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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 포터 역 배우 대니얼 래드클리프 인터뷰
2002-10-25

`해리가 내 인생을 채가고 있지는 않아요`

교복 차림의 예쁜 소년이 소리도 없이 다가와 옆자리에 앉는다. 반사적으로 훔쳐본 이마에 번개 모양 흉터는 없다. 열세살 생일을 보름 앞둔 이 아이를 두고 크리스 콜럼버스 감독은 “한 영화의 히어로로서 의식이 성장했다”고 말했던가 스크린에서 본 것보다 훨씬 여린 이목구비와 솜털에 감싸인 어린 뺨은 감독의 자랑을 잠깐 의심케 했지만, 지난해 겨울보다 한층 깊어진 음성에 실려 돌아오는 천진하고도 정중한 대답에는 선택받은 소년의 사색과 책임감이 깃들어 있었다.

1편을 마치고 <해리 포터와 비밀의 방> 시작하기 전까지 어떻게 보냈나.

→ 스페인 여행을 갔다. 빌바오를 거쳐 바르셀로나로 갔는데 아주 즐거웠다.

<…비밀의 방> 촬영에서 힘들었던 점은.

→ 대사가 많았다. 또, 격렬한 이야기인 만큼 나도 격렬해져야 했다.

만약 연기자로서 장기적인 미래를 생각한다면, 해리 포터라는 캐릭터와 동일시되는 것이 무거운 부담일 수도 있는데.

→ 나는 무엇보다 계속 배우를 할지 결정하지 못했다. 이 일을 좋아하지만 작품을 쓰고 연출하는 일에도 관심이 많다. 타이프캐스팅 문제에 대한 내 생각은 이렇다. 해리의 놀라운 점은 아주 많은 요소를 가졌다는 점이다. 그에겐 건강한 면도 있지만 분노도 슬픔도 흥분도 있다. 그러니까 해리를 연기한 경험으로 말미암아 타이프캐스팅되는 일은 없을 것 같다.

해리에게 깊이 감정을 이입한 것 같은데 자신과 해리를 분리하는 데 어려움은 없나.

→ 맨 처음 기자회견할 때는 해리와 내가 비슷하다고 생각지 않았다. 그러나 회견에서 돌아와 다시 책을 읽으며 그와 나의 연결점을 느꼈다. 우리는 둘 다 자립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고 호기심이 많고, (약간 망설이며) ‘비교적’ 용감하다. 해리도 동의할지는 모르지만. 하지만 그가 내 인생을 채가고 있지는 않다.

세트에서 재미있었던 일은.

→ 언제나 재미난 사건이 산더미지만, 잊을 수 없는 사건은 뭐니뭐니해도 1편의 촬영 첫날이었다. 나는 루퍼트와 엠마, 감독만 있는 줄 알았는데 모르는 사람이 150명쯤 와 있었다! 큰 충격이었다.

해리 포터의 행로가 <스타워즈>의 아나킨 스카이워커와 비슷하다고 느낀 적 없나.

→ 이렇게 말할 때마다 다들 기절하려고 하던데, 사실 오리지널 <스타워즈>를 못봤다. 하지만 고통스런 어린 시절을 지나 미지의 세상으로 나아가는 점은 확실히 비슷한 것 같다.

어떤 영화를 보면 기운이 나나.

→ <죽은 시인의 사회>를 아주 좋아했다. 요즘 영화로는 <로얄 테넌바움> <스파이더 맨>이 엄청 맘에 들었다. <로얄 테넌바움>은 루크 윌슨의 연기와 음악이 대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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