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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티북 윤곽따라 미리 보는 <오아시스>(3)
2002-08-03

영화는 사랑을 싣고, 콘티는 영화를 싣고

S#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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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1

최초 3숏. 카센터 사무실 한쪽에 있는 종일 처의 책상. 종일 처가 어느 30대 남자 손님의 계산을 해주고

있다. 손님의 앞쪽에 종두가 앉아 물정없이 전화를 걸고 있다.

종일처: 엔진오일 교환하고 브레이크 라이닝 해서 41,000원이네요

손님: 예.

그동안 종두는 계속 전화하고 있다. 종일처는 그런 종두가 계속 방해된다고 느끼는 눈치다. 그러나 애써 내색하지 않으려 한다.

종두: 장사 잘돼? 때려쳤어? 왜? (웃음) 그러게 내가 뭐랬냐? 오늘 저녁 술 한잔 하지. 오랜만에. 왜? 나빠? 장사

때려쳤다며? 알았어, 알았어, 임마….

종일처: 감사합니다.

계산을 끝낸 손님이 문을 열고 나간다. 카메라, 그의 움직을 따라 follow(주로 pan)한다. 자연스럽게 공장 내부와

바깥 길이 유리문 밖으로 보이며 소개된다. 종일이 사무실쪽으로 걸어오다가 문 앞에서 손님과 마주쳐서 공손히 인사한다. 그동안에는

종두의 전화 거는 소리 계속된다.

종일: 감사합니다.

손님: 예.

사무실로 들어오는 종일. 카메라 그를 앞으로 잡으며 약간 뒷걸음 follow. 종일, 소파에 앉아 전화를 하는 종두를 본다.

종두는 교환양의 목소리를 흉내내며 다시 전화 걸고 있다.

종일: 너 일로 좀 앉아봐.

종두, 형 앞에 앉는다. 카메라, 두 사람을 2숏으로 잡는다.

종일: 너도 인제 어른이 돼야지. 너 어른이 되는 게 뭔지 아냐? 어른이 된다는 거는 인제 니 마음대로, 하고 싶은 대로, 살아서는

안 된다는 뜻이야. 자기 행동에 책임도 지고, 남이 날 어떻게 보나, 그것도 생각하고, 한마디로 이 사회에 적응을 해야 돼.

그게 어른이 되는 거야. 다리 좀 떨지 마.

다리 떨기를 멈추는 종두. 종일, 그런 동생을 말없이 본다

C#2 형수 단독(W.S. 정도)

두 사람이 이야기하는 동안 자기 일을 하며 돌아보는 형수의 반응.

■ 중 요 컨

1. 공간의 소개- 카센터는 공주의 아파트와 더불어 이 영화의 두축을 이루는 공간 중 한 곳이다. 따라서 ‘종두의 공간’이라고

부를 수 있는 이곳의 공간적 의미는 매우 중요하다. 한마디로 말하면 ‘누추하고 더러운, 보잘것없는 우리 일상의 한 부분’이다.

그러면서 생생하게 사실적이어야 한다. 전체적으로는 따뜻한 느낌보다 약간 차가운 느낌이 들 것이며(바깥 골목의 따뜻한 햇빛과는

대조적으로) 형광등 불빛이 그 느낌을 더해줄 것이다. 화면은 공간적으로 3등분되어 있다. 바깥 거리, 공장, 그리고 사무실.

바깥 거리가 가장 밝게 느껴지며 다음이 공장, 사무실 순이다. 따라서 사무실은 약간 침침한 느낌이 든다. 그래서 사무실 내의

인물들을 잡으며 약간 역광 속에 있는 것 같은 느낌도 괜찮다. 전체적으로 이러한 공간의 소개는 인물 중심으로 카메라가 따라갈

때 부분적으로 전해져야 한다.

2. 일상의 느낌- 이 공간을 채우는 것은 사실성과 일상성이다. 카센타 공장 내의 모습(김군이 작업하는 모습, 손님이 옆에서

들여다보는 모습, 또는 길거리의 사람들 등)이나 사무실 내의 종일 부부의 모습은 아주 사실적으로, 결코 꾸며진 것처럼 보여져서는

안 된다.

3. 종두의 모습- 종두는 이제 드디어 일상으로 복귀했다. 평상시의 종두가 어떤 모습으로 지내는가를 우리는 처음으로 보게

된다. 한마디로 그는 무용한 인물(공장 내의 바쁘게 돌아가는 모습과 대조적으로)이며, 사회 적응이 쉽지 않을 것임을 암시한다.

또한 그의 산만함과 열등의식을 확인할 수 있다. 이러한 종두의 존재는, 그를 대하는 형과 형수의 태도에서 더욱 잘 드러나야 한다

S#29

도로(외부, 밤)

C#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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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오토바이를 타고 달리는 종두의 단독 앞 모습. F.S.에서 B.S.까지.

