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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통신] 런던도 부탁해

<고양이를 부탁해> 런던에서 개봉, 현지 언론들 호평

<해리 포터와 마법의 방> <반지의 제왕: 두개의 탑> …. 런던의 연말 극장가의 모습은 세계의 다른 어느 곳과 별로 다를 바가 없었다. 아트영화/외국어영화들은 상대적으로 잠잠했던 이 시기에 한국영화 <고양이를 부탁해>가 첫눈처럼 살포시 그리고 신비로운 느낌으로 문을 열었다.<고양이를…>은 크리스마스 다음날인 지난해 12월26일부터 런던의 커즌 소호(Curzon Soho)에서, 그리고 27일부터 클래팸픽처하우스(Clapham Picture House)에서 개봉해 현재 개봉 3주째에 접어들고 있다.

지난 12월26일은 ‘박싱 데이’(boxing day)라고 해서 크리스마스 휴가기간으로 보통은 런던 시내의 다른 극장들을 말할 것도 없고 상점들도 문을 잘 열지 않는 날. <고양이를…>로 다른 극장들보다 하루 일찍 문을 연 커즌 소호는, <타임 아웃> 독자들의 투표에서 몇년째 가장 쿨한 극장으로 꼽힌 곳이다. 런던 시내 차이나타운과 소호 사이에 위치해 있는 이 극장은, 실험적이고 흥미로운 다양한 프로그래밍과, 다른 보수적인 극장들은 개봉을 주저하는 외국어영화들을 영국에서 제일 먼저 개봉해 유행을 주도하는 극장으로 명성이 높다.

그런의미에서 <고양이를…>이 커즌 소호에서 개봉한 것은 한국영화가 런던에서 가장 문화적인 욕구와 호기심이 강한 관객의 관심을 끌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커즌 소호의 매니저인 롭 케니는 기대하지 않았던 개봉 첫날인 26일의 결과가 무척 좋아서 본인도 놀랐다면서, 앞으로도 다양한 한국영화를 커즌 소호에서 선보일 수 있으면 좋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의 지난 몇년간의 경험으로 미루어볼 때, 일본, 한국, 홍콩의 영화들이 최근 런던 관객이 가장 보고 싶어하는 영화들이라는 것.

롭 케니는 <고양이를…>이 무엇보다도 흥미로웠던 것은, 다섯명의 십대 소녀들이 주인공으로 나오는 이례적인 영화이면서 흔히 십대 영화들에서 볼 수 있는 비슷비슷한 이야기들이 아니라는 점이었다고 말한다.<고양이를…>에 대한 영국 언론들의 현지 반응도 무척 좋은 편이다. 영국의 대중지인 <이브닝 스탠더드>는 <고양이를…>에 대한 리뷰의 제목을 ‘저기 있는 것은 크고 나쁜 세계라네’라고 달면서, “오늘날 그 나이 또래에 처한 사람들이 놓인 세계가 얼마나 비슷한가”를 느끼게 하는 “조용하고 겸손하지만, 굉장히 흥미로운 영화”라고 평했다.

다른 리뷰들도 공통적으로, 이 영화가 한국사회의 현실을 자연스럽게 드러내면서도, ‘10대에서 20대로 넘어가는 시기의 불확실성’에 대한 보편적인 경험과 감정들을 전달하는 면에서 탁월하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타임 아웃>의 제프 앤드루는, 정재은 감독의 연출에 대해 “상대적으로 사건이 적은 내러티브를 잘 고려되고 숙련된 페이스로 풀어내는 솜씨와 디테일에 집중하는 모습은 대만 감독 에드워드 양을 연상시킨다”고 평했다. 또, “다섯명의 여자배우 모두의 호연이 돋보인다”는 점도 높이 평가되고 있다. 한 영국 평론가는 한국에서는 클리프 리처드의 <Congratulations>의 멜로디에 맞춰서 생일 축하 노래를 부르는 것이 흥미로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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