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Skip to contents]
HOME > News & Report > Report > 씨네스코프
<선택> 촬영현장
2002-11-13

이제는 교도소 촬영장소로 자리매김한 옛 서대문 형무소. 그동안 숱한 영화 또는 TV드라마에서 스산한 교도소의 풍광으로 다가왔던 이곳에서 홍기선 감독의 영화<선택>이 촬영되고 있다. 기네스북에도 올라 있다는 세계 최고 장기수 김선명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는 <선택>은 자금문제로 제작사를 잡지 못해 영화로서는 장기수 수형기간만큼이나 긴 우여곡절을 겪은 끝에 촬영이 이루어졌다.바깥보다 실내가 더 춥게 느껴지는 이곳에서 주인공 김선명 역을 맡은 김중기는 새삼 상념에 잠겼다.그 역시 지난 88년 조국통일위원회 위원장으로 남북학생회담을 하겠다고 북향하다가 투옥되기도 했던 운동권 출신.

“45년간 어떻게 버틸 수 있었을까요. 같은 인간으로서 정말 상상이 안 가네요.”촬영장소인 형무소 방을 들락나락하던 그가 무겁게 내뱉은 한마디.이날 촬영분은 전국 각지의 교도소를 전전하던 김선명이 대전교도소로 이감돼 입방하는 장면.머리를 숭숭 깎은 김중기는 이보다 더 김선명 역에 잘 어울리는 만한 배우가 있을까 싶을 정도로 그 분위기를 자아냈다. 갑자기 추워진 날씨로 얇은 죄수복만을 걸친 출연배우들은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닐 텐데 내색 하나 하지 않았다.

“장기수 문제는 80년 말부터 쭉 생각해왔던 것이고,2년 전부터 치밀하게 준비했었는데,제작비 펀딩문제로 많이 힘들었죠.”그 동안 겪은 심적,물적 고생 얘기를 멋쩍은 웃음으로 대신한 홍기선 감독은 “그래도 안석환씨나 김중기 같은 배우들이 여러모로 많이 도와줘서 맘이 든든하다”고 출연배우들에게 감사를 표시했다.

영화는 오는 11월 말까지 촬영을 마치고,내년 2,3월쯤 개봉할 예정이다.그러나 아직 배급사를 찾지 못한 까닭에,정확한 개봉일자는 정하지 못하고 있다.사진·글 정진환

(왼쪽부터 차례로)♣ 지난 92년 <가슴에 돋는 칼로 슬픔을 자르고> 이후 10년 만에 메가폰을 잡은 홍기선 감독. 자신은 이 작품에 대해 100% 잘 모르는 얘기라고 말하지만, 현장에서 그의 모습은 진지하기 이를 데 없다.♣ 촬영현장을 찾은 정몽준 의원. 얼떨결에 악수를 한 김중기는 난감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얼마 전에 정몽준 의원쪽으로 옮긴 김민석 의원을 성토하는 글을 옛 민주화운동 동료들과 함께 발표했기 때문이다.♣ 초겨울 추위가 갑자기 들이닥친 서대문형무소 촬영현장. 바깥보다 실내가 더 춥다는 곳이지만 시설물 보호 때문에 난방장치를 가동 못해 제작진은 더욱 움츠려야 했다.♣ 대전교도소 비전향수 전담반장 오태식 역을 맡은 안석환. 비록 영화에서는 비전향수들에게 악랄한 회유 공작을 하는 역이지만 실제로는 비전향수 문제에 많은관심과 연민을 갖고 있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