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Skip to contents]
HOME > Culture > 비디오 > 신작비디오
이런 한심한 남자들,<뷰티풀 크리쳐>

Beautiful Creatures, 2000년감독 빌 이글스출연 레이첼 와이즈, 수잔 린치, 제이크 다르시, 톰 마니온장르 스릴러(유니버설)

달리는 열차를 배경으로 연인의 대화가 들린다. 남자가 가져온 골프클럽을 화제로 농담을 주고받으며 간간이 웃음도 들린다. 그러다 한순간 남자가 골프클럽이 어디 갔냐며 소리치자 여자는 좁은 열차 복도를 달려가 화장실에 숨는다. 그리고 말리던 차장이 남자의 주먹에 맞아 쓰러진다. 이게 <뷰티풀 크리쳐>의 시작이다. <뷰티풀 크리쳐>의 남자들은 하나같이 한심하거나 사이코다. 여자를 자신의 소유물로 생각하고, 폭력을 일삼는 족속이다.

집으로 돌아온 도로시(수잔 린치)는 남자친구 토니에게서 벗어나겠다고 생각한다. 짐을 꾸려 아파트를 나가는데 사고가 생긴다. 애완견 플루토가 달려간 곳에서는, 브라이언이 페툴라(레이첼 와이즈)를 신나게 패고 목을 조르는 중이다. 도로시는 자기 남자친구를 치는 기분으로, 거대한 파이프로 브라이언을 때려눕힌다. ‘죽여버리겠어’라는 소리를 듣는 건 정말 싫다면서. 쓰러진 브라이언을 데리고 일단 아파트로 돌아온 도로시와 페툴라는 대화를 나눈다. 두 여자는 모두 이상한 남자와 연애를 하고 있다. 그런데 목욕탕에 홀로 있던 브라이언이 일어나다가 다시 쓰러져 죽어버린다. 브라이언이 실족한 것으로 꾸미자고 합의하지만 플루토 때문에 일이 꼬인다. 이판사판 두 여자는 브라이언이 유괴된 것으로 꾸민 뒤 브라이언의 형 로니에게 돈을 받아내기로 한다.

<뷰티풀 크리쳐>는 여성판 강탈영화라고 부를 만하다. 쿠엔틴 타란티노의 <펄프 픽션>과 <재키 브라운>, 가이 리치의 <록 스탁 앤 투 스모킹 배럴스>와 <스내치>가 그렇듯이 작은 사건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엄청난 소동으로 확산된다. 타란티노와 리치만큼 치밀하고 화려하지는 않지만 <뷰티풀 크리쳐>는 아기자기한 즐거움을 선사한다. 애초에 범죄를 계획한 것은 아니지만, 남자에게서 벗어나려는 두 여자의 노력은 자꾸 범죄에 근접한다. 사건은 자꾸만 번지고 사람들이 꼬여든다. 브라이언의 실종을 조사하던 형사는 로니의 골프친구인 부패경찰이다. 게다가 페툴라를 보는 순간 한눈에 반한다. 토니는 도로시와 페툴라를 모두 소유하고 돈까지 챙기려 한다. 로니는 팔푼이 동생이 돈을 뜯어내기 위해 유괴사건을 조작했다고 생각한다. 모든 남자들이 동상이몽을 꾸는 동안 두 여자는 오로지 살아남기 위해 악전고투를 한다. <미이라2>와 <어바웃 어 보이>의 레이첼 와이즈가, 모든 남자들이 매혹되는 아름답고 순진한 요부로 변신한 것도 흥미롭다. 김봉석/ 영화평론가 lotusid@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