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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 디지털 인터넷 영화축제, 세네프
2003-08-12

첨단의 디지털·인터넷 영화들을 선도적으로 소개해온 서울 넷 & 필름 페스티벌(세네프)이 4회째를 맞아 20~27일 서울 강남의 씨어터 2.0과 시네마 오즈, 남산의 서울애니메이션센터 3곳에서 오프라인 세네프를 연다. 지난 1일부터 시작된 온라인 세네프( www.senef.net)도 27일까지 계속된다. 모두 25개국 220여편의 장·단편이 소개된다.

‘영화의 미래’를 전체 슬로건으로, ‘근본으로의 귀환’을 올 부제로 내건 영화제는 첨단의 기법으로 영화미디어에 대한 성찰을 시도한 팻 오닐 감독의 <픽션의 몰락>을 개막작으로 선보인다. 감독은 일종의 할리우드 유령 이야기를 위해 첫 아카데미상 행사가 열렸던 할리우드의 스페인풍 최고급 호텔 앰버서더의 빈공간을 촬영한 뒤 인물들을 디지털 기법으로 합성했다. 20년대 지어져 최근 헐린 이 호텔 안에서 흑백으로 탈색된 할리우드 누아르 영화의 캐릭터들이 유령처럼 오가며 연회를 벌인다.

도그마 선언을 계승한 덴마크 토마스 기슬라슨 감독의 로드무비 , 프랑스 아르테에서 기획제작한 <남성/여성> 10부작들 중 <내가 보고 있다>, 아서 밀러의 딸 레베카 밀러의 선댄스영화제 대상 수상작 <각자의 속도>, 방대한 영화아카이브 속의 이미지로 유년시절의 기억을 탐색하는 마이클 훌붐 감독의 <삶의 모방>이 관심을 모으는 작품이다.

이름만 들어봤음직한 세르게이 파라자노프의 회고전은 세네프가 자랑할 만한 프로그램이다. 파라자노프(1924~1990)는 장 뤽 고다르가 “영화사원의 사제”라 칭한 러시아의 감독·화가이자 시인이며 감독이었던 그는 타르코프스키·소쿠로프와 함께 사회주의 리얼리즘으로 쇠락해가던 러시아 영화를 풍부한 시적 영감과 이미지로 살려놓은 인물로 꼽히지만, 정부로부터는 퇴폐적이며 불순한 영화라며 많은 박해를 받았다. 그의 대표작 <석류의 빛깔> <수람성의 전설> <아쉬크 케리브>와 함께 다큐멘타리 <파라자노프: 마지막 봄>이 상영될 예정이다. 또 테마기획전엔 1920년대 무성영화 걸작 4편- <탐욕>(에리히 폰 스트로하임), <선라이즈>(F.W. 무르나우) 등이 상영될 예정이다. 칸 영화제 감독주간 상영작이자, 무성영화 시대의 성인영화 12편을 모은 <건달과 섹스>도 초청될 예정이다.

세네프 디지털 펀드를 지원받아 제작된 2003 세디프프로젝트 <쇼우 미>도 첫상영을 앞두고 주목된다. 단편과 디지털 영화에서 이미 남다른 감각을 보였던 세 감독- 임창재, 남기웅, 임필성 감독의 옴니버스 영화로 각각 에로틱·코믹·호러 팬터지물을 선보인다.

김영희 기자 dor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