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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기로딱 아이들의 제작후기
2002-11-02

선화예고 애니메이션 프로젝트팀 `또기로딱`

<GODOG> 팀

김원기

만고 끝에 또기로딱 6번째 작업 이 탄생했다. 또기로딱 최초의 수작업 작품이고, 그만큼 모두 만고의 땀을 흘렸다. 테이블에 모여 앉아 라이트박스의 불빛을 눈깔 상하도록 꼴아보며, 은비가 가져온 컴포넌트로 같은 노래 수없이 돌려들으며, 윤진이의 애용식 새콤달콤 잘근잘근 씹어가며, 성환의 짜증개그 들어가며, 나를 1분1초라도 더 자리에 앉게 해준 요시카도 함께. 잉크 쏟아가며, 똥물() 발라대며, 작업 중 똥도 수없이 싸고, 찌뿌드드한 몸 풀어준 축구공 등등. 원화, 동화작업과 펜선 찍찍 긋던 중반작업, 왕창 폭발한 각자의 불만 속에 제각각 컴퓨터 앞으로 떨어져 각자 많은 고민, 피해망상, 방황, 우리를 성장케 했던 것들을 감당하며 포토숍으로 색입히기, 명암처리, 배경과 합성해서 컴퓨터로의 마지막 동작이 나오기까지의 후반작업. 그리고 또기로딱 사상 최악으로 일컬어지는 수정작업, 음성, 음향 녹음 등의 마무리 작업. 어쨌든 작품은 완성됐고, 이젠 다시 고교생활의 마지막에 서야 한다. 이제 컴퓨터실을 들어가면 6기의 존재감이 느껴지지 않는 공허함에 휩싸이고, 시간이 지났음과 그에 대한 쓸쓸함을 적잖이 느낀다.

최혜인

탈많고 걱정많던 5개월의 작업이 모두 끝났다. 페스티벌에도 내고…. 이 기분을 뭐라고 설명할지…. 시원섭섭하기도 하고. 작업 과정에서 친구들의 많은 면을 보았다. 눈물, 웃음, 그리고 여러 가지 감정들. 혼란도 많았다. 제각각으로 다른 아이들끼리 보이지 않는 충돌도 일어났으니까. 이 작품이 완성되면서 지금까지의 보이지 않았던 벽들이 다 허물어졌으면 한다.

유은정

이제 포토숍이라면 아주 진저리가 난다! 시나리오가 정해진 뒤 캐릭터 작업 때까지만 해도 뭣도 모르고 그저 즐겁게 쉽게쉽게 작업했다. 처음 종이에 키프레임 뽑고 펜선에 다시 스캔해서 포토숍으로 넘겨 투명 알파 빼고 레이어 정리해서 색칠하고 질감 넣고 그 모든 작업 뒤 딱 한컷이 완성되었을 때 진짜 뿌듯하고 기뻤다. 맨 처음 만든 장면이 남편이 꽃밭에서 꽃을 뽑는 장면이었는데 진짜 그게 완성되었을 때만 해도 금방 우리 애니메이션이 완성될 줄 알았다. 그때까지만 해도 진짜 좋았는데…. 작업은 해도해도 끝이 없고 자꾸 할 일은 쌓여만 가고…. 아침 10시부터 밤 11시까지 매달렸는데도 진도가 안 나갈 때는 진짜 그만두고 싶을 때가 많았다. 집에 가는 버스 기다리는데 40분이 넘도록 버스가 안 올 때 내가 지금 왜 이런 고생을 하나 서러워서 눈물이 다 나올 뻔했다.

매일 늦게까지 작업하다보니 너무 피곤해서 집에 가면 바로 뻗었다. 그렇게 학교에서 고생하다 집에 갔는데 엄마 아빠가 왜 만날 늦게 들어오냐고 짜증내고 화내면 진짜 서러웠다. 그나마 펜선이 다 끝났을 때, 이제 정말 다 끝난 건 줄 알았다. 다미랑 그날 하루 기분이 업돼서 좋아했던 게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다. 그런데… 진짜 시작이 반이 아니라 반이 시작이었다. 본격적으로 포토숍 작업을 하는데 일일이 명암 넣고 질감 넣고, 할 일이 정말 태산이었다. 춤추는 무희들 명암 넣을 때는 진짜 힘들어서 돌아버릴 것 같았다. 100프레임이 넘어가니깐 너무 지쳐서 무감각해지고 쓰러지지 않는 게 신기했다. 그만둬버릴까 생각도 했지만 오기로라도 그만둘 수가 없었다. 그래서 시험기간까지 쉬는 시간에 점심시간에 밥도 먹지 않고 작업하고 수정해서 그렇게 나온 게 ‘우리 작품’이다.

요시카

애니메이션은 단순히 학교 내의 모임 정도란 생각에서 시작했다간 본인이나 상대방에게나 잔인()한 결과가 될 것이다. ‘일’이라는 생각을 하고 책임감만 갖는다면 생각하는 것 이상의 무엇을 얻고 갈 것이다.

채정연

우리 애니메이션의 느낌은 어떠할까 애니메이션을 마치고 가장 많이 생각했던 점이 이것이다. 우리가 처음 표현하려 했던 색. 그것이 되었을까 아니 그 이상의 것이… 아니, 어쩌면 우리의 생각과는 다르게 정반대방향의 색을 가질지도 모른다. 우리의 애니메이션을 본 사람들의 생각은 어떠할까 우리가 찾으려 했던 색을 발견하였을까 모든 것이 궁금하고, 아직 애니메이션이 끝나지 않은 느낌이다.

<Babytopia> 팀

이두란

클레이 1기 작품 <어느 유쾌한 하루>에서 클레이에 대해 재미를 느낀 난 이번 2기 작품 에도 참여를 하게 되었다. 처음부터 잘될 것 같은 부푼 꿈을 안고 시작한 나는 생각만큼 쉽지 않았다. <유쾌한 하루>보다 더 정교한 작업을 해야 했고 선생님이나 우리나 꼼꼼한 것까지 신경을 써야 했다. 다들 열심히 작업했다. 머… 중간에 팀워크가 해이해지기도 했지만…. -ㅅ-; 이렇게 약 1년이 지나서 완성()되었다. 완성되고 나니 왠지 몸 속에서 사과가 바나나옷을 뒤집어쓰고 미끄럼 타는 기분이다. -ㅅ-;

이지현

무슨 일이든 쉬운 일은 없다지만 특히나 이번 작품은 더 힘들었다. 육체적이나 그런 힘듦이 아니었다. 완성하기까지의 기다림이 그랬고 또 나 자신과의 갈등도 힘들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너무 철없고 무책임한 생각이었다는 생각이 들지만 사실 중간에 그만둘까도 생각을 했었다. 처음 내가 가진 의욕만큼 내 자신이 따라주지 못했었고, 내년이면 고3이란 사실이 적지 않은 부담이 되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한 친구가 끝까지 해보자고, 지금 그만두면 아무것도 아닌 게 된다는 말을 해주었다. 아마 난 크게 착각했던 것 같다. 나 혼자만 힘들고, 나 혼자만의 것이라는 생각. 너무나 잘못된 생각인 걸 지금에서야 깨달았다. 다행히 그렇게 철없던 생각을 저버리고 오늘까지 왔다.

송정민

고등학교를 들어와서 처음 해보는 모험이었던 것 같다. 오래도록 추억에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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