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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포럼 | 특별상영작부문
2001-05-30

단편영화는 지금, 실험중!

해외초청작은 2000년 클레르몽 페랑 국제단편영화제에서 상영했던 프랑스 단편 6편과 완성도 높은 실험영화들을 지속적으로 소개하고 있는 블랙마리아영화제

화제작 16편을 상영한다. 클레르몽 페랑 영화제 상영작들은 프랑스 단편의 오늘을 알려주는 개성있는 작품들. 블랙마리아영화제 화제작들은 강렬한

이미지의 실험이 돋보인다.

클레르몽 페랑, 프랑스 단편은 지금

점토애니메이션 <새장 속의 새> (Caged Birds Cannot Fly, Luis

Emilio Briceno, 프랑스, 2000년, 애니메이션, 35mm, 3분) (사진 오른쪽)는 새장 속에 갇힌 두 마리 새의 지루한 시간을 보여준다. 들리는

건 규칙적으로 똑딱거리는 시계초침 소리뿐. 새장 안에 가득 찬 새들이 시계초침 소리에 맞춰 눈을 좌우로 움직이는 모습이 재미있다. <킬러의

월요병> (에릭 발레트, 프랑스, 2000년, 극영화, 35mm, 14분)은 올 칸영화제 경쟁부문에도 진출한 작품이다. 장은 지루한

일상을 살고 있는 남자. 활기를 찾고 싶은 그가 찾아낸 스릴은 ‘살인’이다. 그러나 실제상황은 그의 뜻대로 되지 않는다. <책표지>

(Le Page de Garde, 에릭 마, 프랑스, 2000년, 극영화, 35mm, 30분)는 70년대 말에서 80년대 초 사이,

속기수업을 받는 한 젊은이의 소심한 교육과정을 담은 작품이다. <암소가죽> (Peau de Vache,Gerald Hustache-Mathieu,

프랑스, 2000년, 극영화, 35mm, 23분)은 시골에서 살면서 부모님의 밭일을 돕고 친구라고는 소떼뿐인 소녀 클로딘의 일상과 비밀스러운

사생활을 통해 시골소녀의 무료한 일상과 탈출 판타지를 그렸다. <아내의 흔적> (Des Morceaux de Ma Femme,

프레데릭 펠, 프랑스, 2000년, 극영화, 35mm, 10분)은 2000년 클레르몽 페랑 영화제 대상 수상작. 한평생 사랑하던 아내를 잃은

60대 남자가 있다. 영화는 남자가 죽은 아내와의 소중한 과거를 지우는 과정을 보여주는데, 그 방법이 과감하고 솔직해서 마음을 울린다. 픽실레이션

기법으로 제작한 애니메이션 <에레 멜라 멜라> (Ere Mela Mela, Daniel Wiroth, 프랑스-룩셈부르크,

2000년, 애니메이션, 35mm, 6분)는 두 남자의 역동적인 춤이 스타카토처럼 톡톡 끊어지면서 우아하게 이어진다. 서로 맞닿는 몸과 접촉하는

손과 발, 마주보는 눈빛 등 두 사람의 교감을 감미롭게 표현해낸다.

블랙마리아영화제 - 이미지의 지붕, 사운드의 기둥

‘블랙마리아1’로 묶인 영화들은 모두 9편. <파이 전쟁 69> (Pie Fight 69, 크리스천 브루노·샘 그린,

8분, 16mm, 흑백, 미국)는 1969년 10월23일, 샌프란시스코국제영화제 개막식날 밤 벌어진 ‘파이 전쟁’을 다큐멘터리 스타일로 재현한

영화. 개막식 도중 일련의 급진적인 무리가 영화제를 방해한다. 카메라는 500여개의 파이가 날아다니고 13명이 체포된 그날 밤의 혼돈 속을

바쁘게 오간다. <유령 451> (Haunt 451, 수산나 도노반, 18분, 16mm, 컬러, 미국)은 창대한 스펙터클이다.

웅장한 클래식을 배경음악으로 깔고, 지구과학 시간에나 등장할 법한 태양계 시스템 슬라이드 등을 동원하여 구석기시대부터 현생인류까지 역사를 고찰한다.

