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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어사 박문수」촬영현장
2002-11-28

27일 낮 충북 충주시 살미연 재오개리에 마련된 MBC 사극 세트장. 계절을 앞서온 매서운 추위 속에서 MBC 새 월화 미니시리즈 「어사 박문수」의 촬영이 한창이다. 「어사 박문수」는 정의와 대의를 구현하고 살신성인의 정신을 보여준 암행어사 박문수의 일대기를 그린 드라마로 탤런트 유준상이 타이틀롤을 맡았다.

이날 촬영분은 4부 방영 예정으로 어사에 임명된 박문수가 종복인 칠복(이한위) 과 함께 양반의 도량형에 문제가 있는지 우회적으로 알아보는 장면.

양반이 경영하는 쌀가게에서 박문수는 “쌀 닷되를 좀 꾸어주시오”라고 말한다.그러자 박문수의 요구를 받은 양반은 “아니 내가 뭘 믿고 댁에게 꾸어줍니까?”라고 반문한다. 박문수는 웃으면서 같이 다니는 칠복을 가리키며 “이놈을 담보로 삼으면 아니되겄소?” 라고 말하는 찰나 충주 공항에서 뜬 비행기 엔진 소리에 NG가 났다.

“컷. 조금만 기다렸다 다시 갑시다. 레디…액션”

촬영이 재개되자 유준상은 특유의 넉살 좋은 웃음으로 칠복을 가리키며 양반에게 “아예 하나 사시면 어떻겠소? 내가 워낙 형편이 어려워서리.”라고 대사를 던진다. 그러자 칠복의 눈이 휘둥그래지면서 신변의 위협을 느낀 듯 ‘어허’ 하는 헛기침과 함께 박문수를 쳐다본다. 이어 박문수는 갑자기 “아니오. 내 마음이 바뀌었소. 칠복아 가자.” 하면서 자리를 뜬다. 그 사이 박문수는 도량형의 크기를 이미 파악해 버린 것.

이 장면은 도량형을 속여 백성을 수탈하는 현실을 파악하기 위해 우회적이고 해학적으로 도량형의 크기를 재어보는 장면이라고 연출자 정인 PD는 설명했다. 정인 PD는 이어 “이 장면이 드라마의 성격을 잘 보여주는 신”이라면서 “지나치게 고압적이고 완벽한 인물로 박문수를 그리기보다는 백성의 입장에서 아픔을 어루만질 수 있도록 해학적이면서 살아있는 인물로 묘사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오후에는 MBC가 총 제작비 1억원을 들여 건조한 나룻배 두 척의 진수식이 이어졌다. 이 나룻배 두 척은 전장 16m 폭 4.3m의 쌍돛배와 전장 15m 폭 3.5m 규모의 외돛배로 앞으로 극중에서 쌀, 특산물 등 물류 이동의 수단으로 자주 등장하게 된다. 바닷물에 담근 소나무를 재료로 목재의 이음매는 송진과 노끈으로 만들어 영락없이 조선시대의 나룻배를 연상케 한다. 배 안에 눈에 안 띄게 장착한 모터를 동력으로 삼아 바람이 거꾸로 분다 해도 촬영에 지장이 없게 만들었다고 한 제작진이 전했다. 이 배는 드라마 촬영이 끝난 뒤 충주시와의 협의를 거쳐 오픈 세트와 함께 관광 명소로 자리잡을 예정이다.

(충주=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