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Skip to contents]
HOME > Magazine > 스페셜 > 스페셜1
가을영화 80여편 올가이드-외국영화(2)
2002-08-24

가을을 기다리는 영화들

로드 투 퍼디션 Road To Perdition

감독 샘 멘데스 출연 톰 행크스, 폴 뉴먼, 주드 로개봉 9월13일

컨셉┃알 카포네와 금주의 시대, 운명이 엇갈린 두 아버지와 아들에 대한 갱스터영화의 변주곡.

온 스테이지┃1931년 공황기 미국. 마이클 설리반은 아일랜드계 갱단의 보스인 존 루니를 위해 살인청부업자로 일한다. 자신에게 집과 지금의 삶을 준 존은 아버지 같은 존재. 존 역시 충직한 마이클을 아들처럼 아끼지만, 존의 친아들 코너는 마이클의 아들에게 부하살해현장이 노출되자 입막음을 위해 마이클의 아내와 작은 아들까지 살해한다. 큰아들과 함께 도피하며 복수를 다지는 마이클과 못난 아들이라도 지키기 위해 그를 제거해야만 하는 존. <로드 투 퍼디션>은 제목의 중의법대로 퍼디션이란 마을로 향하는 마이클 부자의 여정을 따라가며 ‘파멸에 이르는’ 두 아버지와 아들들의 관계에 대한 영화다. 원작은 맥스 앨런 콜린스가 쓰고 리처드 피어스 레이너가 그린 동명만화. <아메리칸 뷰티>로 오스카상을 수상한 샘 멘데스와 촬영감독 콘래드 L. 홀이 다시 호흡을 맞췄다. 1930년대 미국과 범죄세계의 음울한 공기를 갱스터영화의 외장 속에 담았다.

오프 스테이지┃ 한 가지 재밌는 사실은, 처음 이 작품의 영화화를 추진한 이 역시 부자 프로듀서란 점이다. 원작만화의 이야기와 이미지에 매료된 프로듀서 딘 자눅이 역시 프로듀서인 아버지 리처드에게 영화화를 권했고, 두 사람은 드림웍스의 스필버그에게 책을 보냈다. 책을 받아든 스필버그 역시 이틀 만에 전화를 걸어 오케이할 만큼 원작을 맘에 들어했다고. 지난 7월 미국에서 개봉한 <로드 투 퍼디션>은 평단의 찬사를 한몸에 받았고, 박스오피스 2위로 데뷔해 개봉 2주째에 1위로 올라서는 뒷심을 발휘하며 지금껏 8400만달러를 벌어들였다. “올해 영화들 가운데 이 이상의 촬영은 없을 것”이라고 극찬한 에버트는 콘래드 L. 홀의 아카데미 수상을 예견하기도.

K-19 K-19

감독 캐스린 비글로 출연 해리슨 포드, 리암 니슨개봉 10월3일

컨셉┃여성감독이 만든 정통 잠수함영화.

온 스테이지┃동서간 냉전이 한창이던 1961년 노르웨이 북대서양 근방의 해저. 첫 항해를 나간 소련 최초의 핵탄두 잠수함 K-19가 원자로 냉각기 고장이라는 사고를 맞는다. 설상가상으로 통신마저 두절되고, 원자로는 폭발될 위험에 처한다. 원자로가 폭발되면 3차대전이 발발할지 모르는 긴박한 상황. 함장 보스트리코브(해리슨 포드)와 부함장 폴 레닌(리암 니슨)에게 3차대전의 발발을 막아야 하는 절체절명의 책임이 부여된다. <폭풍 속으로> <스트레인지 데이즈> 등 액션영화를 만들었던 캐스린 비글로가 메가폰을 잡은 이 영화는, 해리슨 포드와 리암 니슨 두 배우의 열연으로 잠수함영화 특유의 긴장감을 한껏 실어낸다.

오프 스테이지┃ <K-19>는 블록버스터 핵잠수함영화지만, 그것치고는 6천만달러라는 비교적 적은 제작비로 만들어졌다. 영화에 나오는 잠수함은 실제 1960년대 러시아산 잠수함을 K-19와 흡사하게 개조한 것이다. 진짜 K-19와 영화에 쓰인 잠수함 둘 다 미사일 잠수함이라는 공통점은 있지만, 진짜가 훨씬 고급이다. 거의 호텔급 시설이 갖추어진 초특급 잠수함이라고. 이 영화는 러시아, 캐나다, 아이슬란드 등 여러 나라의 심해에서 촬영했다.

시몬 Simone

감독 앤드루 니콜출연 알 파치노, 캐서린 키너개봉 11월6일

컨셉┃만약 세계 최고의 여배우가 CG라면?

온 스테이지┃‘시몬’이라는 가상의 여배우를 둘러싼, 할리우드를 무대로 한 코미디영화. CG로 탄생한 여배우 시몬은 완벽한 미모와 몸매, 연기력을 갖춘 할리우드 최고의 배우. 그녀를 창조한 영화감독 타란스키(알 파치노)는 시몬 덕분에 스스로도 스타감독이 된다. 하지만 시몬이 어떤 인터뷰도 않자 그녀의 정체를 의심하는 기자들이 생기고, 타란스키는 시몬을 실존인물로 믿게 하기 위해 갖가지 대책을 강구한다.

