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Skip to contents]
HOME > News & Report > Report > 해외통신원
[런던] 영국 극장가의 조용한 다큐 돌풍
2003-12-31

산악다큐 <Touching the Void> 흥행권 진입, 대자연의 풍광 돋보여

최근 영국 극장가에 나타나는 두드러진 현상 중 하나는 다큐멘터리의 강세다. 마이클 무어의 <볼링 포 콜럼바인>부터 프랑스 다큐멘터리 <마지막 수업> 등이 극장가에서 선전한 데 이어, 12월 첫주에 개봉한 산악다큐멘터리 <Touching the Void> 역시 박스오피스 10위에 올라 다큐멘터리영화의 강세 경향을 이어가고 있다.

<Touching the Void>는 지난 1985년 페루 안데스 산맥의 ‘the Siula Grande’를 정복하려 했던 두 영국 젊은이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당시 스물한살과 스물다섯살이었던 사이먼 예이츠와 조 심슨은, 심한 눈바람 속에서 조난을 당한다. 조 심슨은 한쪽 다리가 부러진 채, 로프에 매달려 허공에 매달려 있게 되고, 그렇게 있기를 몇 시간, 여느 산악인이 처할 수 있는 최악의 딜레마에 처한, 사이먼 예이츠는 이미 친구가 죽었을 것으로 판단, 로프를 자른다. 그런데 깊은 절벽 아래로 떨어진 조 심슨은 다행히 죽지 않았고, 한치 앞도 볼 수 없는 상황에서, 부러진 다리를 질질 끌고 산을 내려와, 마침내 베이스 캠프에 이르게 된다. 이 다큐멘터리는 자신의 경험을 담은 조 심슨의 동명의 책- 세계적으로 50만권 이상이 팔린- 을 바탕으로, 실제 상황의 재연과 두 인물의 인터뷰를 오가며 진행된다.

원래는 <채널4>에서 방영할 목적으로 기획됐던 이 다큐멘터리는 제작과정에서 산악 촬영에 필요한 높은 제작비를 충당하기 위해, 영국 필름 카운슬을 비롯 여러 곳에서 투자를 받으면서, 극장용 영화로 방향을 선회했다. 이 다큐멘터리는 1972년 뮌헨올림픽에서의 테러리스트들의 인질극에 관한 다큐멘터리 <One Day in September>로 아카데미상을 수상한 바 있는 케빈 맥도널드가 맡았다. <Touching the Void>의 매력은 무엇보다도 기존 산악영화들의 클리셰를 넘어서, 절체절명의 순간에 처한 인간의 심리와 경외감을 불러일으키는 어마어마한 대자연의 풍광에 있다는 평이다. 런던=이지연 통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