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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잉글랜드 액츄얼리?

<러브 액츄얼리> 개봉, ‘진짜 영국다움’에 대한 가벼운 논란

<네번의 결혼식과 한번의 장례식> <노팅힐> <브리짓 존스의 일기> 등 성공적인 로맨틱코미디영화를 줄줄이 내놓았던 워킹 타이틀의 야심작 <러브 액츄얼리>가 드디어 11월21일 영국 전역에서 개봉됐다. 이 영화의 감독은 <네번의…>와 <노팅힐>의 각본을 썼던 리처드 커티스의 감독 데뷔작이기도 하다. 그리고 이제는 거의 정형화되다시피한 이 로맨틱코미디영화들에서, 우유부단하지만 사랑스럽고 코믹한 캐릭터를 계속 연기해온 휴 그랜트가 독신의 영국 총리로 출연, 기존의 캐릭터 그대로를 연기한다.

지난 한달간 온갖 광고 매체를 도배하다시피한 적극적인 PR공세를 펼친 이 영화는, 굳이 광고 효과에 힘입지 않아도 관객을 끌어들일 만한 흥미로운 요소들을 많이 갖고 있다. 아홉 가지의 서로 다른 사랑 이야기가 담겨 있는 이 영화에 출연한 스타들의 면면도 훌륭하거니와 미국 대통령이 영국 총리를 방문해서 그가 사랑에 빠진 아가씨를 넘본다는 코믹한 상황도, 실제 조시 부시 대통령의 영국 방문과 겹쳐지면서 이야깃거리가 되고 있는 것.

크리스마스에 볼 만한 재미있는 엔터테인먼트영화라는 긍정적인 리뷰부터, 리처드 커티스식의 로맨틱코미디 공식은 이제 한계에 다다른 것 아니냐는 비관적인 진단까지 이 영화에 대한 리뷰들은 꽤나 다양하다. 뛰어난 배우들- 에마 톰슨, 리암 니슨, 콜린 퍼스 등- 의 호연에 힘입어 사랑의 감정들이 진실되게 느껴지는 훌륭한 장면들도 있지만, 대개의 이야기들이 충분히 발전되지 못해서, ‘135분짜리 <러브 액츄얼리>라는 영화의 예고편을 보는 것 같다’는 시니컬한 시각도 있다. 계속해서 지적되었던 것이지만, 리처드 커티스류의 로맨틱코미디영화가 사랑 외에는 별 걱정이 없는 영국 중산층의 삶을 영국적인 삶으로 전형화한다는 것에 대한 불만들도 터져나오고 있다. 그러나 모두 동의하는 것은, 짧은 순간이지만 에마 톰슨이 보여주는 씁쓸한 사랑의 배신감이 훌륭하게 표현됐다는 것과 빌 나이히가 보여주는 노령의 짓궂은 록스타로서의 매력적인 연기다.

그외에 이 영화에 대한 또 다른 불만들이 있다면, 이 영화가 상당 부분 실제를 왜곡(?)한다는 것이다. 첫째, 이 영화에서 크리스마스 시즌, 런던에는 흰눈이 계속 내린다. 그러나 실제로는, 일년에 한두번 올까말까 한 눈을 이렇게 마구 내리는 것으로 묘사하는 것은 런던에 대한 왜곡된 이미지라는 것. 둘째, 여전히 휴 그랜트식의 날리는 머리가 유행인 것처럼 보이게 하는 오해. 셋째, 어째서 이 영화에 나오는 미국인들은 아무도 비만인 사람이 없는데다가, 미국식 악센트가 들어간 영국식 영어표현들을 이다지도 잘하는가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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