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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지아장커, 극장에서 만나요

감독 자격 회복 뒤 첫 작품 <세계> 2월 말 크랭크업

2년의 기다림 끝에 지아장커(사진)의 새 영화가 마침내 관객과 만날 채비를 하고 있다. 이번에 그의 시야는 샨시의 작은 마을에서 도시로, 세계로 넓혀질 예정이다. 지난 1월 홍콩과 인접해 있는 도시 선전에서 크랭크인한 지아장커의 신작 <세계>(世界)는 제목이 암시하듯 감독의 당대 중국 젊은이들에게 도대체 이 ‘세계’는 무엇인가 하는 물음에 대한 사유를 엿보게 할 것이다. 농촌에서 도시로 온 일군의 젊은이들에게 초점을 맞춘 <세계>는 극의 사실성을 강조하기위해 배우들이 실명으로 출연하고 있고, 배우들의 실제 경험에 바탕해 시나리오 작업을 하였다. <플랫폼>과 <임소요>의 히로인 자오타오가 이번에도 여주인공을 맡고, 감독과의 9년 전 약속을 성사시키기 위해 중앙희극학교 출신의 청타이셩이 남주인공으로 출연하고 있다. 지아장커의 페르소나인 <소무>의 왕홍웨이 또한 잊지 않고 얼굴을 내밀 것이다. 공원에서 춤을 추는 자오타오와 공원경비원 청타이셩의 연애 감정은 도시 물질 문명의 충격으로 연약해져가고, 이 밑바닥 인생들은 점점 사회의 희생물로 변해간다.

<세계>는 지아장커가 감독 자격을 회복한 뒤 내놓는 첫 작품이다. 그동안 이른바 ‘고향 삼부작’으로 불리는 <소무> <플랫폼> <임소요>를 중국 대중은 불법 상영회나 복제물을 통해서만 만날 수 있었다. 이제 그는 여기저기로 도망치고 숨으면서 영화를 찍을 필요가 없다. 이 봄바람 같은 희소식에 지아장커뿐 아니라 중국 영화인들은 기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곳 언론은 정부의 이번 조치에 대해 작게는 개혁적인 영화정책의 결과물로 보거나 크게는 중국 영화계를 넘어 중국 사회문화 진전의 중요한 지표가 될 만한 사건으로 다루고 있다. 지아장커 외에 왕샤오솨이의 <북경자전거>도 4년 만에 해금되는 혜택을 받았다. 이제 6세대 감독들도 5세대 감독들에 이어 대중과 소통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 것이다. <세계>는 2월 말 크랭크업 예정이다. 올 봄, 어쩌면 중국 관객과 지아장커의 첫 대형스크린 대면이 이루어질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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