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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달과 달걀> 이희철 감독 인터뷰
2002-11-04

“제약이 실험의 자극제”모자를 푹 눌러쓰면 래퍼라고 해도 속아넘어갈 듯한 인상의 이희철(32) 감독은 환타, 참촌, 후지필름 등의 CF를 찍었던 8년차 광고감독. 서울예대 시각디자인학과를 졸업한 뒤 광고계에 머물렀던 그는 간간이 룰라 등의 인기비디오를 찍기도 했다. 모바일 전용영화를 찍게 된 것은 “모바일상에서 안정적으로 스트리밍이 되려면 편당 2분30초가 넘으면 안 된다”는 원칙을 지키려면 “아무래도 30초 안에 승부를 봐야 하는 광고쪽 인력이 낫지 않겠느냐”는 제작사의 판단에 따라 간택된 것이라고. <건달과 달걀>은 모두 11편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또 다른 2편의 결말을 모바일 사용자가 선택할 수 있다. 매일 얻어터지는 건달과 달걀을 팔며 생계를 이어가는 청각장애 소녀와의 러브스토리가 줄거리. -뮤직비디오를 연속해서 보는 듯하다.=애초 모 가수의 뮤직비디오를 위해 준비해둔 거다. 4분 정도 안에서 소화하기에는 무리라고 생각하던 차에 의뢰를 받게 됐고, 좀더 다양한 설정을 마련해서 작업했다. -2분 분량의 영상을 11편까지 계속 보게끔 하는 것이 쉽지 않을 텐데.=찍는 사람 입장에서도 힘들었다. (웃음) 2분을 그냥 채운다고 채워지나. 다음편에 대한 호기심을 주면서도 그 자체로 완결적인 구조를 갖고 있어야 한다는 부담이 컸다. -세 가지 서로 다른 결말을 둔 것으로 아는데.=인터랙티브라는 수식을 붙이기엔 아주 단순한 구조다. 인터넷영화나 게임 등에서도 이미 여러 차례 했던 형식이기도 하고. 그래도 모바일상에서 혼자 보는 느낌은 다른 매체에서 느낀 것과 조금 다를 것 같다.

-모바일로 영상을 보는 것이 쉽지 않을 텐데. 소음이 많은 곳에서 사운드는 잘 들리지도 않을 테고.=이어폰 등의 보조기기를 이용하면 된다. 무엇보다 모바일은 유저들의 집중도가 높다. 신경을 쏟지 않으면 작동할 수 없으니까. 휴대하기 편하고, 접속이 간편하다는 점을 넘어 이미 모바일은 생활이나 다름없다. 누군가는 자막을 더 많이 써야 한다고 하는데, 난 그만큼 사운드 퀄리티에 신경을 쓰는 것이 옳다고 보고 있다.-디지털 촬영이 아닌 듯하다. 디지털 작업이 훨씬 더 간편했을 텐데.=처음에는 베타캠이나 ENG로 작업하려고 했다. 그런데 막상 동영상 재생이 가능하다는 휴대폰으로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뮤직비디오를 보니 화질이나 색감이 장난이 아니었다. 35mm로 찍은 것을 맨눈으로도 알 수 있을 정도로 선명했다. 심도까지도 느껴질 정도의 액정화면이라면 이건 필름작업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예산상의 문제도 있고 해서 일단 16mm로 찍었고, 대신 후반작업에는 8시간 작업에 600만원이 들어가는 해리 등을 써서 색을 만졌다.-아쉬운 점이 있다면. =아무래도 액정화면의 크기를 고려해서 클로즈업 위주로 찍을 수밖에 없었다. 연출 때 호흡을 길게 못 가져간 점도 크고. 모바일영화가 갖는 현실적인 제약때문이기도 하고 내 개인적인 부족함 때문이기도 하다. 한편 액정에서 인물이 어둡게 보일 것 같아 촬영 때엔 한 스톱 높여서 찍기도 했는데, 제약이 새로운 실험의 자극이 됐던 것도 사실이다. ▶ 손바닥 극장, 옹알이 시작하다 [1]▶ 손바닥 극장, 옹알이 시작하다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