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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24> 촬영현장
2002-08-07

300억,잘 모셔라!

전북 전주시 월드컵 경기장 인근의 6차선 도로 위에 40여대의 자동차가 경찰차와 렉카, 구급차 등에 가로막혀 꼼짝도 못하고 서 있다. 짜증이 난 운전자들이 차에서 내려서고 더위를 더한 불만들을 내뱉는다. 그때 멀리서 달려오던 소방차가 중심을 잃으며 자동차들 위로 날아오른다. 자동차들을 연달아 들이받으며 소화전까지 박살낸 소방차는 옆으로 누웠고 소화전에서 터져나온 물줄기는 시원하게 공중을 가른다. 코믹액션영화 의 하이라이트로 단번의 OK를 얻어내야 하는 부담이 컸던 이 장면은 소방차 운전자의 안전을 확인하고서야 스탭들에게서 박수가 터져나온다. “와∼!” 열대야로 더위를 피해 거리로 나왔던 시민들도 헌혈에 가까울 정도로 극성스러운 모기들에게 뜯기면서도 감탄사를 터트리며 자리를 뜰 줄 모른다.

♣ 단순무식하고 출세를 위해서라면 사랑도 내동댕이치는 마약 밀매단 부두목인 박태호(전광렬)는 물건을 고추장 단지에 숨기지만 물건은 사라지고 단지를 찾기 위한 고군분투가 시작된다.

♣ 여경 독고진 역할의 소유진은 박태호가 휘두르는 소방호스의 물줄기를 계속해서 맞고 나가떨어지는 와이어 액션을 제작진의 대역 권유도 마다한 채 직접 소화하는 열정을 보였다.

♣ 이 영화가 데뷔작인 이연우 감독은 “관객이 편안하게 보고 편안하게 웃을 수 있는 영화가 되었으면 좋겠다”며 자연스러운 코미디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300억원 ‘물건’이 숨겨진 고추장 단지를 둘러싸고 마약 밀매단의 부두목 박태호(전광렬)와 증거를 잡기 위한 검사 최두칠(정웅인)과 여형사 독고진(소유진), 그리고 우연히 이들 사건에 휘말린 이삿짐센터 사장 한인수(김래원)간의 단지 쟁탈전을 그릴 영화 는 촬영소품과 예쁜 화면을 위해 도로 위에 3일간 무려 162t의 물이 뿌려졌다. 카메라 3대가 돌아가는 현장의 지휘를 맡은 이연우 감독은 “데뷔작이라 흥행에도 신경이 쓰이지만 우선은 자연스럽게 웃음을 자아내는 코미디가 되도록 하는 것이다. 그래서 욕설을 비롯한, 관객을 불편하게 할 수 있는 요소를 가급적 배제하고 최대한 보기에 편안한 영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관객이 즐겁게 보고 기분 좋게 극장을 나갔으면 좋겠다”며 영화에 대해 설명한다.

제2회 막동이 시나리오 공모전에서 가작으로 당선된 김형진 작가의 시나리오를 원작으로 한 영화 는 현재 90% 정도 촬영이 진행되었으며 10월 중순에 개봉할 예정이다.사진·글 손홍주

♣ 소방차를 비롯한 수십대 차량의 파손이 우려되어 단번에 OK를 얻어내야 하는 부담이 가장 컸던 이 장면을 위해 촬영 전에 충분한 시뮬레이션 작업이 이루어졌으며 이 장면에만 총 1억원의 제작비가 투입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