와 5개부문에서

골든 래즈베리 트로피를 안았다. 또 99년 <앨런 스미시 필름>과 지난해 <와일드 와일드 웨스트> 역시 각각 5개부문에서 상을 받았다.

24일의 21회 시상식의 관심거리 역시 7개부문에 노미네이트된 <배틀필드>가 과연 <쇼걸>과 동률의 기록을 이룰 수 있는지 여부다. 이번

시상식의 또다른 화제는 아놀드 슈워제네거.

<여섯번째 날>에서 인간과 복제인간이라는 1인2역을 맡았던 그는 최악의 남우주연상과 최악의 남우조연상, 최악의 스크린 커플상 등 세부문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그동안 래지상은 ‘받을 만한 사람’이 받아왔지만, 개중에는 다소 의외의 인물도 눈에 띈다. 2회 당시 <천국의 문>으로

최악의 감독상을 받은 마이클 치미노나 <레너드 6>로 8회 시상식에서 작품상과 남우주연상을 받은 빌 코스비, 19회 때 <싸이코>로 감독상을

받은 구스 반 산트 등이 그들. 또 래지상은 최악의 커플상이나 최악의 리메이크 또는 속편상같이 특이한 부문을 만들어왔지만, 개중 가장 기발했던

부문은 18회 시상식에서 단 한번 선보인 ‘인간의 생명과 공공재산을 최고로 무시한 영화상’으로 꼽힌다. 이 상은 <콘에어>가 받았다. 1996년과

1999년 시상된 ‘조 에스터하즈의 불명예를 기리는 최악의 각본상’도 만만치 않다. 물론 상은 두번 모두 조 에스터하즈 본인에게 돌아갔다.

문석 기자 ssoony@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