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 좋은 개살구예요. 완전히 ‘재주는 곰이 넘고 돈은 누가 챙긴다’죠”
<키스할까요> 이후 4년만에 <하늘정원>(제작 두 손드림 픽쳐스)으로 영화에 컴백하는 안재욱(31)을 27일 밤 서울 이화동의 촬영현장에서 만났다. ‘한류스타’로 알려진 그는 의외로 ‘한류라는 것’에 대해 부정적이었다.
“열풍까지는 모르겠어요. 얼굴 정도 알아보는 것은 있겠지만. 한류는 언론이 만든 것 아닌가요?” “국가에서 보호해 주는 것도 없고, 무슨 혜택이 있는 것도 아니고, 필요할 때만 찾고 생색은 ‘다른 쪽’에서 내고…”
그가 이런 생각을 갖게 된 것은 지난해와 2000년 각각 베트남과 중국에서의 공연이 무산됐던 경험이 큰 것 같다. 베트남 공연은 현지 사정을 몰랐던 공연기획자의 실수로 중국공연은 공연을 기획한 한국인의 공연사기로 취소가 됐다.
안재욱은 한동안 한국을 중심으로 활동할 계획을 밝혔다. <하늘정원>에 출연하는 것 외에도 내년 중에 TV드라마와 뮤지컬에 출연하며 본격적으로 한국활동을 재개할 생각이다.
“한동안은 이쪽에 포인트를 두고 활동할 생각입니다. 가끔 (중국에서)광고 같은 것 출연하는 일은 있겠지만. 제가 일을 안 하는 줄 알더라고요. 한국에서 얼굴을 안 비췄더니.”
<하늘정원>을 복귀작으로 선택한 이유는 간단하다. 시나리오가 재미있었기 때문. “시나리오가 너무 좋았어요. 죽음을 이야기하면서도 어둡지 않고, 잔잔하면서도 힘이 있고”
<하늘정원>의 시나리오 작가는 「연애소설」을 연출했던 이한 감독. 어린 시절의 상처 때문에 웃음을 잃고 살아가던 의사 오성과 중병에 걸렸지만 밝고 명랑한 광고 메이크업 아티스트 영주의 애틋한 사랑을 그리고 있다. 안재욱은 오성역을 맡아 영주역의 이은주와 호흡을 맞춘다.
사실 「별은 내 가슴에」와 「복수혈전」, 「안녕 내 사랑」 등의 TV드라마로 인기를 모았던 안재욱은 그동안 영화쪽에서는 그다지 ‘재미’를 보지 못했다.
첫 영화였던 <러브러브>는 그의 표현대로 하면 당시 8천500 명이었던 팬클럽 회원들과 자신의 친구들, 친척들 수를 합한 정도인 1만2천 명의 관객동원으로 참패를 했고 <찜>은 서울 40만 동원에 그쳤으며 <키스할까요>는 제작사와 불화 끝에 그다지 신통치 못한 흥행성적을 기록했다.
<하늘정원>은 그에게 국내 연예계 복귀작이면서 영화 재기작인 셈. 배우들 간에 호흡도 좋고 시나리오도 ‘딱’이기 때문에 기대를 걸어봐도 좋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안재욱은 현재 4집 앨범도 준비하고 있다. 현재 80% 정도 녹음을 끝내고 내년 초 발매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12월 30일과 31일에는 힐튼호텔에서 콘서트도 열 계획이다.
노래인지 연기인지 어디가 더 좋냐고 묻자 “안 그래도 좀 전에 은주씨랑 그 얘기 했다”며 망설임 없이 대답이 돌아왔다.
“연기는 일이고 노래는 취미죠. 좀 비싼 취미면서 잘하면 돈도 벌 수 있는. 그래서 뮤지컬 하는 것을 제일 좋아해요. 내년에는 하나쯤 해야죠. 몸이 굳기 전에”
<하늘정원>은 서울 이화동과 경남 사천 등에서 촬영한 후 내년 봄 관객들을 찾을 계획이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