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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FF diary - 20대가 뽑은 부산영화제 베스트
2002-11-22

여성 주인공에게 홀딱 반한 20대 우리들

영화의 바다에 풍덩 빠지겠다는 굳은 각오로 부산을 찾은 티티엘 기자단. 하지만 영화 기자는 취재하랴, 기사 쓰랴 바빠 영화 한 편도 제대로 못 본다는 선배의 찬물을 끼얹는 발언에 일순간 잔뜩 주눅이 들기도 했다. 그러나 짬짬이 시간을 내며 틈새 공략에 성공한 이들 가운데는 무려 15편의 영화를 본 실속파가 있는가 하면, ‘꼴랑’ 한 편밖에 못 봤다는 사진기자 조아무개씨도 있다. 그의 처음이자 마지막 선택작은 바로 <과거가 없는 남자>라는데. 우훗, 사뭇 의미심장한 제목의 영화다.

그렇다면, 10일간의 긴 항해를 마친 티티엘 기자단이 뽑은 최고의 영화는 뭘까? <지옥 같은 우리집>, <막달레나의 자매들>, 이 이 대열에서 각축전을 벌였으나 영광의 월계관은 <지옥 같은 우리집>이 받았다. 이 영화를 보자마자 열광적으로 입소문을 퍼뜨린 문현진 티티엘 기자는 “콩가루 같은 집을 통해 역설적이게 가족 공동체의 소중함을 느끼게 하는 영화, 한마디로 리얼리티의 최절정!”이라고 평했다. 이어 안타깝게 공동 2위를 차지한 <막달레나의 자매들>과 을 비롯해 <그녀에게>, <조지걸> 등 티티엘 기자단들은 대체로 여성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영화들의 손을 들어주었다. 아마도 티티엘 기자의 20명 중 18명이 여성이라는 점, 특히 20대인 여성들인 기자단의 깊은 ‘성 정체성’에 이유가 있는 것이 아닐까 싶다. 한국영화 가운데 가장 큰 인기를 얻은 작품은 변영주 감독의 <밀애>로, 이 영화를 18세의 시선으로 본 유진아 티티엘 기자는“30, 40대 아줌마들보다 아저씨들이 많이 봤으면 해요. 그리고 부부가 같이 얘기를 나누면 딱 좋은 영화에요”라며 소감을 밝힌다.

그 외 ‘다시 보고 싶은 영화’와 ‘최악의 영화’를 꼽는 목소리 역시 20인 20색을 나타냈다. 그러나 이 두 분야에서도 공통적으로 꼽힌 영화들 가운데 어떤 공통점이 있었으니, 바로 ‘기자 시사회에서 봤던 영화’라는 것과 ‘졸다 미처 보지 못한 영화’라는 점이다. 한국어 자막 없는 영화에 발끈한 피아무개 선배 기자는 "기자를 뭘로 보고 영어로만 말하는 거냐”는 다소 황당한(?) 이유로 흥분하기도. 또 티티엘 기자단은 내년 PIFF에서는 ‘감독전을 늘여달라’, ‘더 많은 저예산 영화와 여성 영화를 보여달라’는 욕심을 보이기도 했다.

폐막을 앞둔 지금, 자칭‘한 영화’하는 티티엘 기자단이‘강추’하는 영화들의 20자평 한번 들어보시랑게!

<막달레나의 자매들> ★★★★★ 내가 칼 들었으면 살인났다. -송주희

<영매> ★★★★ 죽은자와 산자의 화해. 제목이 딱이다! -홍세정

티티엘 글/김효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