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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 김봉두> 홈페이지 제작,(주)카인드인포 애니메이터
이다혜 2003-04-02

‘제3의 영상언어’로 관객을 부른다

E-business, 특히 온라인 프로모션은 영화시장에서 빼놓을 수 없는 분야다. 그 방증이 영화 홈페이지다. 제3의 영상언어로 떠오르는 홈페이지 분야는 예상치 못한 기적을 일구어내는 중이다. 그리고 그 기적을 실력이라고 부르는 자들이 있다. 지난해 가을 영화보다 먼저 관객을 찾은 <연애소설> 사이트는 연일 1만5천건의 접속량으로 개봉 닷새 전까지 불과 일주일 만에 40만명에 가까운 방문자를 맞이했다. 타 사이트의 두배 이상이었고, 홈페이지 방문 폭주는 곧바로 영화 흥행으로 이어졌다. <봄날은 간다> <생활의 발견> <공공의 적> <중독> <피도 눈물도 없이> 등 15편 이상의 메가히트를 기록한 영화 홈페이지 전문 제작업체 (주)카인드인포(kindinfo)가 손댄 결과였다. 배우만 러닝개런티를 요구할 것이 아니라 사이트 제작사에서도 충분히 그런 조건을 걸 수 있겠다는 말에 박준원(36) 실장은 자신있는 표정이다. 영화 사이트는 이제 영화의 사전 홍보처 역할로만 만족하지 않을 태세다. 영화가 흥행에 실패하더라도 영화 사이트의 인기는 지속되며, 이미 간판을 내린 영화의 사이트는 문을 닫기는커녕 활발한 커뮤니티의 장으로 활용되는 중이다. <중독> 사이트가 오픈하기 전, 일부 열혈팬들이 시범 운행 URL을 추적, 방문하여 미리부터 게시판에 글을 올린 예나 <봄날은 간다> 홈페이지를 유지하기 위해 아예 게시판을 클럽 성격으로 바꿔 아이디를 통해 로그인하게 한 예는 그 뜨거운 방증이다.

문을 여는 순간 들려오던 상우와 은수의 메마른 대사(<봄날은 간다>), 연주곡 <마리아 엘레나>의 속깊은 애무(<생활의 발견>), 단숨에 시선을 사로잡던 강렬한 사운드와 속도감 넘치는 화면(<공공의 적>)에 이어 카인드인포의 후속작 <선생 김봉두>는 경쾌한 기타 반주에 맞춘 아이들의 천진난만한 노랫소리로 사이트 개시를 알린다. ‘누구세요’의 강원도 사투리 버전인 ‘누구시래요’라고 묻는 아이는 수챗빛으로 물들었다. 김봉두 선생님, 나이 많은 학생 최 노인, 다섯명의 전교생들을 동화풍 애니메이션으로 그려낸 이는 영상원 재학생인 이혜원(27)씨. 사이트 기획단계에서 일찍이 결정된 사항이 바로 애니메이션으로 가자는 것. 초등학생이 실제 그린 것 같은 삐뚤삐뚤한 선과 소박한 색 사용은 그녀의 장기였다. 칠판을 클릭해 시놉을 읽고, 아이들을 눌러 환경미화와 학교 운동회, 사방치기 놀이에 참여하다보면, 산내분교에서 하루를 꼬박 보낸 기분마저 든다.

이번 <선생 김봉두> 사이트는 한눈에 봐도 잘 만들었다는 느낌이 강하게 든다. 이에 박용준(34) 팀장과 류용현(34) 팀장은 입을 모아 “기획서부터 입이 잘 맞았던 작품”이라고 설명한다. 마케팅 컨셉이 처음부터 확실히 잡혀 있었고, 덕분에 시행착오로 시간을 허비하지 않았고, 재정적 지원도 어느 정도 안정되게 이뤄진 이른바 ‘이상적인 작업여건’이었다고. 시간이 갈수록 온라인 마케팅에 대한 제작사의 이해가 높아지고 있어, 사이트 지원에서도 그다지 궁색하게 굴지 않는다는 점이 일선에서 일하는 그들의 어깨를 북돋워주고 있단다. 카인드인포팀의 다음 작품은 <나비>다.글 심지현 simssisi@dreamx.net·사진 조석환 sky0105@hani.co.kr

프로필

2001년 6월 사무실 오픈<봄날은 간다>로 첫 데뷔이후 <오아시스> <좋은 사람 있으면 소개시켜 줘> <재밌는 영화> <생활의 발견> <밀애> <공공의 적> <피도 눈물도 없이> <서프라이즈> <선생 김봉두> 등의 홈페이지 제작현재 <나비> 사이트 제작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