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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 영화제 | <알게 되리라> 감독 자크 리베트
2001-06-01

“고전은 힘이 세지”

당신의 영화는 길기로 유명하다. 영화의 길이에 대한 생각을 듣고 싶다

영화역사를 돌이켜보면 상영시간이 짧아진 시점은 사운드의 도래시기와 관련된다. 무성영화 시대에는 상영시간이 2∼3시간이었다가 유성영화 시대에는

1시간30분 정도로 영화길이가 단축됐다. 이후 할리우드 스튜디오 시스템에서 B급영화와 만화, 광고를 포함해 전체 영화상영 1회에 해당하는 시간이

4시간 정도였다. 내 영화가 길게 생각된다면 내 영화 한편에 B급영화와 만화 등 모든 것이 포함됐다고 보면 된다.

등장인물들에 대해 언급하고 싶은 게 있다면

영화 촬영시 흥미로웠던 점은 12쪽 정도의 대본밖에 준비된 게 없어 캐릭터가 완전히 결정되지 않은 상태였다는 사실이다. 이름이나 그 인물이

겪는 과거의 경험은 이미 결정되었지만 그들의 심리에 대한 사항은 결정된 바가 없었다. 인물의 심리에 대해서는 촬영이 진행되면서 질문을 제기하는

방식을 취했다. 그 효과는 모든 것이 동적으로 혼합될 수 있다는 점이다. 나는 모든 이들이 미스터리를 간직할 수 있기를 바랐다. 삶이란 결국

“어, 내가 저런 말을 했었나?” 하고 반문하게 되는 것 아닌가? 그럼으로써 획득할 수 있는 것은 육체적, 심리적 측면의 활기이다.

프랑스영화가 계속 살아남는 데는 고유의 노력이 있었을 것이다. 프랑스의 영화전통에 대한 생각을 듣고 싶다.

프랑스는 어쨌든 영화 초창기 가장 활발히 영화를 만들었던 국가였고 국가적 차원에서 이미 50년 전부터 지원과 관심이 존재해왔다. 앙드레 말로나

자크 랑 같은 이들이 정부에서 이를 위해 일했고 제작에도 정해진 원칙이 있어왔다. 프랑스에서 이런 경향은 단지 영화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연극,

미술, 음악에서도 마찬가지다. 그리피스나 멜리에스로 대변되는 영화 초창기를 지나 1913년경부터는 덴마크를 비롯 스웨덴에서, 그리고 1920년대에는

독일에서 영화사적으로 중요한 움직임이 형성된다. 그 이후 영화의 무게중심은 미국 할리우드로 이동, 30∼40년대에는 미국의 영향력이 막대해진다.

당시 할리우드는 지금과 달랐다. 이같은 영화사적 흐름을 보면 뭔가가 형성되기 위해서는 좋은 영화를 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나쁜 영화를 보면 내가 왜 이런 것을 양산하는 직업에 종사하고 있나 자문하게 되기도 한다. 내가 최근 10년간 본 영화 중 가장 마음에

드는 작품은 레오스 카락스의 <폴라X>이다. 이 작품이 가능했던 것은 <퐁네프의 연인들>이 흥행에 실패했음에도 그뒤 레오스

카락스가 영화를 만들 수 있도록 해준 프랑스 고유의 영화지원시스템 덕택이다. 이런 상황이 다른 유럽국가들에서는 불가능했을 것이다.

당신은 그런 영화전통과 어떻게 관련된다고 생각하나

내가 속한 세대는 시네마테크 세대로 앙리 랑글루아에게 빚진 바가 크다. 우리 시대에 주요 모델이 됐고 또 우리가 주로 봤던 영화는 그리피스,

무르나우, 도브첸코의 작품에서 시작, 무성영화 대작들과 30년대 영화들이다. 반면 요즘 영화를 공부하는 세대는 대상 자체가 다르다. 요즘 세대가

접하는 영화는 배울 점이나 상상력을 유발하는 정도가 우리가 접했던 영화와 큰 차이가 있다. 우리 세대가 접했던 로셀리니, 무르나우 등이 결국

40년 전 누벨바그의 원천이었다. 물론 젊은 세대가 접할 수 있는 작품들 가운데 스코시즈나 코폴라 등의 영화가 있지만 영감의 원천으로는 이전

영화보다 떨어진다. 그래도 요즘 관심을 끄는 흥미로운 프랑스영화를 보면 그 힘이 누벨바그에서 나온 것임을 알 수 있다.

당신의 이번 영화에는 하워드 혹스의 흔적이 보인다. 순수한 코미디와 실제 삶이 섞여 있다는 점에서 말이다.

하워드 혹스를 염두에 뒀다. 하지만 혹스의 작품과 달리 아주 우스운 코미디가 되지는 못했다. 혹스의 영화는 아주 좋은 참고모델이 될 수 있다.

어떤 이들은 존 포드나 장 르누아르를 선호하지만 혹스가 더 지적인 영화, 머리를 쓰는 영화를 만든다는 점에서 배울 점이 많다. 그의 전기를

읽어보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다.

▶ 제

54회 칸 영화제

▶ 수상

결과

▶ 문

밖의 화제작들

▶ 찬밥신세

된 영국과 독일영화들

▶ 칸

마켓의 한국영화들

황금종려상

<아들의 방> 감독 인터뷰

심사위원대상

<피아노 선생님> 감독 & 배우 인터뷰

▶ 아메리카의

드림 누아르

<거기에

없던 남자> 감독 조엘 코언 & 에단 코언

▶ <멀홀랜드

드라이브> 감독 데이비드 린치

▶ <서약>

감독 숀 펜

▶ 3인의

거장, 세가지 지혜

<나는

집으로 간다> 감독 마뇰 드 올리베이라

▶ <붉은

다리 밑의 따듯한 물> 인터뷰

<알게

되리라> 감독 자크 리베트

▶ 아시아

작가주의 최전선

<거기

몇시니?> 감독 차이밍량

<밀레니엄

맘보> 감독 허우샤오시엔

<간다하르>

감독 모흐센 마흐말바프