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Skip to contents]
HOME > News & Report > Report > 씨네스코프
해외신작 <몬스터 볼>
2002-08-21

<몬스터 볼>은 사형수이던 남편을 저세상으로 떠나보낸 여인이 우연히 바로 그 남편의 사행집행인이었던 남자와 사랑하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 가슴 울리는 영화다. 할리 베리가 비운의 여인 레티샤로, 빌리 밥 손튼이 할리 베리의 상대역인 사형집행인 행크로 분해 절절한 내면연기를 선보인다. 할리 베리는 이 영화로 <물랑루즈>의 니콜 키드먼을 제치고 오스카 트로피를 품에 안았고, 베를린영화제와 전미비평가협회의 여우주연상도 휩쓸었다. 전미비평가협회는 남우주연상까지 빌리 밥 손튼에게 줘 <몬스터 볼> 두 주연배우의 연기를 확실히 인정했다.

레티샤는 사형수 남편 로렌스(퍼프 대디)를 11년째 면회하며 초콜릿 중독에 걸린 아들과 함께 살아가는 외로운 여자다. 남편의 면회를 다녀온 어느 날, 그녀는 이번 면회가 마지막 면회가 되고 곧 남편의 사형집행이 이루어질 것 같은 불길한 예감에 사로잡힌다. 그래서 오랫동안 끊었던 술에 다시 손을 댄다. 아들이 유난히 초콜릿을 밝히던 그날 저녁, 로렌스는 그만 사형장의 이슬로 사라지고 만다. 그러나 레티샤의 불행은 이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얼마 뒤 아들마저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는다. 이제 완전히 혼자가 된 레티샤. 그녀에게 운명처럼 다가오는 사랑이 마음 따뜻한 남자 행크다. 레티샤는 마치 기적처럼 행크의 도움으로 서서히 웃음을 되찾는다. 그러나 곧 그녀는 행크가 바로 로렌스의 사형집행인이었음을 알게 된다.

영화 속 행크의 대사에 의하면, “영국에서는 사형수에게 형집행 전날 밤에 파티를 열어주었는데, 그것을 ‘몬스터 볼’이라고 한다.” 영화 <몬스터 볼>에서 ‘몬스터 볼’은 죽은 자가 아니라 살아남은 자가 계속 벌여야 하는 힘겨운 ‘파티’를 가리키는 게 아닐까. 할리 베리와 빌리 밥 손튼의 슬프고도 격정적인 5분간의 섹스신은 이 영화의 깊은 속내를 말없이 보여준다.최수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