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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탭 기본권 | “생·존·권·을·보·장·하·라“
2001-05-25

충무로 현장 스탭들의 노동현실 점검, 그리고 대안 모색

충무로

조수급 스탭의 실태

신생제작사

네티스 미디어 엔터테인먼트의 프로듀서 이준성(34)씨는 충무로 생활 7년차였던 지난해 처음으로 1천만원이 넘는 연봉을 받았다. 94년 청주대

연극영화과 졸업 직후 A작품의 제작부 막내로 들어갔던 그는 당시 인건비는 한푼도 받지 못했다. B작품에서는 제작차장으로 ‘승진’했지만 1년

남짓한 기간 동안 150만원 정도만을 만져야 했다. 곧 C작품의 제작부로 투입됐지만, 6개월 동안 준비하다 기획단계에서 엎어져 200만원의

소득에 만족해야 했다. 이어서 맡은 D작품은 6개월 동안 40%가량 촬영하다 취소돼 역시 계약금조로 받은 200만원 정도에 만족해야 했다.

E작품에서는 제작실장을 맡아 1천만원을 받기로 했으나 제작사가 흥행이 실패했다는 이유로 잔금 500만원을 주지 않았다. 곧이어 터진 IMF사태로

10개월 동안 허송세월하던 그는 대기업이 투자했던 F작품을 만났고, 처음으로 애초 계약대로 700만원을 받을 수 있었다. 1999년은 그에게

다시 시련의 해였다. 시나리오가 괜찮다고 판단했던 G작품을 1년 가까이 준비했지만 제작사의 사정으로 시나리오가 다른 제작사로 넘어갔고, 그동안의

노력에 대한 보상금은 100만원뿐이었다. 그가 6년 동안 7개 작품을 작업하며 손에 쥔 돈은 웬만한 샐러리맨의 1년 연봉에도 못 미치는 1850만원에

불과하다. 결국 지난해 새로운 프로젝트를 통해 어느 정도 보상을 받은 셈이지만, 그동안 가족은 물론이고 주위 사람들에게 물적, 심적으로 피해를

입혔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그는 “나처럼 우둔하니까 그 길을 계속 걸어온 것 아니겠냐”며 씁쓸한 표정을 짓는다. 그러나 8년 만에 프로듀서

자리에 오른 그는 충무로 전체를 놓고 볼 때 어쩌면 운이 좋았던 경우인지도 모른다.

현재 조수급 충무로 스탭들이 작품에 참여하는 동안 받는 임금은 개인의 경력, 영화의 제작비 규모, 제작기간, 부서 등에 따라 모두 다르지만

대체로 월평균 30만∼100만원선. 이른바 ‘세컨드’, 그러니까 조감독급 아래의 스탭이라면 상한선은 50만원 정도에 머문다. 수치만을 놓고

본다면 노동부에서 규정한 최저임금 월 42만1490원에 크게 미달하지 않는 것으로 보이지만 이 기준은 하루 8시간 노동을 기준으로 한 것.

따라서 하루 14시간 이상 노동하는 것이 상례이며 밤샘작업이 수시로 이뤄지는 충무로 현실을 대입해보면 스탭들에게 최저임금은 넘지 못할 선인

셈이다. 게다가 촬영 때만 현장에 결합하는 촬영, 조명부 등과는 달리 프리 프로덕션 단계부터 제작에 참여해야 하는 제작부나 연출부의 경우 상황은

더욱 열악하다. 곧 촬영에 들어갈 <와니와 준하>의 조감독 윤순용씨는 1999년 12월부터 시나리오 각색 등 제작준비에 참여해왔다.