오프 스테이지┃ <가타카>로 감독 데뷔를 했고 이 작품이 두 번째 연출작인 앤드루 니콜은 <트루만 쇼>의 감독이 될 뻔했던 인물이다. <트루만 쇼>는 CF 쪽에서 이름을 날리던 앤드루 니콜이 영화계에 들어와 처음 쓴 시나리오. 자신이 직접 연출을 할 계획이었으나, 짐 캐리가 캐스팅되면서 프로젝트가 커졌고 제작사는 풋내기 신인감독에게 영화를 맡길 수 없다는 결정을 내렸다. 결국 이 영화의 메가폰은 피터 위어 감독에게 돌아갔다. 또 한 가지. <시몬>에는 위노나 라이더가 특별출연한다. 극중 타란스키 감독이 시몬이라는 가상의 여배우를 만들어낸 것이 바로 콧대 높은 여배우 니콜라(위노나 라이더)의 앙탈 때문. 니콜라가 영화 촬영도중 말썽을 일으켜 영화제작이 중단될 위기에 처하자 타란스키 감독은 그녀를 대체할 배우로 시몬을 창조해낸다.

도니 다코 Donnie Darko

감독 리처드 켈리 출연 제이크 길렌할,드루 배리모어개봉 10월 중

새벽이면 낯선 곳에서 잠을 깨는 아이 도니 다코. 어느 밤에 그는 종말이 다가온다고 경고하는 토끼 괴물 프랭크를 만난다. 몽유병으로 집을 비운 사이, 침실에 정체불명의 제트기 엔진이 추락하는 사고도 겪는다. 프랭크가 예언한 종말의 시간이 다가올수록, 학교와 마을엔 기이한 사건들이 이어지고, 꿈인지 현실인지 분간할 수 없는 순간들은 좀더 자주 그리고 생생하게 도니 다코를 기습한다. 마지막 순간에 기막힌 반전을 품고 있는 <도니 다코>는 지난 선댄스영화제에서 독창적인 연출로 극찬을 받았던 작품. 드루 배리모어가 ‘참교육’에 앞장서는 교사로, 페트릭 스웨이지가 위선적인 정신개조 운동가로 출연해 맛깔나는 연기를 선보이며, 티어스 포 피어스, 듀란 듀란 등의 음악을 감상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이브의 아름다운 키스 Kissing

Jessica Stein

감독 찰스 허먼-움펠드 출연 제니퍼 웨스트펠트, 헤더 유르겐슨개봉 9월 중

뉴욕의 유능한 커리어우먼 제시카는 오랫동안 애인이 없다. 만나는 남자들마다 결점이 보여 연애를 시작하지도 못하는 소심하고 완벽주의적인 성격 때문. 소득없는 소개팅에 지칠 무렵, 제시카는 ‘애인 구함’ 광고를 낸 갤러리 매니저 헬렌을 만난다. 세련되고 지적인 헬렌은 남성과 여성, 양쪽과의 연애를 거쳐온 자유분방한 여성. 보수적인 유대인 가정 출신으로 이성애자임을 의심한 적 없던 제시카는, 혼란스러워하면서도 헬렌에게 빠져드는 자신을 발견한다. 섹스를 두려워하는 제시카의 망설임을 기다려주는 헬렌, 서로의 상대가 아니었다 하더라도 아끼는 사이로 남을 수 있다는 설정 등 이성연애와는 또 다른 그녀들의 사랑법을 보여주는 영화. 두 여배우가 시나리오를 썼으며, 다큐멘터리와 실험영화를 만들어온 찰스 허먼-움펠드의 장편 데뷔작이다. 재치있는 대사, 성적 정체성의 구분을 떠난 사랑에 대한 탐색이 돋보이는 미국 독립영화계의 로맨틱코미디.

위대한 독재자 The Great

Dictator

감독 찰리 채플린 출연 찰리 채플린개봉 10월16일

컨셉┃20세기를 주름잡은 두 콧수염 사내, 채플린이 히틀러를 논하다.

온 스테이지┃DVD가 고전에 기여하는 바는 생각보다 크다. DVD 출시를 앞두고 옛 프린트를 복원하는 작업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으니 말이다. 찰리 채플린의 1940년작 <독재자>의 프린트도 디지털로 복원돼 재상영된다. <독재자>는 히틀러와 나치즘에 대한, 채플린의 통렬한 풍자가 돋보이는 영화. 훗날 채플린이 좌익 경향을 의심받고 추방되는 단초가 되기도 한다. 토매니아라는 나라에 힌켈이라는 독재자가 나타나, 유대인들을 탄압하기 시작한다. 기억을 잃은 채 유대인 게토에서 살고 있는 한 이발사는 그 힌켈과 쌍둥이처럼 닮았다. 이발사가 우연히 힌켈을 흉내내고, 사람들이 그를 힌켈이라 믿으면서, 상황은 우스꽝스럽게 급변한다. <독재자>는 채플린 최초의 본격 유성영화이자, 1인2역 출연작이기도 하다.

오프 스테이지┃ 올 초 찰리 채플린의 막내 아들 크리스토퍼는 귀한 발견을 했다. <위대한 독재자>의 제작현장을 촬영한 컬러 필름을 찾아낸 것. 25분 분량의 이 프린트에는 채플린이 나치 행진을 지휘하는 장면과 조감독을 호통치는 장면 등이 기록돼 있었다. 영화 역사학자 케빈 브라운로가 “세계 최고의 걸작과 그것을 만든 이에 대한 고유한 통찰”이라고 평한 이 필름은 올 칸영화제에서 첫선을 보인 데 이어, DVD에도 수록될 예정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