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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스토리 곽용수 “일반관객들도 재밌게 볼 수 있어야”
2002-08-30

잇단 독립영화의 개봉소식 한 가운데는 ‘인디 스토리’라는 회사가 있다. <우렁각시> <둘 하나 섹스> <사자성어>의 배급회사다. 곽용수 대표는 “한달 새에 배급작이 3편이니, 요즘엔 농담처럼 우리도 어엿한 중견 배급사라 말하고 다닌다”며 웃는다.

지난 1998년 설립된 인디스토리는 독립·단편영화 전문배급회사다. 초기엔 단편영화에 대한 인터넷 영화관의 수요가 많았기 때문에 꽤 많은 수익을 낼 수 있었다. “하지만 그것도 한 2년 정도였어요. 지금 인터넷 사이트야 포르노 외엔 거의 돌아가지 않아요.” 방송도 주요 고객이다. 위성방송뿐 아니라 공중파방송엔 심야시간에나마 단편영화 코너들이 있다. 거기에 한해 100여편의 단편을 국내 또는 해외에 배급하고 있다.

“또 어떤 다른 매체가 등장하겠죠. 그럭저럭 버틸 순 있을지 모르겠지만 단편영화만으론 시장에 한계가 있다는 결론을 내렸어요.” 그래서 곽 대표는 2년 전 남기웅 감독의 <대학로에서 매춘하다가 토막살해당한 여고생 아직 대학로에 있다>를 계기로 장편영화 배급에도 나섰다.

실험적이고 개인적, 자의식적이던 이전 독립영화들에 비해 요즘 디지털로 만들어지는 영화들은 “한없이 가볍고 의미없는 재미만을 추구한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 그 과정을 옆에서 체감해왔던 곽 대표는 “독립영화가 뭐냐는 질문만큼 어려운 게 없다”면서도 “일반관객들도 재밌게 볼 수 있는 질을 갖추되 검열이나 상업성의 고민없이 작품을 만드는 ‘깨는 정신’이 독립영화의 핵심 아니겠냐”고 말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독립영화들이 안정적으로 만들어지는 것”이다. 충무로와 달리 시스템이 갖춰지지 않는 독립영화 판에선, 사람들이 노하우를 쌓을 틈도 없이 빠져나가고 만다. “단편 하던 사람들이 충무로에서 감독을 맡아도 처음부터 자기 시나리오로 데뷔하는 경우는 드물어요. 그러다 보면 정말 자기가 하고 싶은 작품은 뒤로 미루고, 그런 과정에서 에너지를 소모하게 되죠.” 독립영화의 튼실한 시스템을 일궈나가는 데 인디스토리의 할 일은 끝없어 보였다.

글 김영희 기자 dor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