이번 영화를 통해 윤씨와 그외 연출부원 4명이 받는 임금은 모두 2300만원. 보름 전쯤 계약금으로 절반인 1125만원을 받았고 윤씨는 그중

400만원을 가졌다. 시나리오 각색료 200만원을 더하면 1년6개월 동안 600만원을 받은 셈이다. 지난해 5월부터 결합한 연출부원 4명의

경우, 캐스팅 문제로 촬영이 지연됨에 따라 미술 아르바이트나 정부의 실업급여로 1년 가까이 버텨왔다. 그나마 윤씨가 위안으로 삼는 점은 그동안의

고생을 감안해 러닝개런티 3%를 보장받았다는 사실이다. 하지만 그는 “인센티브에 앞서 일한 것에 대한 당연한 대가를 받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본다”고 말한다. 다른 영화의 조감독 김모(29)씨가 받기로 한 조감독료는 1500만원. 일견 괜찮은 대우를 받는 것처럼 보이지만, 지난해

2월부터 현재까지는 준비만 해왔으며, 대작영화인 탓에 이번 여름 촬영에 들어간다 해도 언제쯤 작업이 끝나게 될지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그는 함께 지난해 10월부터 준비작업에 참여한 연출부원들의 경우 500만원, 300만원선의 인건비를 감수해야 한다며 오히려 걱정해주는

편이다.

스탭들이

불만을 터뜨리게 된 배경

사실 그동안 충무로 스탭들의 열악한 환경은 한국영화계의 고질적인 문제였다. ‘영화는 배고픈 직업’이라는 충무로의 오랜 이야기에서 드러나듯 관행처럼

대물림해오던 이 문제가 최근 들어 불거져나오게 된 것은 무엇보다 영화가 하나의 산업으로 자리잡으면서 영화제작 환경이 급변한 데 기인한다. 오랫동안

영화는 돈 안 되는 일이었고, 스탭들은 영화를 만든다는 보람만으로 모든 걸 인내하던 게 충무로의 오랜 풍경이었다. 그러나 90년대 들어 대기업과

금융자본이 차례로 들어와 제작비 규모가 커졌고 멀티플렉스의 보급으로 시장이 넓어지면서 영화는 ‘돈 버는 사업’으로 떠오르게 됐다.

이제 영화는 문화라기보다 산업에 훨씬 가까워졌지만 스탭들에겐 영화문화의 시대가 필요로 했던 인내가 여전히 요구돼온 게 현실이다. 예전 같으면

감히 상상도 할 수 없을 만큼 많은 자본이 움직이고 있지만, 영화 만들기에 참여한 모든 사람들에게 그 혜택이 골고루 돌아가진 않은 것이다.

여기다 흥행에서 대성공을 거둔 몇몇 영화의 배우와 감독이 엄청난 소득을 기록하면서 현장스탭의 상대적 빈곤감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었다. 결국

최근 비둘기 둥지 등을 중심으로 광범위하게 확산되고 있는 “생존권 보장”, “계약제도 개선”, “인센티브 확대” 등 스탭들의 문제제기는 ‘한국영화산업의

획기적 발전’이라는 구호 아래 가려졌던 자신들의 기본권을 찾자는 주장에 다름 아닌 것으로 보인다. 지난 3월14일 개설된 비둘기 둥지 사이트의

회원 수가 2개월 만에 800여명으로 불어났다는 점도 이들 스탭의 요구가 절실하다는 사실을 간접적으로 보여준다.

저임금구조

재생산의 원인

외형상

발전한 듯 보이는 현재의 상황에도 스탭들의 저임금체제가 계속되고 있는 것에 관해 스탭들은 우선 스타시스템에 의존한 영화제작을 주된 원인으로

꼽고 있다. 한국영화 평균제작비가 1995년 10억원(순제작비 9억원)에서 2000년 21억5천만원(순제작비 15억원)으로 큰폭으로 늘어났는데도,

이중 상당 부분은 소수의 스타에게로 집중되고 있다는 것이다. 제작자들이 현실적으로 스타가 없이는 투자를 받기도 어렵고, 흥행도 어렵다는 논리를

내세우는 가운데 일부 스타배우들은 파격적인 조건으로 러닝개런티 계약을 하지만, 이러한 혜택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스탭들은 ‘부익부 빈익빈’이라는

인식을 키워가고 있다.

