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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회 베니스영화제] 무난한 수작들의 행진, 이슈 없나?
2002-09-09

<막달레네 시스터즈>

<최대속도>4개월의 짧은 공기(工期)에 완성된 제59회 베니스국제영화제의 절충주의적 프로그래밍은 다채로운 재미를 찾는 관객으로부터는 그럭저럭 만족감을, 애타게 헤드라인감을 찾는 기자들에게는 한숨을 자아내고 있다. 금맥을 발견하는 횡재는 없어도 후반으로 접어들면서 영화의 평균적 퀄리티가 좋아지고 있다는 여론도 있으나, 무난한 수작의 행진 속에서 참신함과 에너지를 그리워하고 있는 베니스의 기자와 관객은 9월6일 인터내셔널 프리미어를 갖는 <오아시스>에 대해 기대를 부풀리고 있다. <스크린 인터내셔널>은 <오아시스>를 영화들이 공개되지 않은 상황에서 점쳐지는 유망한 황금사자상 후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기타노 다케시의 <인형들>, 이창동의 <오아시스>, 스티븐 프리어즈의 <더티 프리티 싱스>에 대한 평가가 나오지 않은 9월5일 현재, 영화제 데일리 뉴스레터와 입소문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베네치아59 경쟁작은 피터 멀랜의 <막달레네 시스터즈>와 토드 헤인즈의 <파 프롬 헤븐>, 파트리스 르콩트의 <기차의 사나이> 정도다. 지나치게 예뻐서, 지나치게 추해서, 미혼모라서 수녀원에 갇혀 착취당한 처녀들에 대한 <막달레네 시스터즈>는 절정에 이르러 카타르시스에 찬 갈채를 관객으로부터 이끌어냈고 좌파지 <마니페스토>는 “베를루스코니 대통령에게 좋은 교육영화다”라는 일침을 덧붙이기도 했다. 허우샤오시엔의 조감독 출신 장초치 감독의 <좋은 시절>(The Best of Times)은 죽음의 빛과 삶의 어둠을 조화시키는 원숙한 시선으로 최고작의 하나로 손색이 없었으나 현지 언론은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한편 페데리코 펠리니 전문가로 명성이 높다는 <코리에레 델라 세라>의 영화 담당 기자 툴리오 케치치는 <로드 투 퍼디션>이 황금사자를 잡아 마땅한 걸작이지만 심사위원들이 이해하지 못해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빈정대기도 했다. 이 평론가는 올 영화제의 이탈리아 대표격인 <최대 속도>에 대해 “심장이 뛰는 파졸리니풍 영화”라는 상당한 찬사를 바치기도 했다.<최대 속도>는 콜럼비아트라이스타가 세계 배급하는 루추안 감독의 <미싱 건>, 딜런 키드 감독의 <로저 다저>와 나란히 최고의 데뷔작에 주는 루이지 데 로렌티스상의 유력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대안영화 경쟁부문을 표방한 업스트림에서는 <미싱 건> 외에도 스캔들 메이커 래리 클라크와 헤어초크, 베르톨루치 등의 카메라맨 에드 라흐만이 손잡은 <켄 파크>가 “몇년 전의 <섬>에 필적한다”는 평을 얻으며 한바탕 찬반 논란을 몰고 왔고 스칸디나비아의 신동으로 불리는 루카스 무디손의 <릴리아 포에버>가 호감을 샀다. 업스트림 부문에 출품된 프루트 챈의 <화장실, 어디예요?>는 의미있는 이미지의 영화라는 평도 받았으나 배설과 치유, 생로병사를 연결한 설교조의 비유가 되풀이돼 초반에는 비위 약한 관객이, 후반에는 진력난 관객이 퇴장하는 모습도 보였다. 반면 베네치아59 부문의 경쟁작 세르게이 보드로프의 <곰의 키스>, 아그네츠카 홀랜드의 <줄리 워킹 홈>은 엔딩크레딧이 떠오르는 동시에 야유가 터지는 불운을 맞았다. 공리가 이끄는 심사위원단이 수여하는 베네치아59 경쟁부문의 황금사자상과 업스트림 부문의 산 마르코상을 비롯한 수상 결과는 9월8일 저녁 7시 반 팔라초 델 치네마 메인 상영관인 살라 그란데에서 열리는 폐막식에서 발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