그림 2)

반대편에서 달려오는 차량의 헤드라이트로 얼굴이 순간적으로 밝아진다. 승용차, 또는 덤프 트럭이 두세대

그의 뒤쪽으로 사라져간다. 이윽고 뭔가를 발견한 얼굴. 점점 관심을 가진다.

C#2

그림 1)

오토바이를 타고 달리는 종두의 시점 숏. 카메라, 차량통행이 뜸한 어두운 거리를 빠르게 전진한다. 멀리

영화 촬영중인 레커차가 보인다. 점점 다가온다. 눈부신 하이키 조명이 그들의 모습을 어둠 속에서 비현실적으로 드러낸다. 눈부신 조명

속에 카메라와 촬영팀들이 외제 오픈카 주위를 둘러싸고 있다. 화려한 의상을 입은 아름다운 젊은 남녀가 오픈카에 타고 있다.

그림 2)

카메라, 빠르게 스쳐 지나가는 레커차를 따라 pan하면, 오토바이를 타고 있는 종두의 옆얼굴이 보인다.

종두 레커차를 돌아본다.

C#3

그림 1)

종두의 앞모습, W.S.에서 뒷모습 L.S.까지. 오토바이에서 레커차를 돌아보는 종두. 갑자기 오토바이를

돌려 레커차를 따라간다. 오토바이 뒤에는 철가방이 실려 있다.

C#4 종두의 앞 모습 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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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점점 레커차 가까이 접근하고 있는 모양이다. 어둡던 얼굴이 레커차의 조명을 받아 점점 밝아진다. 촬영하는

사람들의 소리도 들린다. 호기심이 가득한 얼굴.

C#5

그림 1)

종두의 뒷모습. 약간 넉넉한 B.S. 정도. 레커차 가까이 접근하는 종두의 오토바이. 촬영팀들이 손을

흔들며 비키라고 한다. 그러나 종두는 계속 가까이 붙어 따라간다. 손을 흔들어 장난하듯 뭔가 소리지르기도 한다. 마침내 컷! 소리가

들리고 촬영팀들이 화가 나서 이쪽을 본다.

C#6

그림 1)

촬영중인 레커차에서 본 종두. M.S. 정도에서 아주 먼 L.S.까지. 레커차에 가까이 접근한 종두.

장난스럽게 손을 흔들고 웃고 있다. 촬영팀들이 손을 흔들며 비키라고 고함친다. 그러나 종두는 계속 가까이 붙어 따라온다. 점점 신이

나는지 계속 손을 흔들어 장난하듯 뭔가 소리지른다

감독: 빨리 가! 뭐 해!

조감독: (무전기로) 속력 좀더 내주세요!

무전기: 카피!

그 밖에도 시끌벅적하게 떠드는 촬영팀. 그 사이 종두의 오토바이는 점점 멀어진다.(L.S.까지.)

종두는 속력을 내려 하지만, 고물 오토바이로는 따라붙을 수 없다.

한순간, 레카 위의 물체(촬영장비 같은 것, 이를 테면 반사판이나 고보)에 종두의 오토바이가 잠깐 가려졌다가 다시 나타난다.

(스턴트 교체) 계속 따라오는 종두, 그러다가 어느 순간, 오토바이가 균형을 잃고 만다. 오토바이와 함께 나가 떨어지고 마는

종두.

■ 중 요 컨

현실 속의 비현실- 이 영화 속의 인물과 공간은 지극히 현실적이며, 그 현실, 즉 일상은 초라하고 남루하다. 그런데 영화는

비현실이며 판타지와 같은 것이다. 레커 위의 촬영 모습은 아주 밝은 조명 속에 있고(약간 노출 과다처럼 보일 수도 있을 만큼

눈부시다), 외제 오픈카에 타고 있는 남녀는 전형적인 영화의 주인공처럼 아름답게 보여야 한다. 이 장면은 종두처럼 현실의 밑바닥에서,

결코 그 현실을 벗어날 수 없는 인간이 판타지와 같은 영화라는 비현실과 조우하는 장면이다. 따라서 그 대비가 중요하다.

2. 종두의 반응- 영화 촬영팀을 만나는 종두의 반응은 어린애 같다. 객관적으로는 똘아이처럼 보이겠지만 기본적으로는 호기심과

선망, 그리고 호의어린 관심이다. 마치 지나가는 기차를 향해 손을 흔드는 시골 어린아이처럼. 지나친 관심도 있고, 장난기도 있지만,

결코 적대적이지는 않다. 관심과 호기심, 그리고 자기도 모르는 선망이 지나쳐서 소리도 지르고 손을 흔드는 것이다.

3. 오토바이 사고- 사고는 예고되어서는 안 된다. 사고장면이 멋있는 액션으로 보여져서도 안 된다. 마치 우연히 찍힌 사고장면처럼

얘기치 않게, 리얼하게 보여야 한다. 중요한 것은 스턴트와 종두가 교체하는 빠른 타이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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