스탭들이 지적하는 또 하나의 요인은 대부분의 제작사와 프로듀서, 감독이 체계적인 프리 프로덕션과 치밀한 촬영진행을 위한 준비를 제대로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사전에 철저한 계획을 수립한다면 밤을 새워가며 촬영을 하거나 끝도 보이지 않게끔 촬영기간이 연장되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만일 촬영에 투입되는 기간이라도 줄여주면 다른 작품에 참여할 수 있어 연평균소득이 올라갈 것이라는 논리다. 이준성씨는 “또 하나의 문제는 체계가

없이 촬영을 하다보니 필요없는 곳에 돈이 너무 많이 들어가 그만큼 스탭들의 몫도 더 많이 책정할 수 없다”고 이야기한다. 스탭들이 보기에 치밀한

사전계획 수립이라는 요소는, 제작자들이 제기하는 “숙련도가 보장되지 않는데 어떻게 좋은 대우를 해줄 수 있냐”는 문제를 해결하는 또다른 대안이기도

하다. 연출부에서 7년, 촬영부에서 3년 동안 활동해온 김모(29)씨는 “촬영부 퍼스트 시절 1주일동안 매일 버스에서 2시간씩 잠을 재우며

촬영했다.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포커스가 나갔다며 숙련도를 거론할 수 있냐”고 말한다.

같은 현실을 보는 제작사의 관점은 좀 다르다. 우선 그동안 인건비가 꾸준히 올라갔다는 것이다. 한 중소제작사 대표는 “인건비는 연평균 10%씩

올라왔다. 특히 촬영 등 일부 분야의 감독급 스탭의 경우 인력이 제한돼 있어 갈수록 인건비가 오르고 있다. 또 예전에는 20∼30명의 스탭이면

한 작품을 만들 수 있었지만 요즘에는 블록버스터급이 아닌 웬만한 작품에도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40∼50명을 동원한다”고 말한다. 물론 조수급

스탭들의 인건비가 생계비 이하에 머물고 있다는 점에 동의하는 제작사도 많다. 하지만 이들은 현행의 도제시스템을 문제로 지적한다. 개개인의 숙련도나

능력보다는 경력연수에 의해 노동력의 값이 매겨지는 것은 부당하며, 오히려 이 때문에 임금 또한 하향 평준화된다는 얘기다. 싸이더스의 윤상오

실장은 “만약 할리우드처럼 믿을 수 있는 기준에 의해 각 스탭의 기술 등급이 매겨진다면 지금보다 더 많은 임금이 지급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또 메이저 제작사들의 경우, 비둘기 둥지 등에서 제기되는 대부분의 피해사례는 신생제작사 또는 프로덕션을 관리할 수 있는 능력이 없는

제작사에서 발생하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쟁점과

현안

현재 이같은 상황에서 스탭들이 제작사와 투자사에게 요구하는 것은 우선 합리적 내용의 표준계약서 작성이다. 현재 통용되는 계약서는 “본 영화의

제작 완료일까지 모든 기능 및 역할을 담당하고 제공하며…”, “관계법규 또는 불가항력적인 여건으로 ‘갑’이 본 영화를 제작할 수 없는 경우에

‘을’은 계약금을 즉시 환불 또는 ‘갑’의 요구에 의해 타작품으로 교체할 수 있다” 등의 일방적으로 제작자의 입장만을 반영하는 내용으로 꾸며져

있고 스탭들의 권리를 보장하는 내용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니 제작이 애초 계획보다 훨씬 연장되거나 캐스팅 문제 등으로 계획이 뒤집혀도

아무런 항변을 할 수 없다는 게 스탭의 이야기다. 때문에 어느 정도 시간의 한도를 정하고 그 시간보다 촬영이 길어질 경우 추가수당을 지급해야

한다거나, 재계약을 해야 한다는 등의 규정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원천적으로 이같은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제작사들이 프리 프로덕션

단계에서부터 치밀하게 계산해야 하며, 스타의 캐스팅이나 파이낸싱이 안 된 상태임에도 팀을 꾸리는 ‘관행’을 멈춰야 한다고 주장한다.

