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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티북 윤곽따라 미리 보는 <오아시스>(2)
2002-08-03

영화는 사랑을 싣고, 콘티는 영화를 싣고

S#4

미니슈퍼(지하)

C#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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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미니슈퍼 출입문을 정면으로 바라보는 카메라. 종두가 출입문을 열고 들어선다. 밖은 밝고 안은 좀 어둡다.

(TV 소리가 계속 들려온다.)

그림 2)

가게 안을 기웃거리고, 미소지으며

종두: 아줌마, 두부 있지요? 생두부 한모 줘요.

아줌마(O.S.): 두부 없는데요.

그림 3)

종두 계속 미소지으며 아줌마를 본다. 아마 아줌마는 TV를 보고 있는 모양이다. 종두, TV도 쳐다보고

뒤이어 다른 아줌마가 들어선다.

손님: 뭘 그렇게 재밌게 봐?

물건을 고르는 손님. 종두 걸어나간다. 바깥에서 잠시 서서(L.S.정도) 어디로 갈까 하다가 화면 왼쪽으로 frame out.

그림 4)

종두는 버스정류장 앞에 서서 버스를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에게로 걸어간다. 이제 우리는 여유있는 B.S.

정도로 그를 볼 수 있다. 그가 옆에 있는 사람(중년 남자)을 쳐다본다. 남자는 무심코 그를 돌아본다. 종두가 미소짓는 남자가 고개를

돌린다.

■ 주 안 점

1. 슈퍼 안과 밖의 명암 대비. 바깥은 밝고 차가우며 안은 어둡고 따뜻한 느낌.

2. 종두의 받아들여지지 않는 미소.

3. 보이지 않는 TV.

4. 문을 열고 나간 뒤의 종두 감정.

S#5

지하식당

C#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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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그림1) 지하상가의 어느 한 구석. 화면의 반쯤 때낀 연초록 유리 칸막이가 차지하고 있고, 식당에서 식사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반사되어 보인다. 유리 칸막이 너머에는 옆집 식당이 보이고 식당 아줌마도 보인다. 칸막이에는 때낀 타월도 하나 걸쳐져

있다. 전체적으로 어수선하고 구질구질한 이미지들로 가득 찬 느낌. TV 화면도 반사되어 보인다. 화면 좌측에서 종두가 프레임인 되어

옆집 식당 아줌마에게 다가간다.

종두: 아줌마 두부 있어요?

아줌마의 소리는 들리지 않지만 없다고 한 모양이다. 종두가 유리 칸막이쪽으로 다가와 화면 앞쪽을 향해 묻는다

아줌마1(O.S.): 두부요? 순두부요?

종두: 아니, 생두부. 생두부 있으면 한모만 파세요.

아줌마1(O.S.): 두부 남았어?

아줌마2(O.S.): 두부 없어요, 아저씨. 다 떨어졌어요.

종두 미소를 띠며 보다가 오른쪽으로 frame out.

■ 중 요 컨

1. 종두의 감정- 종두가 두부를 찾는 과정은 짧지만 매우 중요하다. 겨울의 도시에서 여름 남방을 입고 두부를 찾아다니는

종두의 기묘한 모습은 이 영화에서 종두의 기본 이미지로 관객에게 다가간다. (관객이 그가 교도소에서 나온 인물임을 이미 알아차린다

해도 상관없다.) ‘두부를 찾는 종두’는 그가 교도소에서 나온 인물이라는 내러티브상의 정보를 제공해주는 것으로 그쳐서는 안 된다는

이야기다. 그가 두부를 찾아다니는 것은 가족을 찾아다니는 것과 같은 의미이며 자신에 대한 누군가의 관심을 찾아다니는 것이다.

그래서 종두는 계속 미소지여야 하는 것이다.

2.일상의 풍경- S#4와 S#5에서 보여지는 일상의 풍경은 흔한 것이면서 어떤 느낌을 전해줘야 한다. 누추하고 보잘것없는

현실의 풍경을 도려내서 보여주되 어떤 이미지의 느낌을 가질 것!

3.소외의 이미지- S#4와 S#5에서 ‘아줌마’들의 모습은 보여지지 않고 목소리만 off sound로 들린다. 그대신 두

장면 다 TV 소리가 채워진다.(S#5에서는 유리 칸막이에 TV 화면이 비쳐지기도 한다.) 다음 S#6에서도 TV 소리는 들리고

화면이 보일 수도 있다.

S#6

두부 먹는 종두

C#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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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두부를 베어먹고 있는 종두. 화면 오른쪽으로 걸음을 옮긴다.

종두: 얼마요, 아줌마?

주인남자의 모습이 보인다.

주인: 그냥 잡숴요.

종두: 예?

주인: 돈 안 받고 드리는 거니까 그냥 드시라고. (주인은 냉장고에서 우유까지 꺼내준다.)

주인: 자, 이거 마셔가며 천천히 먹어요.

C#2

그림 1)

두 사람 F.S. 지나다니는 사람들도 보인다. 전체적으로 스산한 느낌.

종두: 해태우유는 없어요?

주인: 우유 다 똑같애. 해태우유라고 뭐 달라요?

종두: 우유는 해태우윤데. (우유를 마시며 두부를 삼키는 종두)

C#3 두부를 먹는 종두 단독 B.S.(주인 시점)

그림 1)

카메라, 조인의 시점으로 본 종두의 뒷모습에 가까운 측면 얼굴을 보여준다. 배경이 밝은 햇빛이어서 콘드라스트가

강한 역광. 따라서 두부를 씹을 때마다 볼과 하악의 실룩거림이 잘 드러난다. 열심히 씹는 종두. 문득 카메라쪽(주인)을 돌아보며

씩 웃고는 다시 고개를 돌린다.

■ 중 요 컨

1.종두의 감정- 혼자 두부를 사먹어야 하는 종두의 외로움이 실루엣에 가까운 이미지로 드러나야 한다. 두부를 열심히 씹는

것으로 나름대로 앞으로 사고치지 않고 열심히 살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또한 혼자 두부를 먹으면서도 누구도 원망하지 않는, 자신의

외로움과 쓸쓸함에 잘 적응된 모습이 보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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