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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프랑스 영화비평의 기원
2004-01-13

프랑스 영화비평의 선구자 에밀 뷔예모즈에 관한 연구서 나와

“프랑스인은 모두 영화비평가이다”라는 말은 프랑스인들의 영화수용의 특징을 비유적으로 표현해주는 말이다. 프랑스에서 시네필과 시네클럽, 그리고 영화비평의 전통은 루이 델뤽으로부터 시작된다고 여겨져왔다. 그는 1917년에서 1924년 기간 동안 시네클럽과 영화 리뷰들을 만들면서 영화라는 젊은 예술에 대한 새로운 접근과 해석을 제시했다. ‘시네아스트’(cineaste)라는 용어 또한 루이 델뤽으로부터 기인한다. 이 밖에 리시오토 카누도(Ricciotto Canudo)가 1920년에 만든 ‘제7의 예술동호인클럽’(le Club des amis du septieme art)과 장 테데스코(Jean Tedesco)의 영화상영회 등은 프랑스의 시네필적 전통의 근간을 이루는 것들이다.

1910년대와 20년대는 프랑스에서 영화비평이 그 싹을 틔우던 시기이다. 에밀 뷔예모즈(1878∼1960)는 1916년 가을부터 영화에 대한 좀더 심층적인 비평과 해석의 글들을 준비한다. 그는 많은 장애에도 불구하고 영화와 영화비평의 가능성들을 계속해서 옹호한다. 1916년 11월29일, 프랑스의 유력한 일간지 <르 탕>(Le Temps)의 3면에 ‘스크린 앞에서’(Devant l’ecran)라는 제목으로 에밀 뷔예모즈의 영화평이 게재되기 시작하는데, 전세계적으로 볼 때 이것이 일간지 영화평의 효시가 된다. 1942년까지 이어진 에밀 뷔예모즈의 ‘스크린 앞에서’는 프랑스적 영화비평의 전통을 이루고 있다. 이러한 전통을 근간으로 프랑스는 이후 다수의 영화비평가들을 지속적으로 배출했으며, 생산자적 입장에서뿐만 아니라 수용자적 입장에서도 영화를 문화와 사유의 주요한 장으로서 기능하도록 해왔다. 에밀 뷔예모즈의 영화비평은 시기적으로도 루이 델뤽이나 다른 인물들에 비해 앞서 있으며, 저작의 양이나 영화의 분석과 접근에서도 좀더 선구적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영화사나 영화비평의 역사에서 그는 잊혀진 인물이었다.

영화와 영화비평의 잠재적 가능성을 일깨운 에밀 뷔예모즈가 다시 세상의 빛을 보게 되었다. 2003년 말, 현재 영화비평가로 활동하고 있는 파스칼 마뉴엘 휴(Pascal Manuel Heu)는 프랑스 영화비평의 선구자인 에밀 뷔예모즈의 궤적과 저작들을 연구한 저서인 <영화의 시대. 에밀 뷔예모즈, 영화비평의 아버지, 1910∼1930>(Le Temps du cinema. Emile Vuillermoz, pere de la critique cinematographique, 1910∼1930, par Pascal Manuel Heu, editions L'Harmattan, 316 pp.)를 통해 프랑스 영화비평의 전통에 대한 재평가의 필요성을 제시하고 있다. 파리=차민철 통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