스탭들이 제기하는 또 하나의 요구는 도제시스템의 산물인 현재의 ‘일괄계약’ 방식을 ‘개별계약’으로 바꿔달라는 것이다. 각 파트의 감독급인 ‘오야지’나

조감독급이 대표로 계약하는 현재의 일괄계약 시스템에서는 적정한 배분이 이뤄지기 어렵다는 얘기다. 개별계약제는 스탭들의 영화에 대한 소속감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이라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또 하나는 러닝개런티. 한 작품이 성공한 것은 소수 스타나 감독뿐 아니라 전 스탭의 노력에

의한 것이므로 당연히 수익에 대해 요구할 권리가 있다는 것이 일부 스탭의 논리다. 결국 적절한 인센티브를 보장하면 좀더 양질의 노동을 제공하게

되지 않겠냐는 것.

이러한 스탭들의 문제제기에 대해 제작사쪽은 즉각적인 답보다는 차분한 논의와 연구를 제안한다. 스탭들의 주장에 원칙적으로 동의하면서도, 제작진들의

비합리적이며 때로 광적으로 보일 만큼 격렬하고 전투적인 일 방식과 공동체정신이 오늘의 한국영화가 가진 가장 큰 힘이므로, 이 에너지를 보존하면서도

스탭 생존권을 확보하는 지혜로운 길을 공동 모색해야 한다는 것이다. 메이저급 영화사의 한 제작자는 ‘점진적인 변화’를 주장하며 이렇게 말한다.

“제작준비에 합리성을 기한다는 것은 제작자 입장에서도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그동안 한국영화의 경쟁력은 ‘감독의 영화’라는 점이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감독이 이렇게 저렇게 즉흥성을 발휘하고 촬영기간도 마음대로 조절했기 때문에 여러 가지 기술면에서 부족한 우리도 완성도가

있는 작품을 만들 수 있었던 것이다. 당장 기준일시 등을 명시한 표준계약서를 시행하면 프로듀서는 일정을 무리하게 진행해 작품의 퀄리티가 떨어지며

이 시스템에 숙달되지 않은 스탭들의 고생이 더 심해질 것이다.”

오기민 마술피리 대표는 “표준계약서 문제와 숙련도 문제는 닭과 달걀의 문제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표준계약서를 먼저

제정하는 것이 스탭들의 숙련도를 향상시키고 이를 객관적으로 보증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는 데 도움이 된다면 얼마든지 동의하겠다”고 말한다.

개별계약제에 대한 제작사들의 입장은 이미 여러 작품에서 시행하고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는 쪽이다. 물론 촬영부면 촬영부 내에서 먼저 해결하는

것이 선결과제라고 지적한다. 어차피 팀 단위로 작품 계약을 맺는 충무로 현실을 고려할 때 스탭들이 ‘오야지’를 설득, 개별계약을 맺는 것에

합의한다면 된다는 얘기다.

한편 스탭들과 일괄적인 인센티브 계약을 맺는 것에 관해 제작자들은 대체로 부정적이다. 인센티브 계약은 작품의 특성에 따라 결정할 문제란 얘기다.

즉 촬영이 결정적인 역할을 해야 하는 영화라면 촬영감독에게 러닝개런티를 보장해줄 수 있고, 주연배우가 영화의 핵심이라고 판단된다면 이들에게

동기를 부여할 수 있다는 것. 단 충분한 수익이 발생할 경우 보너스를 지급한다는 등의 사후적인 보상에는 제작자들 사이에 큰 이견이 없다. 그러나

이런 보너스라도 제작자의 자의가 아니라, 계약조건에 명시해 지급해야 한다는 의견도 만만찮다. 명필름의 이은 감독은 “<공동경비구역 JSA>

당시에는 생각을 못했는데, 사후보상 비율 등에 관해서도 명문화할 필요가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한다.

