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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 리포트] 한국영화, 독일에 가다
2002-10-07

한·일영화제, 쾰른을 시발로 한국영화 17편 소개 2002년 월드컵을 개최한 나라는? 한국과 일본. 2006년 월드컵을 개최할 나라는? 독일. 이렇게 축구를 매개로 만난 한국, 일본, 독일의 접점을 문화적으로 연장해본다면? 하여 마련된 행사가 지난 9월13일 쾰른 주재 일본문화원에서 개막된 한·일영화제다.한국, 일본, 독일은 월드컵을 개최했거나 개최할 것이라는 공통점을 넘어서, 올해의 축구축제에서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두었다는 교집합을 갖는다. 그런 만큼 세 나라는 월드컵 이후 한동안 벅찬 연대감으로 가슴이 팽팽해 있었다. 따라서 독일에 나와 있는 한국과 일본의 기관들은 월드컵의 열기가 채 식기 전, 이 세 나라를 얽어 하나로 맬 수 있는 이벤트 구상에 집중했을 터이고, 그런 노력은 독일에서의 한·일영화제라는 문화 한마당으로 구체화되어 나타났다.물론 독일 각지의 고만고만한 아트하우스들에서 개최한 ‘소’규모 한국영화제는 과거에도 꽤 있었지만, 규모나 관객 동원에서 볼 때 한국영화제라는 이름 자체가 무색하고 민망스러운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그런 만큼 주독 한국·일본문화원이 공동 주최했다는, 관제 행사의 냄새가 좀 풍기긴 하지만, 번듯한 틀 속에서 번듯한 레퍼토리를 갖추고 한국영화 작품들이 본격적으로 소개되는 행사가 적어도 독일에서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9월13일을 시작으로 10월28일까지 열리는 쾰른 한·일영화제의 주제는 “영화를 통해 본 2차대전 뒤의 한국과 일본”이다. 한국영화 상영작품은 총 17편으로, 영화제를 공동 개최한 주독 한국 문화홍보원은 이 17편 영화를 다시 ‘전후 한국사회’와 ‘청년문화’라는 섹션으로 나누고 있다. <시집가는 날> <> 등의 작품들은 되도록 오리지널을 선보이고자 하였으나 프린트 수급 과정의 어려움 탓에 리메이크로 대체했다고 한다.그러나 <로맨스 빠빠> <종군수첩> <남과 북>에서 <아름다운 시절>까지 가능한 한 전후시대 한 매듭매듭을 대표하는 작품들을 선정한 노력이 엿보인다. 또한 ‘청년문화’ 섹션에는 <바람불어 좋은 날> <고래사냥> <접속> <편지> <나도 아내가 있었으면 좋겠다>에서 <엽기적인 그녀>까지 두루 선보이며 80년대 이후에서 현재까지 한국 청년문화의 스펙트럼을 커버하고 있다.이번 한·일영화제가 독일 관객에게 한국영화를 본격적으로 소개한다는 점에서 고무적인 것은 이 행사가 쾰른 일본문화원에서의 한달 반 상영이라는 1회성 행사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쾰른을 시발점으로 해 프랑크푸르트, 베를린, 라이프치히 등 독일 대도시들을 오가며 순회 개최된다는 점에 있다. 쾰른영화제 개막식에 참가한 독일 영화인의 말처럼, “한국영화를 알고 싶어도 알 수 없는, 보고 싶어도 볼 수 없는” 것이 현 상황이다. 따라서 이번 쾰른 한·일영화제는 독일 관객에게 한국영화의 저력을 본격적으로 알리는 시금석이라고 하겠다.베를린=진화영 통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