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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없는 아내와 파란만장한 남편 그리고 태권소녀> 촬영현장
2002-08-14

엽기적인 그녀들,남편은 고단해

“와, 아침이다!” 환하게 불이 밝혀진 한밤의 양수리 세트장, 초등학교 2학년부터 5학년까지 고만고만한 남자아이들이 환성을 지르며 내달린다. <철없는 아내와 파란만장한 남편 그리고 태권소녀>의 태권도장 세트에 모여든 이 아이들은 숨막히는 조명의 열기도 상관없이 TV에서만 보던 공효진에게 장난을 걸고 “구령 외치는 척만 하라”는 감독 아저씨의 설명에 “립싱크하라는 거구나” 기운넘치게 대답한다. “어느 동네에서 데려왔어? 얘들 진짜 똑똑하네.” 이무영 감독이 외치는 기분좋은 한마디와 함께 <철없는 아내…>는 하루 열여섯 시간의 강행군을 망설임 없이 달려나간다.

<철없는 아내…>는 <휴머니스트>의 이무영 감독이 오랜 친구 박찬욱 감독으로부터 제목을 선물받은, 슬프다가도 웃기고 황당한 삼각관계 이야기. 미모만 믿고 설치는 철없는 아내(조은지)와 그녀를 위해서라면 물불 안 가리는 태권소녀(공효진), 두 여자 등쌀에 시달리는 파란만장한 남편(최광일)이 만드는 예측불허의 영화다. 촬영 중반을 훨씬 넘긴 이날 찍은 장면은 “친구라면 차마 할 수 없는 부탁을 한” 철없는 아내 때문에 열받은 태권소녀가 맨손으로 유리창을 내리치는 장면. 고등학교 때 처음 만난 이후 감옥까지 들락거리며 친구의 뒤치다꺼리를 했던 태권소녀가 마침내 화를 내는 순간이다. 긴장한 공효진의 표정과 울먹이는 조은지의 목소리, 힘이 팍 들어간 조명 때문에 이무영 감독의 표현대로라면 “딱 공포영화처럼” 나왔다. 전작과 마찬가지로 “오른손잡이 세상에 사는 왼손잡이들”을 대변하는 <철없는 아내…>는 박찬욱, 이무영, 곽재용 등과 전속계약을 맺은 에그필름의 창립작품. 19억원으로 아담하고 날쌔게 만들어 11월 초 개봉할 예정이다.사진 정진환·글 김현정

♣ “어떡해…. 피 나잖아. 너만 괴로운 줄 알아? 나도 죽겠단 말이야!” 철없는 아내가 엉엉 울며 호소하지만, 남편과 하룻밤 자달라는 건 아무리 태권소녀라도 들어줄 수 없는 부탁이다. 이 세 사람은 대체 어떤 관계로 얽혀 있는 걸까?♣ 아내의 불륜현장을 적발하기 위해 태권도장까지 뒤를 밟은 파란만장한 남편. 그의 눈앞에는 도무지 판단할 수 없는 상황이 펼쳐진다.♣ 모니터를 주시하는 공효진과 조은지. 처음 타이틀 롤을 맡은 조은지는 카메라 앞에서나 취재진 앞에서나 유독 긴장한 모습이었다.♣ 철없는 아내와 태권소녀 사이에는 배신도 배신이라 할 수 없는 끈끈한 정이 흐르고 있다. 이들 사이에 끼인 파란만장한 남편. 세 사람은 각자의 욕망을 만족시키기 위해 복잡한 거래를 준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