새로운

출발을 위한 움직임

비둘기 둥지의 활동으로 일단 공론화된 스탭들의 생존권 문제는 차츰 해결의 가닥을 잡아가고 있다. 우선 비둘기 둥지는 지난 5월17일 영화진흥위원회에서

영진위, 영화인회의 등과 회의를 갖고 표준계약서 등의 문제를 논의했으며 18일에는 대학로에서 오프라인상의 첫 정기모임을 열어 기본적인 입장을

논의했다. 비둘기 둥지가 모든 스탭이 모이는 공간이라면, 분야별 스탭들의 모임인 ‘조수협의회’도 서서히 가시화되고 있다.

5월15일 세방현상소에서는 촬영 분야의 퍼스트급 이하 젊은 스탭들의 모임인 촬영조수협의회 ‘뷰파인더 2001’이 20여개 팀의 회원 11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첫 모임을 가졌다. 이들은 이날 모임을 통해 앞으로 처우개선을 위해 조명, 연출 등 다른 분야의 조수협의회와 연대해 활동을 벌여나가겠다는

계획을 수립했다. 또 1개월에 두번의 모임을 통해 제작자, 감독과 함께 한국영화 풍토 개선을 위한 토론, 기술적 발전을 위한 재교육 프로그램

등을 진행키로 결정했다. 이번주중으로 150여명이 참여하는 가운데 조명 분야의 조수협의회도 모임을 가질 계획이다.

한편 영화인회의는 스탭 처우개선을 주요 사업으로 결정하고 현재의 비대위 내에 ‘한국영화 제작환경 및 스탭 처우개선위원회’를 구성, 이현승 감독을

위원장으로 선임했다. 개선위원회는 스탭과 제작자들의 의견을 조율할 수 있는 창구 역할을 중점적으로 수행할 계획이다. 영화인회의는 또 분야별,

공정별 환경조사를 실시해 표준계약서 작성과 노동조건 개선을 위한 표준자료로 삼을 예정이다. 또 오는 5월30일에는 비둘기 둥지, 영화인회의는

물론이고 영화인협회, 촬영감독협회, 감독협회, 디렉터스 컷 등 현장 영화인 단체의 첫 연석회의가 열릴 예정이기도 하다.

결언

현재 현장의 스탭들이 요구하는 사항은 최소생활에 대한 보장에 대한 요구에서부터 수익 배분구조나 저작권 보장, 영화제작 시스템 개혁 등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며 다양하다. 때문에 이들이 제기하는 문제를 한순간 해결하는 것은 무리로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조수급 스탭들의 생존권 보장만큼은 미룰

수 없는 과제다. 다행인 점은 영화인회의를 중심으로 신진 영화인들이 이 문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는 사실이다. 영화진흥위원회 김혜준 정책연구실장은

“그동안은 나름대로 합리적이라 불리는 제작사들조차 우선 생존을 위한 방정식을 풀기 위해 골몰했기 때문에 스탭의 처우문제에 소홀했던 점이 있다.

하지만 제작시스템이 안정화되어가고 있으며 스탭들의 요구가 분출함에 따라 이 문제 역시 가닥을 잡을 것이다. 아마도 이는 스탭들의 생존권을 충분히

보장하면서도 한국영화의 역동성을 이끌어온 기존 도제시스템의 장점을 살리는 쪽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스탭 생존권은 개인의 당연한 기본권리 보장이라는 차원뿐 아니라, 영화산업 전체의 발전을 위해서도 절실한 사안이다. 현재 상황으로는 우수한 인력들이

영화의 꿈을 접고 현실적인 이유로 CF나 방송, 뮤직비디오 등으로 옮기는 것을 막을 수 없다는 이유도 있지만 무엇보다 꿈만 먹고 살아온 젊은

영화인들에게 진짜 신명과 희망을 불어넣어주는 것이야말로 한국영화의 밝은 미래를 보장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글 문석 기자.위정훈 기자.이영진 기자 사진 오계옥 기자

▶ 스탭

기본권, 이제는 말할 때

▶ 충무로

현장 스탭들의 노동현실 점검, 그리고 대안 모색

▶ ‘비둘기

둥지’는 어떤 모임인가

▶ 인터뷰

| 촬영조수협의회(가칭) 임시회장 박용수

▶ 촬영스탭

보수현황 설문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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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과 처우 개선을 둘러싼 난상토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