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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팅 라이크 베컴>의 소재가 된 축구선수 데이비드 베컴
2002-09-12

축구 증후군,일급 바이러스

에피소드1: 지난 6월21일 일본의 시즈오카 월드컵경기장. 브라질이 잉글랜드를 꺾고 8강에 오르자, 관중석을 가득 메웠던 일본의 잉글랜드 팬들은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자리를 뜨지 못했다. 일본의 탈락에 이어 제2의 홈팀이라고 불리던 잉글랜드마저 탈락한 것이 충격인 이들도 있었지만, 상당수 특히 여성팬들은 더이상 데이비드 베컴을 볼 수 없다는 사실 때문이었다. 한 신문은 그 광경을 ‘경기장 바깥은 데이비드 베컴의 마지막 가는 모습을 보려는 일본 여성들의 탄식이 뒤섞여 더욱 소란스러웠다. 베컴은 풀 죽은 얼굴에 엷은 미소를 띤 채 손을 흔들었고 이때 훌쩍이는 소리가 이어졌다. “40대로 보이는 한 중년 여성은 ‘베카무, 간바레’(베컴, 힘내라)라며 하얀 손수건을 흔들다 끝내 목이 메어 땅바닥에 주저앉기도 했다”며 타전하기도 했다.

에피소드2: 평소 축구와 축구선수에는 전혀 관심이 없던 와이프를 둔 칼럼니스트 이모씨는, 지난 6월 중순 어느 날 와이프로부터 20여장의 사진 파일이 첨부된 이메일을 포워딩해 받았다. 이른바 ‘베컴 바이러스’라고 불리는 그 이메일에 첨부된 사진들은 모두 데이비드 베컴의 것들. ‘요즘 젊은 여성들 사이에서 최고 인기있는 이메일’이라는 와이프의 기쁨어린 멘트를 본 이모씨는 잠시 황당해하지 않을 수 없었다. 프로 스포츠 선수에 대한 평소의 부정적인 시각이, 베컴의 등장으로 인해 하루아침에 바뀌었다는 것을 의미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회는 찬스’라고 이모씨는 그 이메일을 바로 자신이 다니는 회사의 전체 여직원들에게 포워딩했고, 그 결과 한동안 여직원들에게 귀여움(?)을 받을 수 있었다.

베컴은 이렇게 일본과 한국 여성들을 단숨에 사로잡았던 것이다. 물론 월드컵 열기가 식고 베컴도 영국으로 돌아가버린 지금 그때 그 열기가 지속되고 있는지는 의문이지만, 데이비드 베컴이 여성들에게 적어도 ‘축구선수도 쿨할 수 있다’라는 사실을 인지시킨 것만은 확실하다. 중요한 것은 그것이 비단 한국과 일본에서만의 현상은 아니라는 것. 이미 축구가 최고의 프로 스포츠로 자리잡은 유럽에서 베컴이 여성들로부터 받는 인기는, 일본과는 비교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최소한 한국의 그것을 훨씬 뛰어넘는다. <슈팅 라이크 베컴>은 그런 상황을 간접적으로 잘 보여주는 영화다. 여하튼 그동안 그에 대한 다양한 정보들이 흘러다니기는 했지만, 이 기회에 인간 데이비드 베컴의 이야기를 훑어보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 베컴은 프로 스포츠 선수가 가지고 있어야 할 모든것을 가지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 베컴을 표지에 등장시키는 것은 비단 스포츠 신문이나 축구잡지만이 아니다.♣ 베컴과 빅토리아가 쓴 책 <Posh & Becks “Talking”>의 표지.

우선 데이비드 베컴을 가장 잘 설명해주는 단어는 ‘축구’다. 75년에 태어나 이제 겨우 27살인 그가 지금의 자리에 있게 된 것은, 1991년 7월 훈련생으로 영국의 프리미어 리그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팀에 입단하면서부터이기 때문. 그뒤 95/96년 시즌에 미드필더로 선발출장하면서 뛰어난 공간패스와 프리킥을 선보이자, 수많은 영국의 축구관계자들과 팬들이 그를 주목하기 시작했던 것이다. 국가대표로 선정되었던 것도 그 즈음으로, 신인왕과 최우수선수상의 2위를 차지한 것도 다음해인 96/97년 시즌이었다. 그러나 바로 그 ‘축구’ 때문에 그는 한동안 ‘얼간이’로 불리며, 숨어 지내기도 했다. 지난 98년 프랑스월드컵에서 아르헨티나와의 8강전 중 그가 상대방 선수와 승강이를 벌이다가 퇴장당한 이후, 팀이 2:2로 비기고 결국엔 승부차기에서 패해 탈락하는 결과를 가져왔기 때문. 그 이후 한동안 영국팬들은 데이비드 베컴을 용서하지 않았다. 그의 이름을 떡 하니 제목에 쓴 영화를 제작한 거린다 차다 감독은, 그런 분위기에서도 여성팬들의 지지만은 뜨거웠음을 잘 보여주는 예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축구로 스타덤에 오른 베컴에게 화룡점정을 해준 것은 바로 ‘연예계’였다. 그의 외모만으로도 충분히 장사가 될 것이라 판단한 <Vogue> <Vanity Fair> <GQ> 등의 잡지들이 그를 표지모델로 쓰기 시작했고, 팹시, 아디다스, KLM항공사 등 메이저급 회사들도 그를 광고에 기용하기 위해 혈안이 되었던 것. 그런 와중에 그 유명한 스파이스 걸즈 중에서도 ‘Posh Spice’라는 별명으로 유명했던 빅토리아와 99년 7월 결혼을 발표하자, 그야말로 유럽은 ‘뒤집어졌다’. 그들의 결혼식을 보도한 신문/잡지들은 평소보다 몇배가 넘는 판매고를 기록했고, 빅토리아박물관 등에서는 그들이 결혼식에서 사용한 물품들을 가지고 특별 전시를 하고 싶다고 밝힐 정도였기 때문. 또한 그들의 이야기를 담은 책들도 쏟아져 나왔는데, 그중에서 <Posh & Becks “Talking”>이라는 책을 비롯한 대부분은 슈퍼 베스트셀러가 되기도 했다.

그렇게 최고의 프로 스포츠 선수가 가지고 있어야 할 모든 것을 다 가지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베컴은, 얼마 전 그의 두 번째 아들 ‘로미오’의 탄생을 통해 다시 한번 전세계에 자신의 존재를 확인시키는 뉴스거리를 제공해주기도 했다. 이제 겨우 27살이기는 하지만 천국과 지옥을 동시에 경험해봤다는 측면에서, 그리고 호나우두와는 달리 축구 이외의 분야에서도 화제가 되고 있다는 측면에서 데이비드 베컴은 앞으로 상당 기간 동안 지금의 인기를 계속 끌고갈 것이 분명하다. 물론 그것은 베컴 바이러스에 감염된 전세계 수많은 여성들이 원하는 바이기도 하다. 부럽다.이철민 / 인터넷 칼럼니스트 chulmin@hipop.com

온라인 베컴 매거진 - Magnificent7 : http://www.beckham-magazine.com

빅토리아 베컴 공식 홈페이지 : http://www.victoriabeckham.mu

한국 베컴 온라인 팬클럽 : http://beckham7777.wo.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