<불안한 영혼> (Restless Spirit, 진 고트, 7분, 비디오, 컬러, 미국)은 식물을 가위로 싹둑 베어내는 화면

뒤에 사람의 머리를 찍은 X레이 사진을 이어붙이는 등, 익숙한 전개를 의도적으로 피한 퍼즐 같은 영화. <뒷걸음> (The

Back Steps, 리튼 피어스, 5분, 비디오, 컬러, 미국)은 놀고 있는 두 아이의 뒷모습을 천천히, 물흐르듯 유연하게 찍어냈다. 르누아르의

그림을 떠올리게 하는 부드럽고 우아한 이미지. 감독 리튼 피어스는 가장 전복적인 인디비디오 아티스트 가운데 한 사람이다. <소작인의

빨간 코트> (Crofter’s Red Coat, 캐서린 웹스터, 5분, 16mm, 컬러, 미국)는 한 섬에 딸린 밭에서 일하는

소작인의 흙묻은 손과 발, 야채 등의 극단적 클로즈업에, 바다와 섬이 만나는 시간과 장소의 이미지를 충돌시킨다. <사적 영화>

(Private Movie, 나오미 유먼, 6분, 35mm, 흑백, 미국)는 네온사인 등을 동원, 흑백의 불꽃놀이 또는 최면이라도 거는 듯한

이미지가 뛰논다. <반란>(Insurrection, 레나 델 피브 고비, 4분, 35mm, 컬러, 미국)은 필름에 직접

손으로 그린 애니메이션. 붉은 색과 녹색의 점과 선 등 명랑한 이미지들이 재즈풍 음악에 맞춰 명멸한다.

‘블랙마리아2’는 모두 7편이다. <의자> (Chair, 히로시 모리, 5분, 16mm, 애니메이션, 흑백, 미국)는

동유럽식 우화의 전통에 기초한 애니메이션. 목탄화 같은 느낌으로 추락하는 의자의 줄에 한손으로 매달린 사람의 모습은 외줄타듯 하루하루 살아가는

우리의 초상화를 보는 듯하다. 다이내믹한 운동감이 잘 살아 있다. <비행과 추락의 이미지들> (Images of Flying

and Falling, 미국.Ariana Gerstein-McCollum 25분, 16mm, 흑백,)은 고전영화 화면 위에 동영상을 겹치는

실험을 한다. <신비한 여행> (Merveilleux Voyage, 바실리 두단, 5분, 비디오, 컬러, 스위스)은

유치원 복도에 붙어 있을 법한 화사한 모자이크가 영화의 분위기를 먼저 말해준다. 감독이 관객에게 보내는 편지일까, 화면 위에는 끊임없이 사연이

적힌다. <전조> (Omen, 피터 로즈, 11분, 비디오, 흑백&컬러, 미국)는 초현실적인 분위기다. 초현실적인

미로 속을 헤매는 남자. 어둠 속에서 유일하게 춤추는 건 한 줄기 플래시 불빛뿐. 귀를 자극하는 음산한 음악과 괴물 같은 어둠이 서늘한 공포감을

자아낸다. <돌멩이의 비행> (Flight of the Stone, Susanne Horizon-Franzel 15min

35/16mm, 컬러, 미국)은 ‘돌멩이의 여행’이라는 유쾌한 발상이 돋보인다. 분노한 한 남자가 보도블록 한 조각을 던진다. 돌멩이는 도심을

지나 목장을 건너고 사막과 정글을 거쳐 바다를 건너는 등, 지구를 한 바퀴 돌아 돌멩이를 던진 남자에게 다시 날아든다. <문 스트림>

(Moon Streams, 메리 베스 리드, 6분, 16mm, 컬러, 미국)은 수면 위에 반짝이는 햇살 같은 이미지의 시험지다. 여러

각도에서 빚어내는 문양이 아름답다. <블로우 업> (Blow Up, 지크프리트 프루아우프,오스트리아,35mm,1분30초)은

제목 그대로, 피사체를 차츰 ‘확대’해간다. 수첩의 스프링 같았던 피사체가 가까이 가면 키스하는 남녀의 모습을 찍은 영화의 필름이다.

위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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