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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엠 샘>의 루시,아빠 숀 펜을 말하다 (2)
2002-10-25

아저씨는 `진짜`만 빨아들이는 스폰지예요

사람들은 아저씨가 <아이 엠 샘> 같은 ‘좋은’ 영화에 나온 게 이상하대요. 왜냐면 아저씨는 그동안 ‘나쁜’ 영화에만 나온 ‘나쁜’ 배우였다거든요. 루시 아빠 샘은 세상에서 젤로 착하고 사랑이 깊은 사람인데, 숀 펜 아저씨는 그동안 그런 사람을 연기한 적이 거의 없었대요. 왜냐면 좋은 영화에 나오는 좋은 사람 중에서는 하고 싶은 역할이 하나도 없었대요. 다 똑같으니까요. 그런데 루시 아빠 샘은 달랐대요. “멋진 역할은 배우가 피해가야 하는 함정 같은 거란다. 피하기 힘들지만, 피해가야 하지. 그런데 샘은 달랐어. 내 마음을 툭하고 건드렸단다. 영화가 아니라 진짜 같았거든.” 아하, 이제 알겠어요. 아저씨는 ‘좋으냐, 나쁘냐’보다 ‘진짜냐, 가짜냐’를 더 따지는 사람이에요. 제가 보기에도, 아저씨가 연기한 샘은 ‘진짜’예요. 왜냐면, 아저씨도 아이들을 사랑하는 아빠거든요. 아저씨는 요즘 아이들이랑 같이 자전거도 타고 책도 읽으면서 논대요. 가족이랑 떨어져야 하는 일은 아예 하지도 않는대요. “가족은 내가 살아가는 이유란다.” 오홋! 이럴 땐 루시 아빠 샘이랑 똑같잖아요.

만들기 힘들고 보기 힘든 영화가 좋대요

그런데 말이죠, 제가 태어나기 전이지만, 아저씨는 젊었을 때 무척 말썽쟁이였대요. 마돈나 아줌마가 지금의 브리트니 스피어스 언니만큼 젊고 인기 많았을 때 아저씨랑 사랑해서 결혼했대요. 근데 결혼식에 초대 안 한 기자 아저씨들이 헬리콥터를 타고 나타나서, 아저씨가 거기 대고 막 총을 쐈다는 거예요. 결혼한 다음 마돈나 아줌마한테 키스하려고 달려드는 어떤 이상한 아저씨를 때린 일도 있대요. 그리고 엑스트라인 척 세트장에 나타나서 아저씨 사진을 찍은 어떤 오빠를 많이 때려서, 서른밤도 넘게 감옥에서 자야 했대요. 참, 아저씨두. 말로 하지. 하긴, 말도 고운 말을 해야지, 안 그럼 경찰이 잡아간대요. 마돈나 아줌마의 긴 머리 스타일이 마음에 안 들었던지, 아저씨가 “머리를 싹둑 잘라버리겠다”고 고함을 쳤다는데, 그것 때문에 총 든 경찰들이 아저씨네 집에 쳐들어와서 ‘마돈나 아줌마 구출작전’을 펼쳤다잖아요. 와우, 영화 같죠 아저씨가 악당으로 나오는 영화요. 그리고 한번은 아저씨가 인터뷰하다 말고 빈 포도주 병에, 글쎄, 쉬를 했대요.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요. 그러면서 “한병 더!” 하고 소리쳤다지 뭐예요. 쿡쿡쿡. 바보 같아. 또 그러면, 루시 동생 삼아야지.

그래서 사람들이 아저씨를 싫어했다나봐요. 이것도 제가 태어나기 전에 있었던 일인데요, <범죄와의 전쟁>이라는 영화를 찍을 때 로버트 듀발 할아버지가 아저씨한테 이렇게 말했대요. “내가 왜 이 영화에 출연하는지 알아 네 엉덩이를 걷어찬 다음 라커에 내동댕이쳐주고 싶어서야. 미국인이라면 누구나 그러고 싶어하지. 여기서 널 때려눕히면, 난 영웅이 될 거야.” 로버트 듀발 할아버지가 그 얘기를 하면서 껄껄 웃었는지, 아님 이를 악물었는지 저도 잘 모르겠어요. 제 생각엔 남들이 미워하는 사람을 대신 때려준다고 영웅이 될 수 있을 것 같진 않아요. 그런데 더 이상한 건 아저씨예요. 사람들이 그렇게 싫어하는데도, 아저씬 눈도 꿈쩍 안 하고 아저씨 하고 싶은 대로만 했대요. 영화에서도요, 아무도 하고 싶어하지 않는 그런 역할들을 일부러 계속 맡아서 연기했다는 거예요. 뉴스에 나오는 무서운 아저씨들 있잖아요. 술 마시고, 마약 하고(<리치몬드 연애소동> <칼리토>), 언니들 막 괴롭히고(<전쟁의 사상자들>), 사람도 죽이고 그러는(<데드 맨 워킹> <유턴>). 영화 속에서 아저씨가 그런 나쁜 사람들로 나오니까, 사람들이 아저씨가 진짜 그런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더 욕하고 미워한 것 같아요. 아저씬 미움받는 게 좋았을까요. 그렇지 않았을 거예요. 그래서 슬퍼지려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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