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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포럼 | 애니메이션 부문
2001-05-30

유쾌상쾌통쾌한 상상력의 영토

[existence]

이명하| 5분40초| Beta| 컬러

개와 고양이의 재미있고도 쓸쓸한 이야기. 어딘가 난해한 구석이 있는 작품들 가운데서 유독 돋보이는 쉽고도 감동적인 작품이다. 비오는 어느 날

밤 개는 바에서 홀로 술을 마시며 울고 있는 고양이를 만난다. “집에서 쫓겨났단 말이야”라며 괴로워하는 고양이. 개는 고양이를 위로한다. 좋게

생각하라고, 여행도 갈 수 있고 이제 주인 잔소리 안 들어도 되지 않냐고. 동물소리로 나누는 이들의 대화내용은 자막으로 나타난다. 절로 웃음이

나면서도 가슴 한구석 찡해오는 이 이야기는 이 개와 고양이가 훗날 어떤 노년을 보냈는지에 관한 에필로그까지 들려준다. 그림은 동화책의 삽화

같은 느낌. 지난해 한국독립단편영화제 인디애니부문 최우수상, 히로시마 국제애니메이션영화제 신인상 수상작으로 2001인디포럼 국내초청작 5편

중 1편이다.

[Falling]

전영찬| 4분| 35mm| 컬러

고층빌딩 옥상에 아슬아슬 발을 걸치고 선 소년. 자살을 결심한 듯 소년은 지상으로 낙하를 시작한다. 그러나 땅바닥에 머리가 닿기 직전 소년의

낙하는 정지된다. 사람들도 모두 얼어붙고, 그때 그림은 위아래가 180도 뒤바뀐다. 소년이 하늘을 한번 두손으로 힘차게 치자, 이제 거꾸로

매달려 있던 다른 사람들이 우수수 떨어져내린다. 세상을 ‘왕따’시키는 왕따의 쾌감. 소외받는 소수의 사람들이 세상을 전복시킬 수 있다는 메시지가

유쾌한 반전 속에 시원스레 전달된다. 단편영화의 기발한 상상력을 애니메이션의 자유로움을 통해 맘껏 표현해낸 작품.

[Auto]

전하목·윤도익| 5분| Beta| 컬러

#@005#@

올해 안시애니메이션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한 3D컴퓨터애니메이션. 짤막한 에피소드를 통해 디지털문명에 대한 비판이라는 메시지를 인상적으로 전달한다.

지친 날개를 쉬고자 비행기 날개 위에 내려앉는 새들. 전자동으로 조종되는 비행기 속에서 관측실 조종사는 이들을 향해 기관총을 쏘다 그만 비행기의

엔진을 쏴버린다. 비행기는 추락하고 살아남은 한 마리 새는 유유히 하늘로 날아오른다. 그러는 동안에도 여전히 잠에서 깨어날 줄 모르는 주조종사.

유유히 흐르는 경쾌한 음악과 금속성 질감의 그림이 작품의 풍자적인 분위기를 한껏 돋운다.

[언년이]

유진희| 7분| 35mm| 컬러

#@005#@

유리 위에 그림을 그려 촬영하는 페인팅 온 글라스 기법의 애니메이션. 할머니와 함께 시골에 사는 언청이 소녀 언년이의 어느 오후를 그렸다.

쌀독을 깨고 도망친 언년이는 마을의 바보 소년을 놀리고, 다른 아이들은 언년이를 째보라고 놀린다. 유리 위에 그려진 그림들이 어린 시절 한때를

투명한 톤으로 살려내고 이는 작가의 소녀적 흑백사진 한장으로 마무리된다. 지난해 독립단편영화제와 동아LG애니메이션 공모전 수상작.

[GRAVITY]

이민형| 5분| Beta| 컬러

동그란 통 안 쪽에 그림들이 붙어 있어서 그것을 돌리면 ‘애니메이션’이 되는 장치. 기계를 돌리며 그림을 보던 아이가 기계 속에 들어가버리더니,

그 속에서 자신처럼 그림기계를 돌리는 또다른 아이의 뒷모습을 본다. 작가가 밝힌 주제는 ‘운명’. 컴퓨터애니메이션의 기법을 잘 살린 이 작품은

거울미로처럼 끝없이 이어지는 미로 속을 여행하는 서스펜스를 담고 있다. 올해 안시애니메이션 파노라마 부문 진출작.

[GRANDMA]

조성연| 4분30초| Beta| 흑백

일제시대를 경험했던 할머니의 삶을 동화적으로 표현한 작품. 실루엣애니메이션 기법을 응용한 3D컴퓨터애니메이션으로, 할머니, 물고기 모양의 종이인형이

배경에 큰 그림자를 만들면서 위기감을 실감있게 전한다. 어렸을 때 물고기나라의 지배를 받는 나라에 살았기 때문에 노인이 된 지금도 물고기나라

말로 구구셈을 외는 할머니. 어느 날 강가에 손톱을 버리러 나간 할머니는 물고기떼를 만난다. 작가의 시카고 아트 인스티튜트 졸업작품이자 올해

안시애니메이션영화제와 선댄스영화제 경쟁부문 진출작.

[O’clock]

김혁범·윤여동·양성인·임승룡| 7분| Beta|

컬러

만약 뻐꾸기시계 속에 시간 맞춰 뻐꾸기를 내보내는 일꾼이 들어 있다면? 이 작품은 뻐꾸기시계 속에 들어가 그 속사정을 보여주자는 재미있는 발상으로

만들어졌다. 연료가 떨어져 모터를 가동할 수 없자, 발을 동동 구르던 일꾼은 자기가 직접 시계 밖으로 나가 뻐꾸기 소리를 흉내내는 궁여지책을

쓴다. 그것을 보고 장식용 유리시계의 발레리나는 살짝 미소를 지어보인다. 계원예대 애니메이션과 학생들의 졸업작품. 3D애니메이션의 차가움 속에

2D애니메이션의 따뜻함을 담고자 했다고 연출의도를 밝혔다.

[어느날]

김정화| 4분| 35mm| 컬러

동양화를 전공한 작가가 아린 여백의 풍경화로 그려낸 어느 이사가는 소녀의 내면. 연분홍 꽃잎이 한잎 한잎 떨어지는 가운데 “가”, “안 가”를

점치는 소녀는 마지막 꽃잎이 “가”로 끝나자 트럭에 올라타고 동네 친구들이 “어디가”냐고 되묻는 가운데 차는 떠난다. 엔딩크레디트의 배경으로

깔린 엷은 실사화면이 수묵화 같은 톤 속에 깊은 여운을 남긴다.

[메모리 퍼즐]

강승현·김희석·안경섭·전승주·문현주| 10분50초|

Beta| 컬러

사람들마다 시계 속에 기억을 갖고 있는 상상의 세계. 타인의 시계를 훔쳐 그 속에 있는 기억의 퍼즐조각을 제것으로 하는 한 아이가 주인공이다.

디자인의 모티브인 퍼즐조각 모양이 재미있는 그림을 만들어내면서 시간과 기억이라는 다소 무거운 내용과 어우러진다. 하얀 바탕 위에 그려진 가는

윤곽선과 파스텔톤 색처리가 깔끔한 느낌을 주는 작품.최수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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