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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둑맞곤 못살아> 촬영현장
2002-08-07

나 잡아봐라∼

낮에는 유능한 프로그래머, 밤에는 취미삼아 물건을 훔치는 도둑과 여기에 맞서는 ‘소심한’ 가장의 대결을 그린 영화 <도둑맞곤 못살아>는 이웃 일본에서 실제 일어났던 사건을 바탕으로 쓰인 <사무라이 픽션>의 사이토 히로시의 동명소설이 원작. 잘사는 처가 덕에 남부럽지 않게 사는 공무원 고강태는 요 며칠새 출몰하는 도둑 때문에 밤잠을 설치다가 분기탱천, 도둑을 잡겠다고 중무장을 하고 나선다.

양수리 종합촬영소에 세워진 고강태의 호화주택. 시가 1천만원이 넘는 TV가 자리잡은 거실에서는 와이어 액션이 한창이다. 엘리트 도둑 최강조 역을 말은 소지섭. 운동으로 단련된 몸매에다 검은색 작업복이 도둑이라기보다는 마치 특공대 대원을 연상시키는 그는 유도복에 헬멧으로 무장한 소심한 가장 고강태를 상대로 화려한 발차기를 뽐내고 있다. 자타가 공인하는 ‘천만배우’ 박상면은 고강태 역을 맡아 이 멋진 도둑에게 연신 얻어맞는다. 거기다 자기가 파놓은 함정그물에 걸리기까지 하고….

♣ “매트리스 준비됐어요? 갑니다!” 그물에서 떨어지는 촬영은 보기보다 위험했다. 박상면의 몸에 와이어를 매달기는 했지만, 와이어를 당기는 스탭들과 호흡이 맞아야 안 치는 상황. 몇번의 NG 끝에 무사히 촬영.

와이어를 달고 연기하는 소지섭과 그물에 매달리다 거꾸로 떨어져야 하는 박상면. 특히 박상면의 스타일이 말이 아니다. “왜 하필 이런 날 오셨어요?”라는 박상면의 한마디는 투정이라기보다 절규에 가깝게 들린다. 삼복더위에 반복되는 NG와 촬영으로 이날 촬영현장은 그야말로 땀으로 범벅이 됐다. 7월 말까지 촬영을 끝내고, 9월 중순 개봉예정.사진·글 정진환

♣ 영화연출을 맡은 임경수 감독과 박상면은 중학교 동창 사이. 그래서인지 감독이 배려하는 모습이 예사롭지 않게 느껴진다.

♣ 거실에서 강조를 발견한 상태는 주먹을 날리지만, 강조의 와이어 액션에 나자빠진다. 소지섭은 몸의 중심을 잡기가 수월치 않은 상황에서도 타고난 운동신경을 선보이며 무난히 촬영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