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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만찮은 사제지간,<동갑내기 과외하기> 촬영현장
2002-12-04

“침소봉대.” “열라 구라 푸는 거지.”“사면초가.” “다구리 붙을 때 적들에게 빙 둘러싸인 거지.”“호사다마.” “다마라… 다마에 대해서는 내가 좀 알지. 그러니까, 다마에는 알다마, 포켓다마, 점프다마가 있는데….”언뜻 들으면 마치 조폭들의 선문답 같지만 엄연히 스승과 제자가 수업 도중 나누는 얘기로, 지난주 양수리촬영소에서 있었던 영화 <동갑내기 과외하기>의 한 장면이다.

과외를 하지 않으면 등록금을 내지 못할 처지인 대학생 수완(김하늘)이 내로라 하는 정재계 거물의 아들인 지훈 (권상우)의 과외수업 중에 일어나는 에피소드로, 과외수업 장면 촬영은 지훈의 방 세트에서 이루어졌다. 웬만한 신혼부부의 살림을 차려도 될 만한 공간, 벌써 10명이 넘는 과외선생을 갈아치운 만만찮은 경력의 소유자 지훈이 한칼에 닭을 잡는 닭집 딸인 수완을 스승으로 모시고 사자성어를 공부하는 시간이다. 두 사람의 이력만 봐도 섬뜩한 수업시간이 될 것이라는 것은 짐작이 가고도 남을 듯. 수완과 지훈의 감정대립이 이날 촬영의 최대 관건이다. 그래서일까 지훈 역을 맡은 권상우의 NG가 심상치 않다. “감정 좋아졌을 때 가자”라는 제작진의 요구에 머쓱했던 권상우도 이내 자세를 고쳐 잡는다. 이번엔 김하늘이 NG를 냈다. 권상우의 코에 담배를 꽂는 장면에서 너무 세게 꽂는 바람에 담배가 부러지고 만 것. 장내는 한바탕 폭소로 이어지고…. 동갑내기의 알콩달콩 연기만큼이나 부드러운 현장 분위기다. 연출을 맡은 김경형 감독은 “인터넷에서 동명수기를 보고 작품을 결심했어요. 신분 차이가 나는 동갑내기가 만나 충돌하면서 일어나는 얘기로 상황 자체가 너무 재미있었어요”라며 다른 코믹영화와 차별을 둔다면 “두 인물의 감정이 축적돼가는 과정에서 묘미를 느끼는 것”이라고. 12월 중순까지 촬영을 끝내고 내년 설 직후에 관객과 만날 예정이다.사진·글 정진환

(왼쪽부터 차례로)♣ 이 작품으로 데뷔하는 김경형 감독은 “두 배우의 작품이라고 할 만큼 작품과 배우의 이미지가 딱 들어맞는다”라며 특히 권상우의 코미디 연기에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수업 중 지훈이 담배를 입에 물자 화가 난 수완이 담배를 뺏어 지훈의 코에 냅다 꽂아버리는데…. 김하늘은 여러 번의 NG 끝에 꽂는 데 성공, 스탭들의 박수를 받았다.♣ “시나리오가 만화책처럼 쉽게 넘어갈 정도로 재미있었어요”라는 권상우. 그가 맡은 지훈은 공부는 뒷전인, 고등학교를 2년이나 꿇은 문제아다.♣ TV드라마 <로망스>에 이어 다시 한번 제자와 사랑에 빠지는 선생 역을 맡은 김하늘. TV에서 보여주던 다소곳하고 차분한 역이 아니라서 맘에 든다는 그녀는 이미지 변신에 강한 자신감을 보여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