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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 봤능교? - <막달레나 자매들>
2002-11-22

<막달레나 자매들> The Magdalene Sisters

영국/ 2002년/35mm/119분/컬러/감독:피터뮬란

1964년 아일랜드의 작은 시골마을, 막달레나 수녀원이 새 식구를 들인다. 여기서 너희의 죄를 참회하라. 너희의 죄라 함은 너무 예쁜 것, 미혼모인 것, 강간의 희생자라는 것이다. 아직도 모르겠느냐? 그렇다면 알 때까지 회개하라. 수녀원의 강요는 잔인할만치 가혹했다.

마음을 열어주는 곳이라 믿었던 수녀원은 자물쇠로 굳게 닫혀있다. 닫힌 것은 문만이 아니다. 원장 수녀의 비밀금고도, 수녀들의 비인간적 행태도 꼭꼭 숨겨진다. 이른바 수녀원이 규정한 ‘죄’에 대해 죄값을 치러야 한다는 이유로, 상처받은 영혼들은 부당한 노동을 강요받는다. 노예같은 생활을 이겨내기엔 종교라는 권력이 너무나 폐쇄적이고 강했다. 피해여성들은 수녀원을 벗어나려고 위험한 꾀를 내지만, 돌아오는 것은 폭력과 위협 뿐. 수녀원 밖으로 나간 그들은 두려움 때문인지 복수를 위해선지 다시 돌아오고야 만다.

부패한 카톨릭 교회의 폭행과 학대를 보는 내내 나는 가슴이 답답했다. 카톨릭 신자인 나는 그 익숙한 기도로 포장한 교회의 오만과 잔혹함에 소름이 돋았다. “당신은 신부의 자격이 없어!” 분노한 여인은 정당하게 문제를 제기하지만 그만 정신이상자로 몰려 병원에서 진짜 정신병을 얻고 만다. 자격. 자신의 신분과 지위에 맞는 행동이나 그에 따른 책임을 다할 때 우리는 그를 두고 ‘자격 있다’고 말한다. 가족들에게까지 버림받은 억울한 여인들에게 그 런 자격을 물을 것인가, 아니면 거룩한 종교의 힘을 학대의 도구로 이용한 교회에게 자격을 물을 것인가? 참 슬프다. 이런 곳이 불과 6년 전인 1996년이 되어서야 사라졌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다. 이제와 자신의 영혼을 찾은 여인들에게, 그들의 남은 삶에 응원을 보낸다. 주여, 제가 이 기도로 영원히 구원받을 수 있다는 욕심을 버리게 하소서. 성부와 성자와 성신의 이름으로 아멘.

글/ 티티엘 김소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