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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면 된다는 고집만 버리자, <부두 빈스>

장르: 어드벤처

배급사: 마이크로소프트

플랫폼: Xbox

언어: 영어 음성/영어자막

“내 이름은 빈스. 깨어보니, 집안이 엉망이더군. 무슨 일이지? 그때 샤메인 마님의 텔레파시가 느껴졌어. 코스모에게 납치를 당하셨대. 세계 평화가 달렸다는 말씀에 용기백배, 놈들의 소굴로 출발! 첫 번째 보스 몬스터 ‘죽음의 돼지 저금통’을 해치우는 건 식은 죽 먹기였는데 방금 마주친 ‘휘발유 펌프’는 쉽지 않네. 녀석이 던진 쇳덩이에 맞아 죽고 살아나기를 여러 차례. 싸움으로 맞설 상대가 아니란 결론을 내리는 순간, 눈에 들어온 푯말 하나. ‘화기 접근 금지’, 그래, 이거야!”

<부두 빈스>는 흥겨운 재즈 선율 속에 작은 인형의 모험을 따라가는 어드벤처 게임이다. 이 세계에서는 ‘부두’란 단어가 연상시키는 음습함이 느껴지지 않는다. 대신, 주인공보다도 귀여운 몬스터와 웃음을 자아내는 빈스의 엽기발랄한 자해 공격이 있을 뿐이다(빈스는 ‘부두 인형’이다!).

<부두 빈스>의 중요한 관문은 대부분 매운 주먹이 아닌 반짝이는 재치로 지나야 한다. 그렇다고 혹시나 이 게임 때문에 자신의 지능지수를 의심하게 되지는 않을까 걱정할 필요는 없다. 힌트는 늘 가까운 곳에 있을 테니. ‘하면 된다’는 고집만 버리자. 생각을 유연히 하고 고개를 드는 순간, 문제 해결의 실마리가 눈에 쏙 들어올 것이다. 무난한 난이도, 게이머를 지치게 하지 않는 길이의 <부두

빈스>는 어드벤처 장르에 입문하려는 이에게 딱 어울리는 게임이라 하겠다.

그런데, 대화에서 이야기 진행의 단서를 찾아내는 어드벤처 게임임에도 불구하고 <부두 빈스>가 영어 버전 그대로 출시된 것은 유감스러운 일이다. 특정 게임이 5년 넘게 판매 차트 1위를 지키는 기형적 시장에서, 비인기 장르인 어드벤처에 한글화까지 더하면 수지를 맞출 수 없다는 것이 배급사의 판단이었겠지만. 심형래씨의 말을 인용하면서 글을 마무리할까 한다. 팔리지 않으니 신경을 쓰지 않는 것일까, 신경을 쓰지 않으니 팔리지 않는 것일까?

노승환/ 게임마니아 bakerboy@hanafo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