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Skip to contents]
HOME > News & Report > News > 국내뉴스
[제7회 여성관객영화상] 여성의 욕망에 꽃을 던져라! [2]
2002-12-23

최악의 한국영화 2위는 여자의 처녀성과 가부장적 가치인 ‘가문’이 이야기의 주된 동기인 <가문의 영광>에 돌아갔다. 3위는 칸영화제 감독상 수상작이기도 한 임권택 감독의 <취화선>이 뽑혀, 여성 관객의 눈매가 일반 관객의 눈과 어떻게 다른지 여실히 보여줬다. 사극인 점을 감안하더라고 <취화선>에서 여성이 지나치게 ‘위대한 남성예술가에게 영감을 주는 몸’으로 가치절하되어 있음이 문제시되었다. <취화선>의 뒤를 이은 영화는 <중독> <생활의 발견> <오아시스>. <중독>은 남성주인공의 거짓말이 극을 이끌어가는 서사가, <생활의 발견>은 여성이 성적인 대상으로만 그려지는 점이, <오아시스>는 장애를 가진, 취약한 몸의 여성을 강간하는 남성의 행위와 강간이 사랑으로 이어진다는 이야기 흐름이 비난받았다. 그러나 <오아시스>에서 홍종두가 한공주를 위해 나뭇가지를 쳐내는 부분은 좋은 평가를 받았다.<오아시스>의 문소리가 베니스국제영화제를 필두로 청룡영화상, MBC영화상 등 국내 영화상 등에서 여우주연상 혹은 신인상을 휩쓸었던 올해, 여성 관객은 올 한해 최고의 여자배우로 주저없이 <밀애>의 김윤진을 뽑았다. <밀애>의 미흔 캐릭터를 통해 여성의 욕망을 솔직하게 드러내고 자신의 인생을 적극적으로 긍정하는 태도가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이날 시상식에서는 <밀애>의 수상사유를 설명해줄 만한 장면으로 미흔이 창가에 나체로 서 있는 뒷모습 실루엣 장면을 택해 보여주었다. 지난해, ‘스무살, 섹스말고도 궁금한 건 많다’라는 카피로 홍보되었던 ‘섹스리스’영화 <고양이를 부탁해>가 같은 상을 받았던 것과는 큰 차이. 김윤진은 “이렇게 좋은 상을 주셔서 감사하다. 남성캐릭터들 위주의 영화가 주를 이루고 있는 요즘에 여성이 주도하는 영화로 여성관객상을 받게 돼 매우 기쁘다”라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최고의 여자배우 2위는 <결혼은, 미친 짓이다>의 엄정화가 차지했고, <피도 눈물도 없이>의 이혜영이 그뒤를 이었다. 이날 시상식 객석에는 몇몇 남성 사진기자, 이현승 감독을 제외하고 유일한 젊은 남성이 있었는데 바로 <결혼은, 미친 짓이다>의 배우 감우성이었다. 감우성은 여성 관객이 뽑은 2002년 최고의 남자배우로 선정되어 단상에 올랐다. “좋은 자리에 초대해 주어 감사하다. 첫 영화로 좋은 영화를 만나서 이런 행운을 얻은 것 같다. 앞에 특별상을 받은 심재명 프로듀서가 여기서 최고의 영화상을 받은 영화들은 흥행이 안 됐다고 했는데, <결혼은, 미친 짓이다>는 흥행에도 성공을 했다. 아무래도 여성 관객 여러분이 찾아주어서 그런 것 같다”고 말해 좌중의 큰 박수를 받았다.최고의 남자배우상 시상에 앞서 특별상 시상이 있었는데, 명필름 대표인 심재명 프로듀서가 ‘이미연 등 여러 여성프로듀서를 배출한 공로’를 인정받아 수상했다. 감우성이 조크를 던진 심 대표의 말은 바로 이것. “시상 결과를 보니 최악은 다 돈 번 영화이고 최고는 다 돈 못 번 영화들이더라. 내년에는 최고의 여성영화로 흥행도 성공시켰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라고 수상소감을 말했다.최고의 작품상 트로피는 <밀애>의 변영주 감독이 받았다. 변영주 감독은 “여성 관객의 지지는 내게 빚처럼 느껴진다. 잘할 때까지 해보라는…. 적을 이롭게 하지 않는 범위에서 바운더리를 넓혀가고 싶다. 여성 관객을 더 확보하는 방향으로 나아갈지 남성 관객을 김기덕 감독에게서 뺏어오는 방향으로 나아갈지가 고민이다”라고 역시 재치있는 수상소감을 밝혔다. 최악의 작품상을 받은 <나쁜 남자> 팀은 이날 시상식에 참석하지 않았다. 대신 제작사가 행사를 축하하는 꽃바구니를 보냈다.▶[제7회 여성관객영화상] 여성의 욕망에 꽃을 던져라! [1]▶[제7회 여성관객영화상] 여성의 욕망에 꽃을 던져라!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