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Skip to contents]
HOME > Magazine > 스페셜 > 스페셜1
칸 영화제 | <붉은 다리 밑의 따듯한 물> 인터뷰
2001-06-01

“일상적 정념과 충동은 적이자 동지”

프로듀서 이노 히사,주연 야쿠쇼 고지,시미즈 미사

이 영화는 원작소설이 있다. 영화를 만든 동기는?

이노 히사 다른 감독들과 마찬가지로

이마무라도 촬영장에서는 활기가 넘치고 행복한 모습이다. 그는 <간장 선생>을 마친 뒤 곧 차기작을 생각했다. 여러 영화를 구상했는데

그중 이번 영화를 선택해 나오토(다른 제작자)와 함께 일하기로 했다. 준비 단계를 거친 뒤 지난해 9월 초 촬영에 들어갔다. 원작은 전 <도쿄

AP> 기자였던 헨미 요의 중편소설이다. 헨미 요의 글이 자아내는 향은 이마무라 영화의 그것과 흡사하다. 감독도 촬영 때 시간이 나면

그의 글들을 많이 읽는다.

이마무라 영화의 여성은 항상 매우 강하고 두드러진 인물들이다. 60년대 영화들에서는 살인에 대한 욕구가 보이기도 한다. 이번 영화의 여자

주인공은 어떻게 만들었나? 감독의 다른 영화들을 참고했는가?

시미즈 미사

1997년 칸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우나기>가 이마무라 감독과의 첫 영화였다. 당시 감독의 정신세계를 이해하기 위해 그의 영화들을

빠짐없이 봤는데 일단 촬영장에 들어서니까 머릿속이 하얗게 되더라. 감독은 내가 자유롭게 연기할 수 있도록 해줬다. 나는 지금 미국에 살고 있는데

어느 날 감독에게서 전화가 왔다. 그는 “부탁한다”라는 의미의 딱 한마디만 했다. 당시 나는 임신 5개월이어서 감독에게 괜찮겠느냐고 물었더니

전혀 문제될 것이 없다고 했다. 임신한 모습대로 찍겠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승낙했다. 인물을 만들기 위한 특별한 준비는 없었고 일반적으로 내가

연기하는 방식대로 했다.

프랑스사람들은 출산 때 ‘물을 잃어버린다’라고 표현한다. 영화에서 물의 의미는 종교나 신화에 관련되는가?

시미즈 미사

영화에 물이 많이 나온다. 주로 여주인공의 쾌락과 욕망을 표현할 때 물이 등장한다. 그런데 임산부의 뱃속에는 양수라는 물이 있다. 따라서 물은

쾌락이나 욕망의 상징을 넘어 뱃속에서 생겨나는 생명을 상징하기도 한다. 물의 상징성은 애매모호하지만 이미 영화 스토리에도 이런 측면이 잠재해

있다. 강가에서 물고기들이 이런 생명력에 유인되는 모습이 그것이다. 이 장면은 원작소설에도 나온다.

영화에 대한 언론의 관심이 지대한데 이를 알고 있는가? 수상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하는가? 이 영화에는 유머가 많이 녹아 있는데 연기하기가

힘들었나?

야쿠쇼 코지 수상은 오늘 시사회 뒤 관객의 반응, 그들이 기뻐하느냐

아니냐에 달려 있다. 유감스럽게도 감독이 오지 못해 불안한 감이 없지 않다. 감독이 이 자리에 있었더라면 혼자라는 느낌이 덜했을 것이다. 어쩔

수 없는 일이고 오늘 저녁 반응이 좋기를 바랄 뿐이다. 감독이 원했던 것은 미치도록 정열적으로 사랑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철저하게

사랑하는 모습을 보고 관객이 재미, 어색함, 불안감을 느끼기를 바랐다.

‘물’의 의미를 ‘성’과 관련시켰고, 부활과 생명의 상징이라고 했다. 그런데 물을 잃어버리는 것은 하나의 상실 아닌가?

시미즈 미사

오해해서는 안 된다. 극중인물은 임신한 것이 아니다. 촬영 때도 나는 임신한 사실을 감추기 위해 적합한 의상을 찾아다녔다. 결말에서 여주인공이

물을 내뿜는 신은 양수를 잃어버리는 것이 아니라 쾌락의 극치를 상징하고 원천으로의 회귀를 의미한다.

아오야마 신지나 구로사와 기요시, 이마무라 쇼헤이 사이에 연기지도의 차이가 있다면?

야쿠쇼 코지 이마무라 감독은 다른 감독에 비해 촬영기간이

2배에서 3배 정도 더 길고 리허설도 더 많이 한다. 연출이나 카메라의 위치 설정은 배우를 관찰하면서 촬영도중에 행해진다. 반면 다른 감독들은

배우들의 몸짓을 관찰한다고 하더라도 이미 미리 구상한 신에 맞추어 촬영에 임한다.

영화에서 강변의 부랑자는 감독을 대신하는 듯하다. 욕망, 생명, 성 외에 중요한 게 없다는 의미인가?

이노 히사 그렇다. 거지를 맡은 배우는

기타무라 가주오인데 감독과 매우 닮은 인물이다. 그의 대사는 감독이 자신의 경험을 반영해 직접 쓴 것들로, 감독이 관객을 향해 말하고 설명하는

것이라고 보면 된다. 감독의 말은 아니지만 원작자인 헨미 요의 정신이 녹아 있는 구절을 읽어 보겠다. 두 작가가 작품세계의 향이 흡사하기 때문에

인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나는 일상적인 정념과 본능을 과장과 뻔뻔함 없이 그리고 싶었다. 일상적인 정념과 충동은 나의 적이자

동지이다. 그러니 항상 포로인 내가 어떻게 그 충동에 저항할 수 있겠는가?”

▶ 제

54회 칸 영화제

▶ 수상

결과

▶ 문

밖의 화제작들

▶ 찬밥신세

된 영국과 독일영화들

▶ 칸

마켓의 한국영화들

황금종려상

<아들의 방> 감독 인터뷰

심사위원대상

<피아노 선생님> 감독 & 배우 인터뷰

▶ 아메리카의

드림 누아르

<거기에

없던 남자> 감독 조엘 코언 & 에단 코언

▶ <멀홀랜드

드라이브> 감독 데이비드 린치

▶ <서약>

감독 숀 펜

▶ 3인의

거장, 세가지 지혜

<나는

집으로 간다> 감독 마뇰 드 올리베이라

▶ <붉은

다리 밑의 따듯한 물> 인터뷰

<알게

되리라> 감독 자크 리베트

▶ 아시아

작가주의 최전선

<거기

몇시니?> 감독 차이밍량

<밀레니엄

맘보> 감독 허우샤오시엔

<간다하르>

감독 모흐센 마흐말바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