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Skip to contents]
HOME > News & Report > News > 국내뉴스
장고 끝의 악수?
2001-04-23

국내리포트/톱, 통화중

영진위 극영화제작지원작 발표, 일부에서 반발하고 나서

말 많던 영화진흥위원회(위원장 유길촌)의 극영화제작지원 사업 최종결과가 마침내 발표됐으나, 일부 영화단체와 제작사가 강력 반발하고 있다. 지난 4월16일 영진위가 최종 확정한 2000년도 극영화제작지원 제3차분 지원작은 <인형의 집>(한맥영화), <난나>(이 시네마), <살아있는 동안만 날마다 축제>(마오엔터테인먼트), <이클립스>(라이트 하우스), <클럽 버터플라이>(시네락픽쳐스) 등 모두 5작품이다. 지난 3월22일 이 사업과 관련, 위원회로부터 전권을 위임받은 유길촌 위원장과 이용관 부위원장은 이번 결정에 대해 “1차 심사를 통과한 18개사의 동의를 얻어 재심사를 하려 했으나 여의치 않아 불가피하게 2차 심사 통과작 중 해당 작품의 결격 및 하자 여부를 심의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지원을 유보한 <고양이를 부탁해>에 대해 영진위는 “해당 제작사인 마술피리가 영진위와의 약정을 성실하게 이행하고 있지 않아 지원을 유보했다”고 밝혔다.

영진위의 결정에 대해 가장 먼저 반응을 보인 쪽은 한국영화인협회(이사장 유동훈). 올해 초 정진우 감독의 <판도라>가 2차 심사에서 탈락하자, 심사의 공정성에 문제를 제기하며 재심을 요구했던 영협은 4월18일 성명서를 내고 “위원장이 부위원장에게 결정권을 위임한데다 한명의 위원과 감사가 퇴장하고 상임위원들이 기권한 가운데 4인의 위원만이 찬성한 결정이 정당한지 의문스럽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또 “이번 기회에 영진위 위원 전원의 퇴진 운동을 전개하고 이를 위해 영화인들의 서명작업에 나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영협의 주장에 대해 이용관 부위원장 역시 곧바로 반박 성명을 내고 맞섰다. 이 부위원장은 성명서에서 “감사 결과 보고서를 최대한 존중하기 위해 재심사안을 제시했고” “최종 결정안은 위원장과 부위원장이 합의한 내용을 위원회가 추인한 것”이라며, “위원장이 부위원장에게 결정권을 위임했다는 식의 주장은 영협쪽이 여론을 왜곡, 호도하려는 과도한 의도를 담고 있는 것으로밖에 볼 수 없다”고 말했다. 문제의 퇴장위원은 조희문 위원. 그와 관련, 영진위의 한 위원은 “조 위원은 지난 회의에서 상임위원에게 전권을 위임하자는 안을 낸 당사자”라며, “그런 그가 표결에 불참한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처사”라고 지적했다.

한편 마술피리쪽은 이번 영진위의 지원유보 결정에 수긍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오기민 대표는 특히 지난해 극영화제작지원 1차분 대상작인 <미소>를 이스트필름과 공동제작하기로 계약했는데, 이에 대해 영진위가 “작품에 대한 제작능력이 미흡하거나 지원사항을 전제로 불성실한 계약행위를 맺었다”며 지원유보 결정을 내린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주장한다. “영진위의 발표문을 보면, 우리가 이스트필름으로부터 무슨 대가를 받은 듯한 뉘앙스를 풍기는데 무슨 근거로 그런 이야기를 하는지 모르겠다. 공동제작계약을 하면서도 <미소> 제작이 무산될 경우 마술피리가 무한책임을 지기로 했다. 그 내용을 영진위에 보고하고 공식 답변을 기다렸지만 3개월 동안 아무런 말이 없었다. 설령 <미소>가 그렇다 치더라도 <고양이를 부탁해>의 지원 여부와 연결하는 것은 도대체 이해가 안 된다. 문제가 있다면 접수부터 2차 심사까지 하지를 말았어야 하는 것 아닌가. <고양이를 부탁해> 촬영을 이미 60% 이상 진행한 마술피리의 제작능력을 문제삼는 것도 이해되지 않는다.” 영협과 마술피리 양쪽 다 영진위의 결정을 수긍하지 않고 대응책을 마련중이어서, 일단락된 듯 보이던 극영화제작지원 사업 논란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이영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