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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 나이는 18 이하, 생각은 18 이상

18세 미만영화제 토리노에서 열려, 다양한 내용과 형식 돋보여

어린이와 청소년의 창작영화제인 18세 미만 영화제(Sottodiciotto Film Festival)가 지난해 11월30일부터 12월6일까지 자동차의 도시 토리노에서 열렸다. 18세 미만 영화제는 행사 명칭 그대로 18세 미만의 초·중·고교생들이 자신들의 이야기를 직접 카메라에 담아내고, 그 성과물을 선보이는 행사. 올해 3회를 맞는 이 영화제는 여느 영화제와 다른 특색을 가진 토리노영화제와 토리노시에서 주최하는 행사로, 올해 이탈리아 전역에서 158개의 작품이 출품됐다.

어린 필름메이커들의 작품은 학교 생활과 친구들의 이야기, 부모와의 갈등, 여행, 아기와 동물 등 신변잡기적 소재의 영화로부터 음악과 미술 등을 활용한 색다른 영상 실험을 선보인 작품까지 매우 다양했다. 또 전쟁과 기아 등에 시달리는 다른 나라의 또래 친구들에 대한 걱정과 관심을 표명한 작품이나 전쟁 등을 소재로 한 시사적인 다큐멘터리까지 선보여 영화제를 찾은 어른들을 깜짝 놀라게 하기도 했다. 이 영화제에선 학생들의 창작품은 물론, 학교 생활과 청소년을 주제로 한 교육적인 내용의 기성 영화들이 초청돼 특별 상영됐다.

피터 보그다노비치 감독의 성장 영화 <페이퍼 문> 등이 특별상영됐으며, 개막작으로는 인도계 영국 감독 거린다 차다의 <슈팅 라이크 베컴>이, 폐막작으로는 학교생활에 관한 다큐멘터리로 프랑스에서 250만명의 관객을 동원한 화제작 <존재와 소유>(Etre et avoir)가 상영됐다.또한 어린이에 관한 영화를 즐겨 만든 루이지 코멘치니 감독의 특별전이 열려 좋은 반응을 얻었다. 이 프로그램에선 <놀이 공원의 창>(La finestra del Luna Park), <카라브리아의 소년>(Un ragazzo di Calabria) 등의 장편과 감독이 자녀들과 함께 만든 단편 작품들이 소개됐다.

코멘치니 감독은 영화제 기간에 어린이와 청소년영화를 만든 공로를 인정받아, 특별공로상을 수상하기도 했다.영화계뿐 아니라 언론과 교육기관 등의 주요 인사들로 이루어진 심사위원들은 158편의 경쟁작 중 초·중·고교생 작품을 구분하여 각각 최우수작품상을 수여하였는데, 초등학생 부문의 최우수작품상은 부레샤초등학교에서 출품한 <영상을 통한 소리의 흔적>(Tracce sonore trame visive)에 돌아갔다. 단순한 도구들을 이용하여 어린이의 창조성과 환상을 표현했다는 것이 선정 이유.

중학생 부분 최우수작품상으로는 밀라노 비메르카데중학교 학생들의 사진과 그림을 이용한 애니메이션 <몬스터스 뮤직>이 선정됐다. 고등부문에서는 토리노고등학교의 <화면의 분노>가 선정됐는데, 문제아의 생활을 거칠게 흔들리는 화면으로 구성한 이 영화는 ‘영상의 힘’이 탁월하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영화제 기간 동안 다채로운 부대행사도 열렸는데, 특히 현직 교사들이 참석해 “영화와 텔레비전의 공포와 감동”이라는 주제로 뜨거운 토론이 열렸다. 또한 이번 영화제를 통해서 영화의 교육적 수단이라는 실험을 제시하였던 “학교 안팎에서 영화하기”가 매우 좋은 반응을 얻었다.

이번 영화제는 주최쪽의 조직과 운영면에서도 많은 질적 향상이 있었고, 2001년에 비해 주최쪽의 조직성에서도 많은 질적인 향상이 있었고, 지난해에 비해 관객도 25% 이상이 늘어나는 등의 좋은 성과를 올렸다.18세 미만 영화제는 해가 갈수록 그 위상이 점점 높아지고 있는데, 이는 청소년의 교육에 해악을 미친다고 치부되던 영화라는 매체가 청소년들이 그 창조의 과정을 체험함으로써 적잖이 교육적인 효과를 주는 아이러니를, 이탈리아 교육계에서도 절감하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