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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사 신문 제 2호 (1)
2002-11-13

격주간 · 발행인 안정숙 · 편집인 이유란

무장강도, 극장을 탈환하다!

<대열차 강도> 대흥행, 편집의 대발견

<대열차 강도>의 ‘소리없는 총성’이 미국을 뒤흔들었다. 1903년, 토머스 에디슨의 영화사 회사 소속 감독인 에드윈 포터가 만든 서부극 <대열차 강도>가 지금까지 만들어진 미국영화 중 가장 많은 관객을 블러모으며 성황리에 상영되고 있다.

17개의 장면, 필름 길이 740피트(상영시간 12분)로 된 <대열차 강도>는 강도 두명이 기차역 전신교환원의 손발을 묶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이들은 밖에 있던 또 다른 강도 2명과 합세, 열차를 강탈해 현금을 털어 달아난다. 한편, 딸에게 발견된 전신교환원은 이 사실을 당국에 알린다. <대열차 강도>는 그 어떤 영화보다 폭력적이다. 한 여성 관객은 “무장 강도들이 총으로 사람을 쏴죽였다. 특히 강도가 나를 겨냥한 듯 정면을 향해 총을 쏘는 장면에서는 진짜 깜짝 놀랐다”라고 말했다. 극 내용과 직접 관련이 없는 이 장면은 충격을 주기 위해 영화의 처음이나 마지막에 삽입되도록 만들어졌다.

하지만 스릴의 비결은 무엇보다 장면과 장면을 이은 방법에 있다. 에드윈 포터는 열차를 터는 강도들, 이들을 추적하는 경찰대 등 서로 다른 공간과 인물들을 교차해 보여줌으로써 긴장감을 고조시켰다. 어느 평자는 “포터는 여러 장면을 토막토막 이어서 이야기를 완성시키고 논리적으로 꽉 짜여진 구조물을 만들었다. 이제 영화에서 중요한 건 장면장면이 아니라 그걸 어떻게 연결하느냐 하는 문제이다”라고 평가했다. 이에 대해 포터는 “<달세계 여행>을 보고 연속으로 이야기를 들려주는 법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또 예전 영사기사로 일한 경험이 큰 도움이 됐는데, 그때 수도 없는 필름들을 이어붙여 틀면서 장면과 장면을 어떻게 연결해야 관객이 재미있어 하는지를 배웠다”라고 말했다.

한편, <대열차 강도>의 성공은 제작자인 토머스 에디슨을 크게 고무시켰다. 에디슨은 지난해 특허권 및 저작권 소송 분쟁에서 패한 뒤 경쟁사들의 도전에 직면했다. 그는 경쟁사를 추출하거나 통합하려는 목적으로 1897년 이래 영사기, 생필름 등에 대한 기본적인 특허권이 자신에게 있다며 경쟁사들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왔는데, 이에 대해 법원이 원고 패소 판결을 내린 것이다. 또한 <대열차 강도>는 투자자와 극장주들에게 “영화는 돈이 되는 오락”임을 확실히 증명했다. 포터의 차기작은 <톰 아저씨의 오두막>. 제작자인 에디슨은 이 영화가 “지금까지 만들어진, 가장 비싸고 가장 긴 영화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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