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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관광부, 일본문화 4차개방 의견수렴 나서
2002-08-21

지난해 역사교과서 파동 때문에 물밑으로 잠겼던 일본대중문화 개방과 관련해 문화관광부가 의견 수렴에 나섰다. 최근 영화·애니 관련단체에 3차개방까지의 평가와 남은 분야 개방에 대한 의견수렴을 요청한 것이다. 거의 전면개방에 가까운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이는 4차 개방에 대해 업계에서는 이미 대세로 인정하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분야별로 내용이나 시기 면에선 조금씩 다른 의견을 보이고 있다.

영화 분야는 지난 몇년간에 걸친 한국영화의 성장세에 힘입어 “자신있다”는 분위기다. 유일하게 묶여있는 ‘18살 이상 관람가’ 부분까지 풀어도 큰 지장이 없다는 것이다. 영화인회의의 경우 자율등급 체제인 일본에서 등급을 받지 못한 ‘로망 포르노’ 같은 영화도 한국의 에로 비디오 보다는 덜 선정적이라 판단하며 개봉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오히려 이 기회에 위헌여지가 있는 수입추천제까지 없애자는 의견까지 내놓고 있다. 사상적으로 문제가 있는 작품을 ‘걸르는’ 역할을 했던 이 제도는 일본의 ‘저질 영화’의 수입을 막을 수 있는 장치라는 것 외에는 존속해야 할 명분이 사실상 없다. 하지만 일본 대중문화의 선정성에 대한 우려가 여전한 터라 이 부분은 좀더 세부적인 논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애니메이션 분야는 조심스런 분위기다. 영화인회의는 한국 애니의 수준을 고려해 “산업의 위협정도가 높은 전체 관람가의 극장용 애니메이션은 현재 수준에서 유지하며 15살 이상 관람가 등급 정도부터 개방하자”는 의견을 내놓았다. 일반영화와 정반대의 전략을 취하자는 얘기다. 이에 반해 한국애니메이션제작자협회는 “텔레비전의 경우엔 사실 개방과 관련없이 이미 들어올대로 들어온 상태”라며 극장개봉작에 대해서도 원칙적으로 반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다만 “선정적·폭력적 작품 등은 선별적으로 들어와야 한다”는 것과 국산창작물에 대한 지원책이 우선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최근 <센과 치히로의 대모험>의 엄청난 성공과 관련해 한국 애니메이션의 고사를 우려한 쪽도 있지만 일부에선 “<라이온 킹>의 대성공으로 한국에서 애니 제작바람이 불었다”며 오히려 긍정적인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었다.

김영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