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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회 여성관객영화상] 여성의 욕망에 꽃을 던져라! [1]
2002-12-23

최고의 한국영화에 <밀애>, 최악의 한국영화에 <나쁜 남자> 선정

"여성이 주도하는 영화로 여성관객상을 받게 돼 매우 기쁘다." - 김윤진"첫 영화로 좋은 영화를 만나서 이런 행운을 얻은 것 같다." - 감우성"여성 관객의 지지는 내게 빚처럼 느껴진다." - 변영주"내년에는 최고의 여성영화로 흥행도 성공시켰으면." - 심재명연말에 열리는 각종 영화상 시상식 가운데 가장 이채로운 영화상이 여성관객영화상이 아닐까 싶다. 지난 12월16일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열린 제7회 여성관객영화상은 예년에 비해서도 특히나 흥미로운 결과를 보여줬다. <취화선>과 <생활의 발견> <오아시스> 등 남성 감독들이 만든 ‘작가영화’들이 ‘최악의 영화’ 후보에서 수위를 차지했고(<나쁜 남자>에 큰 차이로 지고 말았지만), 이 영화들에 비해 일반 평단에서 상대적으로 그리 후한 점수를 받지 못했던 <밀애>나 <결혼은, 미친 짓이다>가 ‘최고의 영화’ 후보에서 엎치락뒤치락하며 경쟁, <밀애>가 1등으로 선정됐다. 한국사회에서 ‘여성 관객’은 ‘다른’ 존재일까. 여자와 남자를 통틀은 ‘일반 관객’과 아주 다른 선택을 한 이 관객집단의 선택에는, 다른 어떤 영화상에서도 볼 수 없는 새로운 의미와 가치들이 빛나고 있다. ‘여성주의’라는 평가의 프리즘을 통과하고 난 뒤, 지난 1년의 한국영화들은 전혀 다른 성적표를 받아들게 된 것이다. 올해 여성관객영화상에서 최고의 한국영화로 꼽힌 변영주 감독의 <밀애>의 평가표를 보자. <밀애>는 ‘여성의 현실을 사실적으로 묘사한다’, ‘여성심리를 섬세하게 묘사한다’ 2개의 항목에서 1위, ‘여성의 욕구 혹은 욕망을 솔직히 표현한다’, ‘여성들간의 유대감, 자매애를 표현한다’, ‘사회체제나 제도에 대해 문제의식을 갖는다’ 등 3개 항목에서 2위 자리에 올라 모든 항목에서 고르게 지지를 받았다. <낮은 목소리> 변영주 감독의 장편극영화 데뷔작으로 김윤진이 주연한 이 영화는, 남편의 불륜으로 정신적인 상처를 받은 여자가 스스로의 삶을 자신의 욕망대로 영위하게 되는 지점을 포착한 작품이다. 남편의 폭력에 시달려온 다른 여성 조연캐릭터와의 유대도 표현돼 있다. 최고의 영화 2위는 유하 감독의 <결혼은, 미친 짓이다>에 돌아갔다. 엄정화 감우성 주연으로, 결혼제도에 얽매이지 않고 미혼 애인과 동거를 하는 여성의 행보를 그린 <결혼은, 미친 짓이다>는 ‘여성의 욕구 혹은 욕망을 솔직히 표현한다’, ‘사회체제나 제도에 대해 문제의식을 갖는다’ 등의 항목에서는 <밀애>를 앞질렀다. 3위는 <굳세어라 금순아>와 <좋은 사람 있으면 소개시켜 줘>가 공동으로 차지했고, <버스, 정류장>이 5위에 선정됐다. 류승완 감독의 <피도 눈물도 없이>는 순위에는 들지 못했지만 ‘여성들간의 유대감, 자매애를 표현한다’와 ‘여남간 성역할 구분을 뛰어넘는다’ 항목에서는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해 눈길을 끌었다. 최고의 한국영화가 근소한 차이로 경쟁을 벌인데 반해 최악의 한국영화는 <나쁜 남자>가 <가문의 영광> <취화선> 등을 따돌리며 1위로 결정됐다. 김기덕 감독의 <나쁜 남자>는 여성주의적 시각과 관련된 10개 세부항목 중 ‘사회문제에 대한 의식의 부재’ 항목을 제외한 전 부문에서 1등을 차지했다. ‘여성의 현실을 사실적으로 묘사하지 못하고 여남간의 고정된 성역할 구분에 얽매여 있으며 남성 의존적인 여성이미지가 지배적이고 여성의 희생과 헌신을 당연시하며 여성이 젊음과 외모 중심으로만 비쳐진다’는 것이, 여성 관객이 <나쁜 남자>에 내린 평가의 내용. 권은선 준비위원은 <나쁜 남자>가 “가학적이고 남근적인 상상력에 바탕을 둔 영화다. 선화가 사창가에서 첫 손님을 받는 장면은 강제적 성행위와 관음증적 시선을 동시에 보여주며 여성 관객의 입장을 곤란하게 한다. 특히 마지막에 두 사람의 관계를 운명적인 것으로 그린 것도 문제다”라고 말했다.▶[제7회 여성관객영화상] 여성의 욕망에 꽃을 던져라! [2]▶[제7회 여성관객영화상] 여성의 욕망에 꽃을 던져라!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