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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선우와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 _ 게임 메뉴얼 1.0 (6)
2002-09-07

가상현실부터 , <성소>사전

게임 매뉴얼 Version 1.0 : 가상현실부터 흥행까지, <성소> 사전* 스포일러 워닝 : 이 글을 읽음으로써 영화의 내용을 미리 알게 될 수 있음을 알려드립니다.가상현실<성소>의 주된 공간은 가상현실이다. 하지만 이 가상현실이라는 공간은 현실과 자유롭게 넘나들 수 있으며 거의 구분조차 가능하지 않다. 특히 ‘성소 재림’이라는 게임의 공간에서는 현실과 가상현실이 뫼비우스의 띠처럼 꼬여 보는 이에게 혼란을 자아낸다. 장선우 감독이 이 문제에 천착하게 된 것은 90년대 중반 버추얼 리얼리티에 관한 논의가 전개되던 때였다. 여기에 그를 사로잡아왔던 불교와 장자의 무애(無碍)한 세계를 읽어낸 장 감독은 이를 영화를 통해 표현하고자 했다. 장 감독은 “가상현실이 현실의 연장이라고 보려는 최근의 가상현실 이론을 넘어서 여기서는 아예 실재 현실과 가상현실은 결코 둘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고자 하는 것이라고 설명한다.게임장 감독은 애초부터 <성소>를 청소년들이 즐길 수 있는 영화로 구상했다. 그에게 게임의 열풍은 현실과 가상현실 속의 존재의 문제로 다가왔고, 게임은 이러한 이야기를 풀어나갈 수 있는 좋은 매개이기도 했다. 결국 게임은 장 감독이 품고 있는, 쉽지 않은 생각을 청소년들이 쉽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연결시켜주는 인터페이스인 셈. 게임 속 공간을 효과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영화는 다양한 시각적 장치를 심어놓았다. 장면이 전환되면서 ‘로딩’, ‘이니셜라이징’ 등의 메시지가 뜨거나 게임 속 주의 ‘공력’이 상승하는 것을 표현하는 다양한 효과 등이 그것이다. 어떨 때는 아예 1인칭 액션게임의 화면으로 바뀌기도 한다.금강경<금강경>은 부처가 기원정사에 머물 때 10대 제자 중 하나인 수보리의 질문에 답한 것을 그 내용으로 하고 있다. 공사상(空思想)을 설파하고 있는 이 경전은 가장 굳은 금강석이 모든 것을 끊을 수 있는 것처럼 모든 집착과 분별을 끊고 바라밀다, 즉 피안에 이를 수 있는 절대적인 법을 설하고 있다. 장선우 감독은 이 경전 중에서 “若見諸相非相 則見如來”라는 구절을 이 영화의 ‘3단계’에서 보여준다. “만약 모든 형상이 형상이 아님을 보면 곧 여래를 보리라”는 알쏭달쏭한 이 이야기야말로 <성소>를 통해 장선우 감독이 말하고자 하는 핵심이다. 장 감독에 따르면 “모든 상이 허상인 것을 같이 볼 수 있을 때 사람들의 본성을 볼 수 있다는 금강경의 얘기를 영화 끝까지 밀고나가는 것”이 이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점이었다.

나비이 영화의 초반부터 나비는 날아오른다. 이 나비는 장자의 호접몽(蝴蝶夢)의 나비를 현상케 한다. 즉, 장자가 나비가 되어 훨훨 날아다니는 꿈을 꿨는데, 깨어보니 스스로가 나비가 되는 꿈은 꾼 건지 나비가 장자가 된 꿈을 꾼 것인지 알 수 없다는 이야기말이다. 이 영화에서 나비는 가상현실과 현실 사이에 경계가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 같다. 주가 현실에서 짝사랑하던 희미를 가상현실 공간 속의 성소로 만나게 되는 순간, 하늘에는 나비가 날아다닌다. 나비는 영화의 곳곳에서 등장한다. 하이라이트인 후반부에도 나비는 중요한 계기로 출현한다. 또 나비의 날갯짓에 따라 바다가 출렁거리는 영상은 카오스 이론의 나비(나비효과)를 떠올리게 한다.돈<성소>가 세간의 화제를 불러모은 데는 ‘장선우 감독의 액션영화’라는 점뿐 아니라, 한국영화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할 정도로 엄청난 제작비가 한몫했다. 이 영화의 순제작비는 92억원선. 이중 튜브인베스트먼트가 관리하는 튜브 영상 1, 2호 조합에서 30여억원을 투자했고, 튜브엔터테인먼트가 22억원, CJ엔터테인먼트가 17억원, 코엘 창투가 5억원 정도를 부담했다. 여기에 마케팅비가 20억원 가까이 들 예정이므로 <성소>에 관련된 비용은 100억원이 훌쩍 넘는다. 이중 인건비가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한다. 로케이션이 진행된 부산에서 100여명의 스탭들이 1년 가까이 사용한 비용도 상당하지만, 커다란 스케일의 액션을 표현하기 위해 홍콩에서 데려온 무술스탭에 대한 지출도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총기 대여나 프리 프로덕션에도 만만치 않은 예산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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